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일상 다반사

642호 봄바람을 맞다

멀리 가는 향기 2015. 3. 24. 12:41

 

 

 

 

아름이 시장조사 나가는데 동행을 했다.

양재동 화훼시장엔 이미 완연한 봄이다.

실내 공기 정화하고 음이온을 발생하는 반그늘 식물들,  일년 내내 꽃을 피우는 양지물, 덩쿨 식물, 향기나는 식물조사.

책으로 공부한 것과 실제로 꽃 상태를 보고 인지하는 것은 천지 차이.

 

유월에 피는 모란이 만개했다.

 

화분가게엔  프라스틱 화분 일색. 토분이 있더라도  칠을 해서  통기성을 막아버렸다.

제대로 된 화분이 없는 것도 우리 나라 화훼 상인들과 조경업자들의 안목과 인식 부족 탓이다. 

외국여행 하면서  유럽의 풍물과 잘 어우러진 이태리 토분과  발리의 화산석 화분들을 부러워 했었다.

 

 

 

-동남아사아 화분                                                                                         - 이태리 화분

 

조경용품 취급하는 가게에 들러 시세를 알아 보니 마진이 엄청 붙었다. 헐..........

 

 수입 유러피안 테라코트를 취급하는 곳으로 고고씽.

하필 꽃샘바람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횡포를 부리는 날 용인까지 왔다.

 

봄 바람은 첩의 바람이라 가슴속으로 파고든다더니  콧물 훌쩍이고 벌벌 떨면서.

그래도 눈호강에 힘든 줄도 모르겠더라. (다음 날 아침 늦잠으로 보충 했지만....)

묵은 세월의 간지가 나는 빈티지 화분들이 우리 모녀를 반겼다.  꽃 빛깔이 마구 살아난다.

 

상점 안으로 들어서니 화분들이 겁나게 많다.

 

 

몸값이 대단한 이태리 토분에 자꾸 눈이 간다. 유럽 여행하면서 눈이 하늘로 올라가 버린 탓이다.

 

 

아름이도 이태리 토분 가격을 물어 보고는 넉놓고 있다.

14세기부터 유럽 왕실과 귀족들에게 사랑 받아온 유러피안 테라코타 포트. 

나는 이태리 여행중에 장인들의 수작업에 의해 전통방식으로 생산되는 토분 공장들을 보았다.

공장 마당에 쌓아 놓은 토분들을 보고 얼마나 감탄 했던지!

 

나중에 타샤 할머니 책에서 그 양반도 엔틱 토분을 사기 위해 여행을 했다는 대목을 읽고는 동병상련이  느껴졌었다.

 

 

 

 

플라스틱 포트에 담겼느냐 이태리 토분에 담겼느냐에 따라 동백의 몸값이 달라졌다.

같은 동백이라고 꽃 빛깔과 품종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옷이 날개라더니 빈티지 화분에 담긴 히야신스는 귀티가 난다 

꽃도 신분 차이가 있다.

수입 원예종은 빛깔 부터 다르다. 신품종이라 몸값도 착하지 않은데 그에 합당한 처신을 한다.

꽃을 보는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고  엔돌핀을 마구 솟아나게 하니까.

 

함소화(마켈리아 피고)부드럽고 달콤한 바나나향이 진하게 나는 이 허브는

참파카(champaca)라고 불리는 함소화에서 맛사지하다라는 뜻의 힌두어 참포 (champo)가 유래되었는데

이 참포라는 말이 미국으로 건너가 샴푸(shampoo)라는 말이 되고 샴푸의 원조 식물이 되었다고.

아이보리 빛깔의 귀티나는 꽃 한송이가  50평정도 실내에 향기를 퍼트린다는데. 꽃말도 "당신은 나의 것"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행잉 소품들이 있었다. 가격이 착하지 않은 게 불만이지만.

 

 

 

 

돌아오는 차안에서  적은 돈 들이고 어떻게 효과적인 가드닝을 할 것인지 궁리를 했다.

 

 

베아트릭스 포터 힐탑 가는 길 카페 창가의 클레마티스굴.

열매는 청량 음료나 아이스크림에. 잎은 불면증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신경 안정제로 쓰인다. 

 

클레마티스 아치.

 

 

 

장미 덩굴 아치. 이 꽃길에선 나비처럼 춤을 춰야 할 듯

우리 나라 빨간색 장미 울타리 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

 

 

 

 

 

 

 

얘는 이름을 모르는데 환장하게 예뻐요

 

으아악 등꽃길...............

 

- 부겐베리아 아치를 보면 센프란시스코 골목길이 생각난다. 

 

서울 구도심 비 좁은 골목길을 걸을 때면 의례 집 바깥에 올망졸망 내 놓은 화분을 보게 된다.

화단을 만들 손바닥 만한 땅도 없는 고단한 일상에 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마음이 신산스러워질 때면 작은 꽃 화분 하나 손에 들고 올 일이다.

꽃이 그대 마음을 어루만져 줄테니. 기꺼이 수발을 들지어다.

 

 

 

 

 

 

 

 

 

 

 

'일상 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645호 동백꽃  (0) 2015.04.05
644호 빈둥지 증후군  (0) 2015.04.02
641호 사랑의 미로   (0) 2015.03.23
619호 강아지 손녀  (0) 2015.02.20
618호 필라테스   (0) 2015.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