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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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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690호 15일 사이렌 세스터-바스- 제인 오스틴 센터

멀리 가는 향기 2015. 9. 12. 10:06

  

호텔 닷컴을 통해 예약한 비엔비는 아랫층에 펍이 있었다.  간밤에 축구 게임이 있었는지 손님들이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잠을 설쳤다.

영국 날씨 답지 않게 쾌청. 우리나라 가을 하늘 이다.

 

숙소에서 빅처치 방향으로  걸어가면  싸이렌 세스터 시내 중심지다. 

환전하러 우체국을 찾아갔다가  건물이 통채로 엔틱상점인 곳을 발견했다.

 남동생에게 한숨 더 자라고 전화 하고는 아름이와 보물 찾기에 돌입. 

 

에칭 삽화가 들어간 고서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잠옷을 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인형 살 돈 모자랄까봐 망설이다 그리 되었다.

-영국인들의 엔틱 사랑은 세계 최고다. 시내 곳곳에 골동품 가게가 있었다.

 

아래 위층 방방마다  이 잡듯이 샅샅이 뒤졌으나  아쉽게도  마음에 드는 인형이 없었다.

이층 방에서 젊은 남자가 양모실로 짠 하얀색 삼각 숄을 걸쳐 보라며 내 의상과 잘 어울린다 했다.

핸드메이드 수제품이라며 보증서 같은 것을 보여 주었다. 

좋은 물건인 것은 알겠는데  인형 살 돈을 아껴야 해서 엔틱 레이스 식탁보만 사겠다고 했다.

 ( 이날 제인 오스틴 코스프레를 했는데 그 숄을 걸쳤으면 금상첨화였는데 .....후회해도  이미 물 건너갔다)

계산을 하는데 , 자기네 직원 닉이 퇴근하면서 내가 가져 온 물건을 깍아 주라했다면서  가격을 빼주었다.

아침부터 또 귀인을 만났다.

 

 

사이렌 세스터에서 바쓰는 한 시간 여 거리에 있다.  쇼핑센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대성당을 찾아갔다.

(주차비는 4시간에 6파운드 였는데 시간 오버로 25파운드 벌금)

 

바쓰 성당은 중세 수도원에 속한 예배 당이었으나 중축하고 수리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중건 되었다고. 

 

 

 성당  전면 파사드 벽면에 12명의 천사상이 조각 되었는데 그중에는 죄를 지어 거꾸로 내려오는 천사상도 있다.

 

 

  도시 이름이  'Bath 목욕하다' 인 것처럼 이 곳은 영국에서 유일하게 천연 온천수가 나오는 지역이다.

 온천물 때문에 도시가 건설되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

 

 AD 43년경  로마제국이 확장되던 시기 로마인들은 잉글랜드 섬까지 넘어와  천연 온천수를 발견하고 도시를 건설했다.
공중목욕탕을 만들고 건물안에 맛사지실, 수영장, 휴게실, 운동시설, 음식점등 다양한 시설을 만들었다.

 
병이 나면 신에게 기도 하는것이 전부였던 시절 ,온천물의 특별한 성분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로마 여인들이 사용하던 화장품과 향유, 눈썹 그리는 도구.

-로마인 복장을 한 직원이 눈썹 그리는 기구로 시연을 해 보이고 향수 냄새도 맡게 해준다.

 

특히 부유층들이 요양을 위해 바스에 몇달씩 머물게 되자 그들의 취향에 맞게  화려한 도시로 변했다.

전망 좋은 언덕에는 로얄 크레센토 별장이 세워지고  파티가 끊이지 않았다.

 

 

  

초승달 모양의 로얄 크레센트는 바스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이렇게 전망 좋은 별장에 머문다면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전망 때문에도  병이 나을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의 6편의 소설 중 마지막 작품 '설득 Persuasion'은   바스가 배경이다.

 

귀족 집안의 심성고운 딸 앤과 가난한  집안의 앤트워스는 사랑하는 사이다. 

허영심 가득한  앤의 주변 사람들은 신분이 맞지 않는다며 앤트워스와의 교재를 반대한다.

지인의 설득과 만류에 흔들린 그녀는  청혼을 거절한다. 
8년 뒤 앤의 가족은 많은 빛을 지게되고  저택마저  팔게되었는데, 앤트워스는  해군대령이 되어  앤 앞에 나타난다.

지인들에게 설득당해 진실한 사랑을 놓친  앤은 죄책감에 앤트워스 대령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두 사람은 로얄크레센트 앞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시는 누구에게도  사랑을 설득당하지 않겠노라 약속한다.

 

바쓰(Bath)를 여행 일정에 추가 한 것은 제인 오스틴 때문이었다.

 

 

제인 오스틴은 1805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경제적으로 어려워 어머니와 함께 형제, 친척,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에 듀턴에 정착하고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이 기간에 ‘이성과 감성(Sense and Sensibility, 1811)’,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1813)’,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rk, 1814), ‘에머(Emma, 1815)’ 등의 작품을 익명으로 출판했다.

 

1817년 7월 18일 건강이 악화되어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1818년에 ‘노생거 사원(Northanger Abbey)’과 ‘설득(Persuasion)’이 출판되었고,

후에 재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쌓는다.

 

바쓰에서는 해마다 9월이면  제인 오스틴 축제가 벌어지는데  당시 의상을 입고 가면무도회를 개최한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문학사상 가장 빛나는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의 흔적을 지나칠 수 있겠는가.

 

 

17751216햄프셔 주 스티븐턴의 교회에서 태어났다.

언니 카산드라가 스케치한  제인의 초상화는 10대의 제인을 그린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리딩 수도원 여자기숙학교에 다닐 때 이미 많은 문학 작품을 접했고 14에는 소설을 습작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습작을 친구나 가족에게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으며  세 권의 노트에 정리했다.

 

1801년 아버지는 큰 오빠에게 목사 자리를 양도하고 휴양지였던 바스로 이사를 간다

 바스에서의 경험은 소설을 쓰는 큰 밑바탕이 된다. 당시 가족이 함께 보낸  집은 기념관으로 보존되었다.

 

1802년 해리스 빅 위저드라는  부유한 가정의 6살 연하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받았다.

당시 미혼녀는 평생 아버지와 형제에 의존하여 생활해야 했으므로   절호의 기회였다.

제인은  하루 만에 마음을 바꾸어 거절을 했다.

아버지가 사망하자 어머니와 언니 세 명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아내를 잃은 셋째 오빠 에드워드의 권유로 튜턴으로 이사한다

 부유했던  에드워드의 아내 집에서 생활했는데  그 집은 현재 오스틴 기념관으로  개방된다.

      

건강이 악화되어 집필도중 요양을 위해 윈체스터로 옮겼지만

44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며 윈체스터 대성당에 매장되었다.

 

제인 오스틴은   단 여섯 편의 소설로 2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BBC지난 천년간 최고의 문학가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에프터눈 티를  즐 길수있는 티룸.

 

 제인 오스틴 센터에는  제인에 관련된 자료는  별만다.

하지만 그게 대수인가.  제인이 살았던 집과 그의 작품의 배경이 되었을 거리의 풍광들을 호흡할 수있어 행복한 것이지.

나는 1800년대  패션 엠파이어 스타일을 하이 웨스트 스커트로 흉내 내서 관람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할머니는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코츠월드의  드넓은 구릉지를 내려다 보려고 차를 세웠다.

 

 봄이면 이 들판이 샛노란 유채꽃으로 물들고 가을이면 밀이 익어 넘실댄다.

가슴 속으로도 풀향기 실은 바람이  훑고지나 간듯  시름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