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이 신간 알림
3년 전에 조애경 편집자가 오연조 대표와 우리 집을 방문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작업을 하게 되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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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민철이가 투스텝으로 교실로 들어왔다.
“기분 좋아 보인다?” 했더니, “우리 엄마 입원했다요. 학원 가는데 어떤 아저씨 차가 꽝 박아서요.
나는 하나도 안 아픈데 엄마만 다쳤대요.”
민철이는 엄마가 입원해 있는 동안 잔소리에서 해방되는 것이 좋았던 것이다.
‘용알’로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엄마는 그저 ‘잔소리 대마왕’일 뿐이다.
채린이와 왕뚜껑 이야기를 통해 ‘부모는 아이에게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사람’이며
아이들은 부모가 믿는 만큼 자란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_김향이
모두의 생각을 바꾸어 버린 ‘그 녀석’의 비밀
채린이는 3학년이 되도록 엄마 조종을 받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데 익숙해 있었어요. 모든 일을 할머니가 대신 해 줘서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지요. 그러다가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그 녀석’ 왕뚜껑과 친구가 되면서 자기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점차 깨닫게 되었지요. 할머니한테 늘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채린이 삼촌도 채린이와 함께 성실히 기타를 배우며 노력하는 ‘그 녀석’을 보면서 잊고 있던 열정을 되찾고 직업까지 갖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왕뚜껑의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대할 뻔했던 엄마의 생각이 바뀐 것도 바로 ‘그 녀석’ 왕뚜껑 때문이었어요. 겉보기엔 얼뜨기처럼 보여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속이 꽉 찬 왕뚜껑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았던 것이지요.
우리 시대 대표 동화 작가 김향이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행복 주권’
대한민국 ‘초딩들’.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어른이 해야 한다고 정해 놓은 프로그램에 그 또래에 누려야 할 즐거움과 권리를 빼앗기고 경쟁적 삶에 매몰되어 있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린이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고, 어린이의 의견은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든 문제 및 결정 과정에 참작돼야 한다’고 규정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그저 다른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인 걸까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동화 작가 김향이는 『이 녀석이 그 녀석』의 두 주인공 채린이와 왕뚜껑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 필요한 것에 대해 고민하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구하며 결론을 내림으로써 더 신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준엄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채린이를 다독이고 감싸 안는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할머니의 팔베개 맛을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연민이자 나름의 사랑 표현’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 녀석이 그 녀석』은 잔잔하면서도 감칠맛과 울림이 있는 작가 특유의 문체로 아이들이 마치 자기 이야기인 양 공감하며 푹 빠져들어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맛깔스러운 동화입니다.
‘행복 주권’을 빼앗기고 있는 아이들의 고단한 현실을 ‘어린이의 눈물을 씻어 주고 위로하며 행복하게 해 주는 글’로 따뜻이 어루만지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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