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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동화, 강연

862회 익산 찍고 전주

멀리 가는 향기 2017. 12. 16. 16:09



익산역 광장을 바라보고 선 소녀상 맨발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털실로 흰고무신을 짜줄까? 궁리를 했다.

벨기에 부뤼셀의 오줌싸개 동상'꼬마 줄리앙'은 철 따라 또는 의미있는 날에 맞춰 옷을 갈아 입힌다.


강연 시간에 맞춰 영등초등학교에 닿았다.



학부모와 함께 도서관에 모인 아이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선화 사서가 아이들에게 책을 열심히 읽힌 효과다






저학년 때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면 청소년기를 순탄하게 보낼 수있다.

책 읽는습관이 아이들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강조하는 이유다.

하선화 사서는 우리 아들과 동갑인데다, 엔틱 좋아하고 요리 잘하고  살림야물딱지게 하는 취향이 같아 친밀감이 들었다.

다음날 오전에 전주 전일 초등학교 강연이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잘 계획이었다.

마침 하선생 집이 전주여서 퇴근길에 합승을 했다. 한옥마을에서 전주밥상을 받아 먹고 헤어졌다.


게스트 하우스 예약을 안 한 상태라  젖먹이를 안고가는  젊은 부부를 불러 세웠다.

그이들이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가 조용하다기에 도움을 받아 쉽게 방을 구했다.



책꽃이에 스콧니어링의 자서전이 있기에 쩔쩔 끓는 온돌방에 누워 읽었다.


다음날 오전 강연 끝나면 큰시누님 남편 장지에 가기로 했는데  임실에 있는 호국원 생각이 도무지 안났다. 

김자연에게 전화로 물었었더니 수업 중이던 그녀가 제자들에게 물어서 알려 주었다.

"그런데 선생님 어디 계세요?"

택시타고 동화창작 연구소로 찾아오라기에  주섬주섬 옷을 입고 달려 나왔다.


문하생들의 질문 공세에 영업비밀도 알려주고......

 

2010년 10월 아동문학인협회 세미나 때 처음 대면하고 첫눈에 상대를 알아 보았다.

7년만의 만남인데도 오랜지기처럼 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고 그날 밤 자매가 되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한목마을을 산책했다.


이집 택호가 조선난장이라 호기심에 들어가봤더니

현대사 박물관을 준비 중이라 했다.

기존에 있던 집들을 이용하니 더 자연스러웠다.

경기전으로 발길을 돌리고

경내에도 들어가 보고


전동성당에 들어왔다.

옛 건물이 주는 아름다움을 신축 건물은 흉내도 못 낸다. 자연스런 땟물이 주는 정서 말이다.




고삿길을 구석구석 돌아 다니며 아름다움을 눈에 담았다.

배겟모에 수와 하얀 배겟잇이 주는 향수.


9시 50분, 전일 초등학교로 갔다.


순진한 아이들이 초집중을 하고   경청했는데 내 이야기를 스펀치처럼 빨아들이는게 보였다. 

이럴 때 나는 신이 난다.

2시간이 훌쩍 지나고 기념 촬영을 했다.

김자연 제자가 학교로 와서 임실 호국원으로 동행하기로 했는데 , 시아주버님 전화가 왔다.

장지 일이 끝나 서울로 출발 하신다기에 원주로 올라왔다.


사람들이 묻는다. 대중교통으로 전국을 다니는 일이 고되지 않느냐고.

물론 몸은 고되다. 하지만 길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내 삶에 활력소가 되니 마음이 즐겁다.

그리고 어린 청춘들 가슴에 불씨를 지필 수 있다면 어딘들 마다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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