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체육센터 셔틀버스 타고가면서 김장이야기가 나왔길래
마트에도 순무가 없다고 했더니,
수영반 회원이 강화 시댁에서 뽑아 왔다며 순무 한자루를 실어다 주고 갔다.
홍성 강연 갔다가 오니까 엄니가 순무를 썰고 계셨다.
조금만 늦게 돌아왔더라면 엄니가 짜고 맵게 담을 판............
서둘러 북어, 표고버섯, 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만들고, 찹쌀풀 쑤고
마늘, 양파, 생새우 ,새우젖을 넣고 마른 고추와 함께 갈았다.
엄니가 고추가루를 덜퍽 쏟아 부으셨다. 태음 체질이라 "많이" 만 알고 '적당히'를 모르는 양반 .
3 식구 먹는 밥도 밥솥이 미어터지게 하셔서 제일 작은 밥솥으로 개비했는데도 여전히..........
고추가루 밤벅이 되어서 콜라비, 당근, 비트 집에 있는 뿌리채소들을 몽땅 썰어 넣었다.
그러고도 양념이 남아돌아 파김치를 버무리고도 남아서 냉장 보관중.
잠깐 한눈 팔았다간 소금을 한 주먹 투하 하실테니 단단히 지켜야 한다.
순무의 매운맛을 내는 이소시아네이트 항암작용, 이뇨와 소화작용을 돕고 혈액을 맑게해주는 효능이 있다
섬유소가 많이 포함되어 숙변을 제거
순무 잎에 각종 비타민, 무기질, 칼슘이 있기에 임산부가 순무즙을 섭취하게 되면 태아의 골격 형성
에 도움을 주며, 다양한 영양소로 오장에 기운을 불어 넣어 주어 기력을 회복하는데 좋다
금요일 저녁 , 이춘미 사진작가 진영희, 김연우 작가를 대동하고 절인배추 30포기에 파하고 갓을 싣고 왔다.
세 사람이 커다란 가방에 바리바리 싸들고온 물건을 풀어 놓는데
검정컹, 메추콩 ,팥 , 청국장 가루에 엄니 드시라고 단팥빵까지.
아이고, 기가 차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 번 보내준 감 4박스에 잡곡도 다 먹지 못했는데 ...........
이춘미 정 많은 거 진즉 알아봤지만 두루두루 퍼주는데 재미들린 사람 같다.
퇴근시간에 구리에서 구파발까지 무거운 절인배추를 들고오느라 기운을 썼으니 얼마나 허기 질까 싶어 집밥 부터 먹였다.
차 마시고 인형 구경하고 늦은 시각에 귀가하느라 보나마나 현우씨가 고생했을 것이다.
갓하고 파가 얼마나 많은지 파는 화단에 일부 묻어두고, 자정 넘도록 다듬었다.
들통에 북어, 다시마 ,디포리, 표고 , 양파 넣고 푹 삶아 육수 우려 내고 , 찹쌀 풀 쑤어 놓았다.
"어머니, 다음부턴 김장할 때 같이해요."
며느리 말이 기특해서 토요일을 디데이로 잡았더니 아들 내외가 노력봉사를 왔다.
"김치 얼마나 먹는다고. 종갓집 김치 사먹으면 돼지"
아들이 들어서면서 투덜투덜.
"니가 TV를 안 봐서 그렇지. 김치공장 김치 재료가 얼마나 블라블라......"
젊은 놈 힘 좀 빌리려다가 입씨름만 했다.
김장 처음 해본다는 며느리에게 어머니가 차근차근 설명을 하는데.
아들은 배추를 양념 다라이에 넣고 휘둘러 "해병대식 김장'을 했다.
그렇게 해도 맛만 있더라는 말에 해병대식 김치는 아들네 김치통에 담으라했다.
김장 재료 사들이고. 채소 다듬고 마늘 까고 찧고.... 김장준비로 육신이 고달픈 것 생각하면
사 먹는 게 돈도 덜 들어가고 편하다.
그런데 공장에서 만드는 가공식품을 믿을수가 있어야 말이지.
감칠맛을 낸다고 첨가물에 방부제까지...몸 편하려고 손쉽게 사먹다가는 골병들기 마련이다.
김장 끝내고 엄니 모시고 온천 다녀와서 쉬는데 윤주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윤주 엄마가 "김치는 왜 줘요? 주지마요오" 하고 거듭거듭
애들에게 김치 담아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젊은 부부가 김치통 들고와서 음식물 수거함에 쏱아 붓고 가더라고 .
MSG 들어간 식당 김치에 길들여진 입맛에 맞지 않으니 버리는 것 아니냐고.
젊은 애들 밥도 안 해 먹는데 김치가 무슨 소용이며
인스턴트식품과 음료수로 가득찬 냉장고에 김치통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명절에 부모가 바리바리 싸준 음식을 휴계소 쓰레기통에 버리고가는 세태를 PD수첩에서 방영했다고.
하긴 우리 아름이 초등학교 때 친구 선정이 엄마가
시어머니가 제사 때마다 아이들도 먹지 않는 시커먼 떡을 해와서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했다.
"시커먼 떡'이라는 말에 다음부터는 그 떡 버리지 말고 우리 집으로 보내라 했다.
발산동에 사는 동안 선정이 할머니 '수리취떡'을 내가 자알 먹었었다.
윤주 엄마 말을 들으니 부모된 마음이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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