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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일기

1048회 삼월

멀리 가는 향기 2021. 3. 13. 21:35

정원사들은 가을부터 낙엽과 닭똥 개똥 반찬 찌꺼기 등 여러가지 부숙물을 모아  퇴비를 만든다.

 

국화 마른 가지를 잘라 구루마에 담은 채 태워 거름으로 쓸 재도 만들었다. 

 

안창리 건축 현장에서  좋은 마사토를 한트럭 얻어왔다.

 

동생과 둘이 잔디 페인 곳을 메꾸느라 마사토를 퍼 날랐다. 

 

Raised Bed 상자형 텃밭 만들기

유럽에서 키친 정원은 Raised Bed 상자형 텃밭을 말한다.

레이즈드 베드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 작물을 키울 수있어 노약자들에게  유리하다.

유럽엔 마을마다  가드닝센터가 있었다. 그곳에서 무릎 보호대를  보았다.

그들은 엉덩이 방석을 깔고 앉아 일하는 대신 무릎을 꿇고  일 한다는 걸 알았다. 

 

                                        풀 뽑는 문제를 해결한 도심의 텃밭.

 

옥상에 상자형 텃밭을 만들고 빗물 모아 관수하면  물 주는 수고도 덜 수 있다.

 

보통 밭을 만들 때 작물이 자랄 두둑과 사람이 다니는 고랑을 만들게 된다. 

틀 텃밭을 만들면  고랑의 흙을 파서 두둑으로 올리는 힘든 경운 작업이 필요 없다.

봄이나 여름에는  풀을 베지만 가을 이후에는 풀을 제거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가을에  풀로 멀칭하면 겨울 동안 눈과 빗물에 의해 좋은 흙이 만들어진다. 

 

게비온 위쪽 경사지 땅에 상자 텃밭을 만들자 했더니 동생이 목재 파렛트를 잘라 만들었다. 

 

나무에 방수 페인트를 칠할 새도 없이 작업 시작.

흙이 좋지 않아 마사토와 거름흙을 섞어야 하는데 ,  지대가 높아 들어 올릴 일이 걱정이었다.

 

바로 위에 땅이 무덤처럼 봉긋했는데  파보니 부엽토가 섞인 좋은 흙이었다.

 

파레트 사이 구멍에 돌을 채우고 방수포를 덮었다.

 

인부들이 거름흙을 등짐으로 져다 쏱아 부었다.

 

내가 의도한 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밭 가운데 고랑을 내야 하지만 텃밭이 만들어졌다. 판대리 유기농 마켓,

 

원사장이 밤나무 전지 작업을 하고 재호 총각이 예초기 들고 잡목을 베고 

소나무를 솎아달라했더니  자리 비운 사이에 큰 나무까지 싸그리 베었다.

 

나는 재호 총각이 베어낸 잡목과 칡 뿌리에 근사미를 발랐다.

(산에 잡목이 많다 걱정 했더니 김종상 선셍님께서 근사미를 바르라고 일러 주셨다)

 

오후에 둘째 동생이 보은에 가서 대추 나무 11주를  가져다 심었다.

허리 아픈 사람이 서울- 보은 - 보은 -원주 - 서울, 종일 운전을 한 셈이다.

언제나 알 굵고 단 보은 생대추 맛보려나

 

엄니는 우리가 일을 하거나 말거나 우두커니 시간만 죽이고 계시다가

해 떨어지기 무섭게 "가자!  집에 가자! 어린애처럼 보채신다. 

나이들면 모든 게 부질없고 귀찮아 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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