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리넨 원피스를 만들어 드렸다.
허리 굽은 체형이라 스커트길이를 앞 뒤 다르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할머니 구순 잔치를 하자는데
가리는 음식이 많아 식당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몸에 좋다는 음식 마다하고 짜고 매운 음식을 찾으셔도 지병없이 건강하시다.
워낙에 강건하게 태어나신 덕이다.
며느리가 준비한 떡 케익이 예쁘고 맛있다고 좋아하셨다.
륭이 처 하영이가 사온 플리츠 자켓이 원피스와 깔맞춤이라 흡족해 하셨다.
딸 하나 아들 다섯 거두느라 고단하셨던 어머니
일정시대, 육이오 전쟁 겪으며 궁핍한 시절을 살았어도
몸뚱이 하나 건강해서 안 죽고 살았다는 어머니.
새끼들 배 골리지 않으려 황소처럼 사신 어머니
우리들이 맘 편히 웃을 수 있는 건 어머니가 건강하시기 때문.
세 식구가 저마다 일하느라 적막강산이다가 식구들이 북적대니
개돌이도 덩달아 신이 났다
어머니는 성격이 무뚝뚝해서 아이들이 와도 별 말씀이 없지만
손주들이 방안에 그득하게 쉬다 떠난 자리가 허퉁하다셨다.
팔순 때보다 많이 노쇠해지셨어도
원주 내려 오신 뒤로
장작 패고, 고사리 끊고, 밤 주으며
산비탈 오르내리는 재미로 여생을 보내신다.
'일상 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44회 용문 꽃님이 (0) | 2022.10.29 |
---|---|
1142회 말썽대장 개돌이 (0) | 2022.10.25 |
남의 말 함부로 하는 (0) | 2022.07.31 |
패션 히스토리 (0) | 2022.07.10 |
1019회 사계절 40주년 전시 (0) | 2022.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