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여행의 추억

698호 22일 리옹

멀리 가는 향기 2015. 9. 24. 23:23

 

벨기에 브뤼셀에서 프랑스 제2의 수도 리옹으로 

8:37 브뤼셀 미디역에서 TGV타고  파리 노드역 도착, 케리어 질질 끌고 3개층 내려와서

(승강기도 에스컬레이터도 없다. 관광대국 프랑스는 관광객의 편리는 나몰라라하는 편이다.

너희가 오고 싶어 왔으니 불편은 감내해야지 하는 것  같다. 4번 째 방문인데 지린내와 쓰레기, 편의시설 태부족은 여전하다.)

메트로 타고 2 정거장 이동. 파리 리옹 Paris Gare de Lyon역에서 환승  LYON PART DIEU 역 12:58 도착.

(파리에 있는 리옹은 Gare de Lyon,  남프랑스에 있는 리옹은 LYON PART DIEU 헷갈리지 마시길)

 

리옹 역사를 나오자마자  후끈 달아오른 지열 속에서 지린내가  진동.한다.

8월인데도 추위에 움추렸다가 남프랑스의 강렬한 햇살이 반가울 지경이다.

그동안의 강행군으로 지친 몸을 오늘 하루는 쉬게 할 생각이다.

우버택시를 불러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여행후 처음으로 여름 날씨 실감.

집 주인은 열쇠를 현관 밑 깔게 바닥에 감추고 여행을 떠났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 풀자마자  바스 엔틱 가게에서 데려온 인형 목욕 시키고  세탁기 돌리기 시작.

햇살에 달구어진  베란다 바닥은 찜질방 수준.  지압하는 셈치고 일부러 들락 날락.  빨래가 고슬고슬 잘도 말랐다.

 

한숨 달게 자고 나서 장보러 나왔다.

 

가까운 곳에 까루푸 매장이 있었다. 야채도 사고 과일도 사고 맥주도 사고....

 

여행 가방 쌀 때 햇반과 밑반찬을 준비해왔다. 영국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먹을 요량이었다.

위치우위 교수의 <유럽문화기행>에 이런 대목이 있다.

옥스포드 대학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4일 째 똑같은 식단이 나왔다고 한다.

참다 못해 주방장에게 "어떻게 4일 째 똑 같은 음식이 나오냐?"고 했더니

"저기 원로 교수님은 40년 째 똑같은 식단을 드시고 계신다." 라고 했단다.

그래서 견과류 멸치 볶음, 소고기 고추장 볶음, 쌈장, 건 새우 볶음, 오징어 실채 볶음을 준비해서 

남동생 케리어에 담았다.

 

 파리 공항  배기쥐 에리어에서 케리어 끌고 나오다 붙잡혔다.

경찰이 그 속에 뭐가 들어있냐고 물었다.

아름이는 삼촌 가방이라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엉클, 저기 갔는데.."

나는 앞서 나간 남동생을 가리켰고  경찰이 그냥 가라고 했다.

아마도 우리가 지나치는데 오징어 냄새가 진동해서 붙잡은 모양이었다.

 

파리 노드역에서 유로스타를 탈 때 문제의 가방이 검색대를 지나다 체크 되었다.

가방을 열어보던  직원들이  "오우! 스멜" 하고는 코를 싸쥐었다.

가늘 게 채 썬 오징어에 올리브유 약간 치고 약한 불에 볶아서 깨소금만 뿌렸을 뿐인데.

지퍼 백에 넣은 오징어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검색대 직원은 나를 야만인 쳐다 보듯 하고는 가방을 내주었다.

 

그날 부터 아름이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피로회복제 타우린 성분이 많은 오징어는 특별히 준비한 밑반찬인데 원성이 자자 했다.

오징어채 먹어치우기에 돌입했는데 밥 먹을 때 식탁에 양초 키고 ,창문 활 짝 열고, 탈취제 뿌리고....

 

장 봐 온 재료로 배추 겉절이 하고 된장찌게 끓여서 삼겹살에 맥주 파티를 했다.

오늘은 숙소에서 딩굴딩굴 쉬기로 했다.

아름이가 인터넷으로 한국 라디오 방송을 틀어 놓았다.

남의 나라 땅에 와서 컬투 쇼를 들으면서 신나게 웃다니. 젊은 애랑 다니니 편리한 점이 많다. 

작년 북유럽 여행 때는 지도를 들고 다니며 현지인에게 물어물어 찾아다녔는데

구글 맵 다운 받아서 이용하니 아주 편했다.

현지 주소 찍고 목적지 주소 찍으면  대중교통 이용 시간과 지도가 정확히 나온다.

이 세상 어디든 못 갈데가 없다.

 

그동안 여행 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에어 프랑스로 인천공항을 떠나오던 날 

리무진 타러 나오던  아름이가  자전거 사고로 피를 본 남자를 보았다며 기분이 나쁘다 했다.

비행기가 유별나게 자주 흔들려서 아름이를 데려 온 것이 걱정 되었다.

 

 

               파리에서 런던 행 유로스타를 놓치고  파리 런던 간 시차가 있다는 걸 알았다.

 

목숨 내놓고 차를 몰았던  영국 전원마을 코츠월드

 꽃대궐에서 보낸 일주일은 꿈 속 같았다.

석회석 벽돌 사이에 낀 나무 창틀도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딱 한 달만 살아봤으면.............예쁜 책이 한 권 나올 것 같다.

나무로도 멋진 건축물을 만들수있다는 걸 보았다.

오백년, 아니 천년도 더 ? 나무의 나이가 실감나던 블렌하임 궁

 

세월을 먹으면  돌도 꽃을 피운다.

 

 저 창틀 너머로 해가 뜨고 지고  하염없이 세월이 흐르고

조상 덕을 누리는  그들은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호언했던  대문호를 대대손손 기릴 것이다.

 

플렛폼에는 길 떠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들이 있었다

 

어떤이는 기차를 기다리며  음악을  연주하고

                                                 어떤이는  행선지를 찾아 시간에 쫒기기도 한다.

 

 영욕의 세월이 묻혀버린 거리를 거니는 낯선사람들, 가슴마다 숱한 사연이

 

다시 되돌릴 수없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젊음은 도발이고 가능성이다.

                      

집 떠나면 개고생. 하지만 사서 하는 고생이니 괜찮다.

패션은 개인의 취향이고 개성이지만  타인을 위한 작품도 된다.

 

 여행지에서 남의 집을 빌리는 게스트도 있고 자기 집을  빌려주고 여행을 떠난 호스트도 있다

 

세상은 아롱이 다롱이.  살아가는 모습도 무지개 빛깔이다.

 

입맛도 천양지차

 

좋아하는 색도 각양 각색

 

 머리카락도 , 눈동자도 피부색도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은  호기심 천국 

 

동양인과 서양인의 의식주는 다르다

다른것이 호감이고 비난이 되지만 세상은 융합한다.

 

 

부부는 동거동락하는 동지

 

 

오랜 세월 동거 동락하다 보면 닮는다.

 

남자와 여자는 같은 곳을 바라 보며  동상이몽

(프랑스 할머니들 패션 감각은 영원한 청춘)

 

  

                        아이다운 천진무구로 세상을 바라 볼 때 행복은 꽃핀다.

 

 

 

여행이란 낯선 경험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