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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여행의 추억

701호 25일 에즈- 모나코

멀리 가는 향기 2015. 9. 24. 23:25

 

 

남프랑스 니스에서 모나코에 이르는 해안 절경은 "뜨다쥐르(푸른 해안)"로 불린다.

니스와 모나코 중간에 에즈 Eze 가 있다.

14세기에 건축된 에즈 성영화 버킷리스트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지중해의 정원이라 불리는'에즈'를 거쳐 모나코'에 가기 위해 트렘을 타고 112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아름이가 프랑스 할머니들께 자리를 양보 했다.

할머니들이 블루와  레드 계열  톤 온 톤으로 잘 차려 입으셨기에 스타일리쉬 하다고 칭찬했더니

"당신도 만만치 않아. 핑크야 " 해서  웃음이 터졌다.

 

니스에서 에즈까지 30여분 달리는 동안 버스 차창에 풍경화가 걸린 듯 하다.

짓푸른 해안이 구불구불 이어지는데 승객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다.

 

 

에즈빌리지에 도착, 마켓에서 간식을 사가지고 올라갔다.

 

유럽의 사과, 배는 아삭아삭한 식감도 없고 달지도 않은데다 작고 못 생겼다.

유럽의 과일이나 채소는 대부분 재래종으로 품종 개량 한 것이 드물다. 

크기와 당도를 높이는 품종개량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안다,

유전자 조작 등 자연 환경을 거스르는 행동이 결코 바람직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 먹거리 뿐인가. 에어컨과 엘리베이터 사용도 자제하고 현관문도 번호키 대신 열쇠를 사용하며 불편하게 산다.

편리하고 빠른 신제품을 선호하는  미국이나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확실히  의식이 다르다.

 

 

 

에즈는 나선형 성벽이 겹겹이 둘러쳐진 산중턱 요새같은 마을이다.

 

 

맞은 편 산중턱에 프랑스인들이 조용히 노년을 보내는 전원마을이 보인다.

 

 

골목길 박석은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반질반질 윤이 난다.

 

 

 

 

돌산을 동굴처럼 파내고 지은 작은 집들은  아기자기한 소품과 미술품 악세사리들을 파는 기념픔 가게와 겔러리가 되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해안가 절벽 전망 좋은 곳에 호텔과 레스토랑이 있다.  

 

 

돌로 쌓은  담벼락 옹색한 틈새에서 자란 꽃나무들이  폭죽 터트리 듯 꽃을 피워냈다.

 

 

지중해의 강렬한 햇볕과 기후의 조화려니 싶지만  흙도 없이 돌틈에서 몸을 키워낸 생명력에 감탄을 할 수밖에.

 

 

좁은 골목에서 꽃을 한 아름 안고 오는 여인과 마주쳤다.

선명한 꽃빛깔에 반해 나도 모르게 여인을 불러 세우고 말았다.

그녀는 흔쾌히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는데  플로리스트 같았다.

 

 

 

 

그녀가 꽃을 들고 들어간 레스토랑 으로 따라 들어갔다가  로비의 꽃장식에 홀딱 반했다.

 

집에 돌아와서 여행기를 정리 하다가  그 레스토랑이,  

실내를  온통 생화로 장식하는 특별한 레스토랑 Mas Provencal 이라는 것을 알았다.

 실내를 온통  생화로 장식하는  레스토랑은  세계에서 단 한 곳 뿐이라 했다.

 

 

 

 생화로 만든 샹들리에 아래서   꽃향기에 취해  식사를 하는 느낌은 어떨까?

아마도 천상에 온 듯한 착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찍고 돌아선 발길이 못내 아쉽다 . 

한 발작만 더 들여 놨더라면  꽃세상을  내 눈으로 목격 했을 텐데.....

 

 

꽃이 귀한 2-3월에는 레스토랑 문을 닫고 나머지 기간에는 연중 무휴로 영업을 한다니!

 이 레스토랑에서 꽃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 하는지 알겠다.

 레스토랑의 오너가 얼마나 멋진 사람일지 만나보지 않고도 설렌다.

 

 

 

 

부겐베리아 꽃이 만발한 꼬불꼬불한  산비탈 골목길을 올라가면 (경치 구경에 숨이 가쁜 줄도 모른다)

 

정상에 열대정원이 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뜨다쥐르의 백미다.

 

 

선인장과 다육이들의 세상

 

눈길 가는데 마다 어머나 세상에!  연발, 

 

 

조각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강렬한 햇살도, 시원한 바람도 , 아찔한 고소 공포증도 잊은 채 넉이 나간다.

 

 

 

다음 일정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야하는  아쉬움이라니.

한 도시에 며칠씩 머물며 쉬엄쉬엄 즐기고 싶지만 그건 꿈 속에서나 누릴 호사.

 

 

 

에즈 빌리지에서 112번 버스를 타고 모나코로 왔다. 

 

일정표를 짤 때 '샤갈의 마을'로 알려진 '생 폴 드방스'와  ' 그레이스 켈리 왕비모나코'를 두고 저울질을 했었다.

생 폴 드방스는 니스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모나코는 30분 거리에 있어서 모나코를 택하게 되었다.

 

 

 

몬테 카를로 카지노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시가지를 돌았다.

서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남 프랑스  니스, 동쪽으로 8㎞ 되는 곳에 이탈리아 국경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관광휴양지로 손꼽히는 독립공국.

 인구는 대부분 프랑스인이며 이탈리아인도 상당수를 차지해서 15% 정도만 모나코 원주민이다.
1861년에 세운 몬테카를로 카지노는 1967년 영업권이 국가로 넘어갔다. 

모나코 원주민에게는 도박 행위가 금지되었으나 세금을 면제받고 있다.

모나코에서 열리는 몬테카를로랠리와 모나코그랑프리 자동차경주는 유명하다.

 

 

모나코 왕궁의 외관은  소박했다.

 

왕궁에서 내려다 본  경치                          

 

 

 

 

 

허리우드의 톱스타 그레이스 켈리는,

1951‘14시간으로 데뷔했으며 하이눈’ ‘모감보’ ‘이창 등 총 11편의 영화에 출연 했다.

영화배우로 활동했던 기간은 고작 5년에 불과한데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은 모두 걸작으로 성공을 거둔다.

그녀는 우아한 미모와 더불어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주는 타고난 연기자였다.

 

세계 왕족 중 가장 아름다운 왕비로 역대 영화배우 중 가장 우아한 미녀라는 타이틀을 받았던 그녀.

그녀의 전기가 출간 되면서 숨겨졌던 사생활이 알려짐으로 그레이스 캘리의 고상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손상을 받게 되었지만, 그녀의 사생활은 알고 싶지 않다.

그녀가 유리 케이스 속에 전시된 밀랍인형은 아니지 않는가.

50년대를 빛낸 아름다운 허리우드 여배우로 출연했던 수많은 걸작들의 완성도를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그레이스 켈리 전기 격인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라는 영화를 보았다.

허리우드 톱스타에서 모나코 왕국의 대공비가 된 여자의 이야기이다.

Grace, 

우아함, 단아함, 음전함, 품위 있음; 미점, 장점; (용모·거동 등의) 매력,자진하여 좋은 일을하는 태도

 은혜 신의 은총. 친절, 인자, 자비 유예, 지불 유예(기간); 은사,

 

이렇게나 멋진 이름 값을 하려면 얼마나 힘겨운 인생을 살아야 했을까?

 

 

영화는 히치콕 감독이 그레이스를 찾아와 출연 제의를 하는 것으로 시작 된다.

 

프랑스어도 못하고 모나코의 역사와 풍속도 모르는  허리우드 배우 출신의 대공비를

보수적인 모나코 궁정 사람들이 어찌 대했을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그들의 기준과 잣대에 적응 못하 불화설이 불거지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레이스에게  

영화 출연 제의는  탈출구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어렵게 국왕의 허락까지 받아내고 비밀리에 진행 되던 그레이스의 영화 출연을 언론에 흘린 모나코 왕실. 

무수한 가십을 만들며  일파만파 그녀를 괴롭힌다.

그녀는 히치콕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배우를 찾아 보라고 말한다

그때 히치콕 감독의 대사가 내 마음에 꽃혔다.


 "지금 그 배역에 최선을 다하십시요.

이제 다시는 주인공 배역에서 내려 오지 마십시요."

 

비로소 그레이스는 허리우드 배우로서의 삶이 아닌

한 나라의 왕비, 한 남자의 아내  어머니가 되기로 결심한다.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말을 실현 하기로 한 것이다.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공이지만  배역에 충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