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에서 니스로 가려면 아비뇽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전광판을 바라 보던 우리는 아비뇽 행선지 표시가 없어서 당황했다.(종착역 이름을 몰라서)
프랑스 아저씨가 도와주겠다고 나섰는데 그는 영어를 못 했고 우리는 프랑스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서로 동문서답을 하다가 아름이를 인포로 보냈다.
그가 역무원을 데려 왔고 역무원이 J 개찰구로 가라고 일러주었다.
내가 알아들었다고 이제 그만 가시라고 표현을 했는데도 그는 아름이가 올 때 까지 곁에 있었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나서 점심 간식을 사고 느긋하게 J 개찰구로 왔는데, 그가 우리를 찾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가 인사를 하자 그제서 돌아서 갔다.
우리 때문에 금쪽 같은 시간을 30여분 허비했던. 무지무지 친절해서 민망했던 아저씨.
아비뇽 까지 1시간 30분 .
아름이는 영국에서 산 책을 보고
아비뇽에서 환승하고 니스까지 3시간 . 기차 안은 독서 모드.
우리 나라처럼 스마트 폰에 코박고 있는 사람은 없다.
일본 유학생하고 요코하마 갈 때 들은 이야기다.
자기 친구가 일본 남자를 사귀었는데 하루 죙일 시시콜콜 문자질하고 영상 보내고 하다가 차였단다.
일본 애들은 자기 사생활을 보장 받지 못하고 마치 스토커처럼 들러붙는 걸 못견뎌 한다는데.
애인이랍시고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시시콜콜 알려고 들테니 창살없는 감옥이다. 차버린 게 당연하다.
한국여자들은 톡 없으면 못 산다. 바로바로 톡이 연결 안되면 왕따 당하는 줄 안다.
밴드나 톡에서 쓸데없는 잡담으로 천금 같이 아까운 시간을 날려 보낸다.
비가 오락가락 멜랑 꼴리 무드
-폰이 있어도 그들은 가족과 카드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카드놀이로 웃고 떠들거나 말거나 엉클은 잘도 잔다.
여행을 하면서 딸애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미쿡물 먹더니 사고방식이 미국 쌀람처럼 바뀐 탓이다.
"지금"과 '이따가'
나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키려고 애쓴다.
오늘 일을 미루면 내일 일도 미루게 되고 하루 이틀 일이 밀리면 마음이 편치 않다.
결국 해야 할 일이라면 즉시 해치우고 걱정을 줄이는 게 낫다.
그러다보니 부지런이 몸에 베었는데 딸애 눈에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조급증으로 비쳤나 보다.
딸애는 남편을 닮아 느긋한 성격인데다 미쿡 사람처럼 여유를 찾다보니 "이따가" 하고 일을 미뤄둔다.
'이따가'가 하나 둘 모이면 죽도 밥도 안될 때가 있어 내가 채근을 하는 편인데 그게 잔소리로 들리나 보다.
나는 목적한 바가 있어 해야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 늘 일에 치여산다.
그러니 내 일 아닌 일에는 관심이 없다. 이웃 지인이 '수도승처럼 산다'고 할 정도다.
누구는 '김향이 선생님 시간은 계산이 안 된다"고 한다.
내 일이 태산이라 솔직히 나는 다른 엄마들처럼 자식 일에 시시콜콜 잔소리도 못한다.
(셔틀 버스에서 내 또래 여자들 전화통화를 엿들으면 자식 시다바리로 사는 것 같다.)
유럽 여행을 할 때 마다 느끼는 건데
내 또래의 유럽 여자들은 때로 몰려 다니지 않는다.
( 한국 아줌마들은 여럿이 뭉치면 기가 살고 혼자서는 말 한마디 못 한다)
자기 관리 잘 한 몸매에 개성있는 패션으로 어디서나 당당하다.
그야말로 엑티브한 시니어로 산다. 나도 그리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더 나이들어 인생 마감 할 때 내 삶을 돌아 보고 '참 잘했어요' 도장 쾅 찍을 수있으면 다행이다.
니스역에는 코인락이 없었다. 역 근처 호텔에서 케리어를 맡아주고 15유로를 받았다.
구글맵 신세를 지려는데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실컷 놀다 숙소 돌아가는 길에 가방 찾으러 왔다가 이 아주머니를 또 만나서 숙소가는 길도 ....
남프랑스에는 이름 모를 하늘색 꽃이 유독 많았다.
하늘색 꽃이 드문데.. 이름이 궁금해 죽겠다 .
하늘색이 참 매력있는 색이다.
자수를 놓을 때나 꽃꽃이를 할 때 배색이 애매할 때 하늘색을 끼워넣으면 느낌이 팍! 산다.
마테나 광장 지나서 해변가 샬레야 시장에는 월요일에 벼룩시장이 서고 화요일부터 오전에 청과 시장과 공예품 시장 선다. 벼룩시장이 문 닫으면 노천 카페가 들어서는지라 마음이 급했다.
이 가게 마담은 안목이 높아서 좋은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가격이 쎄다.
인상을 보아하니 흥정도 힘들 것 같아 아이쇼핑만 했다.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을 때라 흥정을 붙이면 더러 싸게 팔기도 하지만 마음이 급했다.
뛰어다니다 시피 서둘러 다니며 초이스 했다.
니스해변에 왔다.
영화에서 보던 그 니스 해변.
수영복 입고 물놀이는 못 하더라도 감개무량이다.
내 생애 언제 또 오겠는가.
어린아이처럼 팔딱 팔딱 뛰어다니지 못하지만 젊은애들 말로 '심쿵'이다 .
시간이 느리게, 더디, 천천히..... 가주었으면
니스에는 청춘이, 사랑이 넘실대고 있었다.
길거리 가수 노래에 취해 발걸음이 살랑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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