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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

832회 서랑 호반의 아름다운 정원

멀리 가는 향기 2017. 7. 26. 22:17

밀린 신문을 보다가 아는 사람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1989년11월, KBS방송국 주최 ‘으뜸주부를 찾습니다’ 대회가 있었다

전국에서 587명의 지원자 중에서 예선에서 뽑힌 36명의 후보가 생방송 인터뷰와 심사로 으뜸주부를 가리는 대회였다.

 이 대회 때 솜씨상을 타신 안 X선 님(80)이 오산 서랑 저수지에서 3000여평의 정원을 가꾸고계신다 했다.

 

 

<. 리틀엔젤스회관 생중계 >

 

일주일간 합숙을 하면서 예의범절과 됨됨이. 솜씨 등을 심사받았는데,

 대상을 탄 으뜸주부는 ( 내 뒤에 서 계신 분) 양가 부모님을 모시는 유치원 원장님이셨다. .

 

 

 

"남편 재력이 있는데 뭐는 못하겠어 ?"

안 선생님 남편  기업체가  대기업과 이름이 같아서 대상을 놓치는 불이익을 본 셈이다.

 

건축가 김중업이 유학을 마친 후  처음 지은 집. 영화 겨울나그네 다혜네(이미숙분) 집으로 알려진 연희동 집을 떠

오산으로 내려 온 것은 C형 간염 때문이었다고.

 

 

이 집에서 두문 불출 꽃 가꾸고 바느질하며  20여년 세월을 보냈다셨다.

"김선생님한테 당신 작품 보여드렸나?

 양 선생님이 3개의 방과 거실에 빼곡히 전시해놓은 작품과 수집품들을  보여주셨다.

 

 

 

 

스마트폰도 사용할 줄 모르는  아날로그 아내를 대신해서 벽에  작품 걸어주고 전화 받아주고 운전 해주고 영원한 메니저 라고.

집안에  작품을 걸 빈 벽이 없어  갤러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당신들은 나이가 들어서 아들과  딸에게 그 일을 미뤘다고 하셨다.

 

 

" 이사람이 보스톤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오면 청구서가 날아오곤 했어요. "

 

 

 

예쁜 그릇과  퀼트 천 욕심 내고  꽃 모종 용달로 사들이는  아내의 뒷배가 되어준 남편은

은퇴 후  사진을 공부했다 . 정원 가꾸고 바느질 하는 아내의 모습을 앵글에 담기위해서 였다.

 

 

 

<아내의 정원>사진집 더미북을 보여주셨다.

 

 아내를 바라 보는  남편의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졌.

 

3000 컷 중에서 500 컷을 추리고  거기서 또 골라냈다고.

 

 

사진에 이야기가 담겨서 좋다는  칭찬에

"모델이 좋아서" 라던 남편.


 

아내의 친구들이  아내가 수집한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라인댄스를 추는 모습도 담았다.

 

 

 

오산 금암초등학교 강연 끝내고 찾아 뵌 길이었다.

28년 만의 만남이었지만 취향이 같아서 사간 가는 줄 몰랐다.

"아직 시작 안 하셨다면 정원일은 하지 마세요 골병듭니다. 저 사람 하루 12시간  정원일에 매달렸어요.."

양 선생님이 터미널에 내려 주면서 당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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