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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회 바람의 선물, 양귀비

멀리 가는 향기 2018. 7. 7. 23:12

 

작년에  카라 꽃을 심었던 화분에 양귀비가 더부살이를 했었다.

올봄에 양귀비 싹이 수북하게 올라 와서  싹이 자라는대로 옮겨 심을 궁리를 했다. 

 

 

 

그런데 현관 입구 층계참에서 피고  

 

피고 지고 피고지고........

 

화단에서도 피고지고

 

 

작년에 채소를 싶었던 밭에서도 피고지고.

이게 무슨 조화인지 ........

바람이 씨앗을 퍼트렸다고 밖에.

 

 

 

 

 

 

 

 

하얀t색, 핑크색, 보라색, 자주색 ,다홍색, 흰태두른 다홍색, 속에 흰색이 도는 빨강.   다양한 꽃이 피었다.

이것도 수수깨끼

 

수수깨끼하나 더

밭에 진짜 양귀비가  한 송이 자연 발아 됐다. 물론 내가 심은 적 없다.

 

 

 

 

개 양귀비와 아편초 양귀비 식별법

개양귀비는 꽃봉오리와 줄기에 털이 나있고  씨방은 알사탕 모양이다.

아편초 양귀비는 잎사귀가 넓적하고 꽃이 하루만에 진다. 씨방은 도토리 모양 이고 잎사귀가 회색빛이 돈다.

아편초 양귀비는 2015년 유럽 여행 때 가져온 씨앗(유럽에서는 규제를 안한다)인데 

2016년 원주로 이사 와서  뿌린 씨앗이  딱 한송이가 발아 됐다.

먼저 있던 곳에서 아래 쪽으로 거처를 옮겼는데  꽃씨가 우리를 따라 이사 온 격이다.

보라색 꽃 보고  우리가 가져온 유럽 종자 인걸 알고 놀랐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의 소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16년에 발아 되었던 것이 올 해 발아 된 것도 수수깨끼.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클로드 모네의 <양귀비꽃>

 

 

1차대전 후에 그려진  로보트 보노의 <플렌더스 들녁에서>

 

 

동유럽 원산지 양귀비는( POPPY)  는 1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전쟁 영울웅들을 기리는 꽃으로 알려지게 된다.

종전 기념일인 11월 11일이면 ,참전용사 가족과 미망인 복지를 위해 기부행위를 했다는 장식을 옷에 단다.

 

 

 

 

캐나다 군의관 존 맥크리는 1차 대전 중 벨기에 플랜더스 지역의 염소가스 전투에서 친구의 시신을 수습하여 매잘했는데 ,

이 때 무덤 주위로 흐드러진 양귀비꽃을 보고 시를 지었다.

 

 

동양의 양귀비는 어떤가.

 

양귀비는 ‘꽃양귀비’  ‘개양귀비 '두메 양귀비'‘라고 불리는 관상용으로  5~6월에 핀다.

원예종인  개양귀비는 ‘우미인초’로 불린다 ,

중국  초나라 항우의 연인이 우미인(우희)이다. 항우만을 사랑했던 가련한 여인 우미인.

그녀는 항우가 한나라 유방의 군대에 포위되자 자신 때문에 탈출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자결한다.

 우미인의 무덤에서 핀 한 송이 꽃이 개양귀비다.

항우와 우미인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패왕별희’의 소재다.

 

 

아편의 재료가 되는 양귀비꽃은,

당나라 현종의 여인 옥환은 후궁 직함이  귀비인데  성이 양씨여서 양귀비로 불렸다.

양귀비는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만들정도로 시대를 풍미했던 양귀비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라를 망하게 한 양귀비는 아편꽃에 이름을 남겼고, 

일편단심 우미인은 꽃양귀비에 이름을 남겼다.

 

 

 

 

검정 실크 원피스에 양귀비를 수놓았다. 

 

 

招魂歌

 

 

이토록 아리따운 봄날꽃가지 꺾어들고 임을  부르오.오시는 걸음걸음  꽃눈으로 반기리다.우리 서로 말로는 다 하지못할 마음을 그대는 생시인양  어여삐 받아주오 . 꽃들도 눈을 감고 새들도 우짖지 않아 바람도 숨을 죽이네.천지간의 이 적막한 고요우리 함께 나눈  염화시중.

 

 

 

나는 우미인의 심정으로  양귀비꽃을 옷과  티코지에 수 놓았다.

 

 

 

양귀비꽃을 말려서

 

 

 

 

차로 우렸다.

 

 

 

 

나는 양귀비처럼 살고싶다  

 내 삶도 피빛 선연한 꽃 빛깔처럼  찬란하게  질 때도 아무 미련없이 화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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