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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

941회 꽃샘 추위에 내가 한 일

멀리 가는 향기 2019. 3. 17. 11:13

 

<싸우는 식물><춤추는 식물><매혹하는 식물의 뇌>,<식물 혁명>등 생명과학서는 흥미롭다.  

 

인간은 식물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인정 않지만 ,

식물생리학자들의 책을 읽으면 분명 식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오해와 편견이 많다는 것을 알 수있다.

나는 원주로 내려와서 꽃과 작물을 심고 기르며  식물의 놀라운 생명력을 보았다.

 

 

 

덩굴 식물을 올릴 지지대 나무를 산에서 가져 왔는데,  누군가  은사시 나무를 벌목 해 놓은 것 이었다.

그 나뭇 가지들을 땅에 묻거나 세워 두었는데   줄기에서 새싹이 돋는 것을 보았다.

 

 

                          

 

 

풀무덤

 

잡초로 나고싶어 낫겠는가마는

밭고랑 오가는 길에 밟아뭉개고,

호미날로 파내고,

땡볕에 내던져 참시를 한다.

 

뽑고 돌아서면 우후죽순 돋아나는 풀들을 당할 재간이 없다.

그야말로 인해전술이다.

오뉴월 염천에 잡초와 진검승부를 하는 나도 징하다.

 

처절하게 생을  마친 풀들을 쌓아 풀무덤을 만들었다.

거름이 되어 보시를 한다면

다음 생에 꽃으로 나서 귀히 사랑받으라 빌어주었다

 

어떤 식물들은 농경지의 골칫거리로 여겨  철저하게 제거하고 농업경영에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잡초가 되었지만,

<잡초의 재발견>을 읽으면

잡초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동식물에게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한다.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잡초는 드물어요. 내가 살았던 곳에서는 거의 모든 잡초를 먹었지요. 대부분 맛이 있더군요."
내 말에 인디언 존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모든 야생식물은 맛있어요. 인디언은 오랫동안 야생식물을 먹고 살아왔지요."

 

 

 

 

 

 

나는 무엇보다  식물이 우리 기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그래서 집 주변에 꽃과 나무들을 풍성히 가꾸려는 것이다.

꽃의 아름다움이  바로 힐링이기 때문이다.  

 

 

 

노지 월동이 안되는  페션플라워를 서리가 내린 뒤에 화분에 심어 집안으로 들였다.

 

동상에 걸렸던 식물이 잘 견뎌내고 겨우내 꽃구경을 시켜 주었다.

 

바스라기꽃, 종이꽃으로 불리는  헬리크리섬은 드라이플라워를 만들 수 있어  매력적이다.

지난해  파종에 실패를 해서 일본에서 씨앗을 사왔는데 수레국화와 안개꽃이 나오고 뒤늦게 종이꽃이  하나가 발아했다.

화분에 심어 집안에 들였더니 키가 멀대 같이 자라서 (136샌티) 꽃을 피웠다.

 

가고소앵초. 꽃이 귀한 겨울에 두 달여 피어있어서 들락날락 시선강탈.

 

 

 

사우나 갔다가 주어 온  바리데기  양란. 사쿠라히메가 피어  적막한 겨울을 밝혀주었다.

 

빛만 충분하면 겨우내 꽃을 피워주는 효녀 제라늄.

 

내가 좋아하는 살몬 피치 색  제라늄                                   어머니가 '앗싸리'해서 좋다는 핫핑크

엄니와 나는 취향도 식성도 습관도 전부 다르지만 꽃 좋아하는 것은  같다.

 

 

식물도 싸운다. 식물은 햇빛과 물, 토양을 얻기 위한 치열한 삶의 현장에 있다  식물들의 전쟁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장미는 가시로 공격하고 넝쿨식물은 다른 식물을 포위한다. 다른 식물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것도 공생전략이다.

그뿐만아니다.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고 종자를 퍼트리기 위해 교묘한 수를 쓴다.

 

경쟁형 전략은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강한 식물의 전략이다.

 스트레스 내성형 전략. 선인장과 고산식물들은  강한 식물과 경쟁을 하는 대신 열악한 환경을 상대로 싸운다.

교란 내성형은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전략. 가물 때를 대비해 뿌리를 깊이 뻗는디.  

질경이는  강한 식물을 피해 길가로 내려와   동물에게 밟혀 종자를 이동시킨다. 즉, 밟힐수록 더 많이 퍼진다.

 

 농업의 역사는 잡초와 싸워온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잡초와의 싸움을 끝내고자 제초제가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슈퍼 잡초가 나와 버렸다. 쌀과 흡사한 농작물처럼 몸을 바꾼 잡초까지 나왔을 정도다. 오죽하면 서양에서 잡초를 ‘악마의 풀’로 부를까.

캐나다& 미주  여행 가기 전에 풀을 베고 갔건만 다녀와 보니 이 모양. 꽃밭이 풀밭이 되어있었다.

 

 

나는 귀촌 첫 해에 농작물을 재배했다가 풀을 이길 수없다는   알고 < 유쾌한 잡초 캐릭터 도감>을 읽었다.

잡초는 혹독한 환경에서 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렇게 다양한 생존 전략과 풍부한 삶의 지혜를 익힌 잡초들로부터, 변화무쌍한 현대 사회를 살아갈 삶의 지혜와 용기를 배울수 있다.

잡초를 감당 할 수 없어 동생이 기계로 이발  시켰다.

 

토끼풀은 줄기에서 수많은 꽃을 피워 씨앗을 맺고 꿀벌을 조력자 삼아 퍼트린다. 

강아지풀은  광합성 능력이 터보엔진을 단것 같다고. 이삭을 베면 사방으로 씨앗을 퍼트리니 베면 벨수록 무성해진다.
제비꽃은 씨앗에 엘라이오솜 젤리를 묻혀 게미를 유혹하고 개미가 엘라이오솜을 먹고 씨앗을 퍼트려 준다.
괭이밥을 뛰어난 책략가로 건드렸다하면 사방으로 씨앗을 퍼트린다.
 별꽃의 씨앗은 별사탕 같은 돌기가 있어 밟으면 신발 바닥에 붙어 사방으로 퍼진다.
리마콩은 교활하다. 딱정벌레가 잎을 먹기 시작하면  화학물질을 내뿜어 곤충을 유인한다.  신호를 받은 포식자들이  찾아오면  딱정벌레는 잡아먹히고, 리마콩은 살아남는 것.
토마토도  애벌레가 잎을  갉아 먹기 시작하면  화학물질을 뿜어 기생 말벌을 유인한다. 
 
그런데 식물은 자신을 공격하는  곤충의 종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식물은 곤충이 잎을 먹으면서 분비하는 소화액을 감지해 어떤 곤충인지 알아챈다고한다.
 
칡의 일종 보퀼라는 눈 없이도 주변을 살펴 가장 가까이 있는 식물의 잎을 모방하여 잎 모양을 바꾸기도 하고,
 미모사는 뇌가 없어도 자극을 기억하여 위험하지 않은 자극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캡시쿰 열매들은 매운 맛으로 인간들을 중독시켜   지구 전체에 널리 확산될 수 있었다. <식물혁명>
 
우리가 집 지을 터는 남서향이라 온 종일 해가 든다. 산 중턱 앞 쪽으로 강이 흐르고 사방이 애둘러 산이다.
3월 초순이어도  해가 길어 나무 심고 모종 심는데 어렵지 않았다.

꽃 좋아하는 사람들 카페에서  수집한 식물들을  심었다. 집짓느라 파해쳐질 땅을 피해서.

공사 끝나고 심어야 하는 식물은 지금 살고 있는 땅에 인큐베이팅 하고 있다

 

재작년 작년 봄에 유실수를 사서  월송리에 심어 둔 것을 옮겨  심었다.

 

관정 물탱크가 있을 곳에 꽃밭에서 차를 마실 수있도록  미니주방과 조경용구들을 보관하는 작은 집을 영국 시골집 풍으로 짓고 싶다.

 

석재광산에서  실어온  안반석 주변으로  잔디 대용 지피식물을 심고 등나무 아치를 세울 생각.

경사지 에 맞게 식물의 키를 맞춰 심고 계절 별  칼라별 구상  중.

가장 걱정 되는 것이 풀이라  잡초와의 싸움에서 이겨낼 식물들  위주로 심어야 될 것 같다.

 

인류 진화와 역사의 중심에 식물이 있었다.

 육두구와  후추를 얻고자 하는 노력이 발견의 시대를,  커피콩은 계몽주의를 꽃 피우고, 목화씨는 산업혁명의 불꽃으로 기여했다.

로마의 몰락에서부터 아랍의 봄까지 국가의 운명을 좌우했던 것은 밀이라는  씨앗이었다

커피 꽃 카페인에 중독되어  꿀벌들이 ‘수분’ 을 하듯, 커피 향과 맛에 중독된 인간들은 커피나무를  재배한다.

결국  동물은 식물의 생존전략  임무를 수행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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