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귀갓길 술꾼의 역주행 차량에
갓 마흔 가장이 목숨을 잃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수 없다.
졸지에 자식 잃은 에미 속은 숯검정이 되었고
지아비 잃은 젊은 아내는 넉이 나갔다.
"아직은 아빠가 필요헤요 아빠 보고싶어요."
여덟살 철부지는 울다 잠들었고
둘째는 문상객들 속에서 희낙락.
기저귀 찬 막내는 꿈을 꾸는가 방싯 웃는다.
어느 날 갑자기라는 말은 이리도 잔인하다.
창졸간에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난 영혼은
억장이 무너졌겠지.
낮달로 뜨고 별이 되고 바람으로 남아서라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남은 식솔들 지켜다오.
내 친구 큰 아들 김동준의 명복을 빌며.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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