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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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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691호 16일 윈저성 - 자동차 반납

멀리 가는 향기 2015. 9. 14. 16:57

 

코츠월드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  4시까지 차를 반납해야 한다.

7시반에 숙소를 나와 윈저성을 향해  출발했다.

 

윈저성은 실제 거주자가 있는 성으로는 세계 최대이며, 영국의 세 군데 공식 왕실 주 거처 중 하나이다.

윈저 성은 정복왕 윌리엄 시대부터 영국 왕실의 성채였다.

1820년대에 조지 4세를 위해 로맨틱 양식으로 요새를 개조했다. 왕가에서는 1917년부터 이 성을 '하우스 오브 윈저'라 부르기 시작했다.


윈저 성에는 관리인, 성직자, 군인을 포함해 약 250명이 거주하며,

과거의 군주들 초상화와 수집품 각종 왕실의 보물들이 소장되었다.

 

윈저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다. 안내책자의 사진

 

 전시된 보물 중에는 트라팔가 전투에서 넬슨의 죽음을 가져왔던 총알이 있다.

 

넬슨 제독은  전장에서 오른쪽 눈과 오른쪽 팔을 잃었다.

그런 몸으로 나라를 위해 죽음을 무릅쓰던 그는 승리를 눈앞에 두고 전사했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내 의무를 다했노라는 말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사명을 다했기에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다.


 

 

윈저에 온 것은 '메리 여왕의 돌하우스' 때문이었다.

 

나는 오래 전에 책을 구입해서 보았지만 실제로 보는 것과 감흥이 하늘과 땅  차이다.

조지 5세의 아내인 메리 왕비는 심프슨 부인 때문에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의 어머니며,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할머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인형의 집은  1924년 완성 된 5층짜리  미니어쳐 건물이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에드워드 루티언스 경이 디자인하고 당시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하여 각 분야 최고의 장인들이 만들었다.

이 돌하우스는 1/12 사이즈로 디테일을 결정했는데  오늘 날 돌하우스의 표준 사이즈가 되었다.

 

 

 

 

로비의 바닥은 대리석 타일로 천정의 무늬는 손으로 새기고. 벽에 걸린 액자는 화가들이 그렸고.

두 개의 엘리베이터도 작동을 한다고 .

 

 

주방의 바닥엔 손으로 짠 양탄자가 깔리고

서재의 책들은 글자를 써넣어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있는 초미니책들이다.

 

 

집안의 전기는 물론 욕실에도 냉 온수가 나온다고 한다.

 특별 주문생산된 레코드판은 동전 크기로 4개월에 걸쳐 완성 되었고 커버도 손으로 그렸단다.

 

인형의 집 뿐만 아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동생 마거릿 공주가 어린시절에 프랑스에서 선물 받은 인형 세트도 전시되었다.

선물로 받은 인형은 실제 어린 아이 크기였고  트렁크에  여러 종류의 의상과 각종 악세사리 소품 일습이 갖춰졌고 심지어 어린이용 자동차까지 있었다그야말로  럭셔리의 정수를 본 듯 하다.  프랑스 장인 솜씨를 어찌 따라갈까.

 

키 큰 관람객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보고 눈 크게 뜨고 들여다 보았다.

우리는 언제 쯤 저런 보물을 만들 국력이 생길까?  

쓰잘데기 없는 인형의 집을 만드는데 시간과 돈을 처들인다고 욕을 바가지로 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문화 예술에 대한 향유와 안목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건 아니다.  

내가 부러워 하는 건 그들 선조로 부터  DNA  속에 물려 받은 문화 예술에 대한 긍지요, 존중이다.

 

근위병을 볼 때마다 저 우스꽝 스런 모자는 왜 쓰게 되었나 궁금했다.

곰 털모자는 1815년 워털루 전투 이후 신장이 커 보여 적군에게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쓰기 시작 했다.

이 모자는 캐나다의 흑곰 털로 만들기에 영국의 동물보호 단체에서 착용을 반대하는 시위를 한다.

 

 

왕자 공주들이 다녔다는 이튼 스쿨이 성벽아래 지척에 보인다.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다는 아름이가  이 거리 끝자락에서  중식과 일식을 하는 식당을 찾아냈다.

식당 앞에서 오픈 시간을 기다리고 앉았는데,

지나가던 영국 할머니가 분홍 꽃무늬 랩스커트에 홀랑 마음을 빼앗겨서는

예쁘다고 칭찬을 하고 엄지를 추켜 세우고 갔다.

 

7월 초로  여행 일정을 짤 때 보라빛 라벤더가 만발한 들판에서 벨리댄스를 추려고 만든 스커트였다. 

라벤다 꽃 꼬빼기도 못 본 서운한 마음은 접어야지.

 

원래 일정대로라면 레드 하우스까지 다녀와야 하지만  좌측운전에 대한 공포 때문에

레드하우스는 기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서둘러 반납을 했다.

렌터카 회사 셔틀을 타고 히드로 공항에 와서  체크인 시간에 맞춰 노작 거리다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차창밖 사람들이 죄다 인도인 아니면 아랍계 사람들이다.

마치 인디아 타운 같다.

네델란드 갈 때 항공편을 이용하기에 히드로 역 가까이 숙소를 잡았는데.... 빈민가 같아서 겁이 났다.

 

 

호스트 스티브는 집에 와 있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집안에서 맨발로 지내는 그는 집안을  유리알처럼 닦아 놓았는데 별 다섯개 호텔보다 더 깨끗했다.

너무 깔끔하게 해서 조심스럽고 불편할 정도였다.  대박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