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가 들판을 덮었다..
슬안동에서 판대리가는 십리 길,
그 길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
.2일,
아름이랑 산책 길에 잘라온 영춘화 가지를 물꽂이 했다 심었는데
요렇게 앙증맞은 꽃을 피웠다.
갓난아기 보듯 보고 또 보고
4일,
3시경 유알 컬쳐 뒷산에 불이 났다
헬기 3대가 소방작업. 판대리 현장 앞 삼산천 물을 떠다 물을 뿌려 댔다.
옥상에 올라 지켜 보는 내내 조마조마.
4월5일 비오는 식목일의 벚꽃 엔딩
벚꽃눈 흩날리는 길을 달려 산림 조합 나무시장으로갔다.
산림조합원에게 나눠준 상품권에 이만원 보태 사과대추 나무를 사왔다
올해는 그 맛난 사과대추 맛을 보겠다
대추나무는 마디게 자란다고한다.
둘째 동생이 보은에서 가져다 심은 대추나무는 아직 멀었다.
9일
나동 건물 앞에 놓은 안반석
가동 건물을 지으려면 중장비가 들락 거려야 해서 옮겨야한다.
나는 위험하니 장비 들어 오면 옮기라 했다,
동생은 안된다는 말을 제일 듣기 싫어한다
"사람 손으로 안되는 게 어디있어."
동생은 결국 혼자 저 바윗덩이를 옮겼다.
지렛대 끝에 내가 앉거나 어머니가 앉아 힘을 보탰을 뿐.
12일
풍물시장에서 쪽파 두단 오천원에 사왔다.
파김치가 손이 많이 가도 익으면 바베큐 결들이로 먹을만 하다.
13일
순이씨가 뽕잎이 몸에 좋다고 뽕잎순 따러가자 했다.
뽕잎은 아직 안 나왔고 빈 손으로 오기 뭐해서 쑥을 캤다.
한 다라이 정도 캤는데 그 만큼 더 캐야 한대서 점말 마을로 가자 했다.
하회마을처럼 물길이 도는 곳이라 경치가 좋아 걷고싶어서 였다.
쑥을 몽글 몽글 해지도록 소다넣고 푹 삶아 헹구지 않고 짜서 떡집에 가져갔다.
찹쌀 한 말값과 공임 칠만원 합해서 구만 오천원
쑥 캐고 헹구고 삶느라 생각지도 못한 노동을 했다.
14일
엄니가 리드 줄 까지 있는 멀쩡한 개줄을 주워 오셨다.
개돌이한테 갈아 채우는데 녀석이 달아나 버렸다.
해가 넘어간 때라 금방 돌아 올 줄 알고 저녁을 지었다.
새벽에 나가 보니 개집이 비었다
다음 날 아침 김동우 외과에서 엄니 영양제 맞춰 드리는데
동생이 판대리에 개돌이가 와있더라고 톡..
개돌이 데리고 걸어다녔으니 고생 않고 찾아갔을 것이다.
15일,
잔디밭 한쪽에 초화화룰 군락으로 키우려고 터잡어 놓았다.
초화화
다육성이라 돌틈이나 척박한 곳에서 잘 자란다
노지월동하는 여러해 살이. 봄에 파종하면 당해년도 개화가능
오후에 꽃이 피는 가녀린 꽃에 매료당했다.
엄니는 은사초 이발 시키느라 한 시간여 작업
엄니가 건강하신 건 풀 뽑고 나물 캐고 밤 줍느라 몸을 움직이는 덕분
17일,
가을 선생과 통화하다 천 사러 가야 하신다 해서
동화세상 고문단 회의하러 올라갈 일이 있으니 그날 만나자 했다.
천을 골라 놓고 어느 게 좋으냐고 서로 묻는데 결국 처음에 고른 천을 선택.
캐나다 손녀 올리비아에게 줄 선물울 고른 선셍님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는 올리비아가 한 달 휴학 하고 한국에 놀러왔다 돌아갔단다.
사진을 보여 주는데 올리비아 핫세 같이 예쁘다.
점심시간을 비켜간 때라 생선 골목 송정식당에서 줄 서지 않고 점심을 먹었다.
동화세상 고문단 회의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DDP로 모시고 갔다.
볼만한 전시가 있나 살피다가 선생님이 힘드실 것 같아 카페서 수다로 시간 보내기.
20일
밤나무집 할머니 ,지평 주연씨 슬안동 삼거리 집 아저씨께 얻은 다알리아들'
다알리아는 중앙아프리카가 원산지라 월동이 안된다.
가을에 구근을 캐서 스티로폼 상자에 흙이나 왕겨에 묻어서 보관했다가 4월 중순에 심어야 한다.
캐고 심는 게 힘들어 외면했다가 품게 되었다.
27일
친정 남동생 가족들이 왔다
어머니는 증손을 보기 전에는 어버지를 만날 수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대
세째 남동생 아들 민철이가 9개월짜리 윤재를 안고 왔다.
나는 민철이 부부가 아기를 과보호하지 않아 마음이 놓였다
맨발로 흙을 밟게하고 잔디 밭에 앉히고 아기가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지켜 보는 게 좋았다.
나는 윤재를 보는 순간 미국 인형작가 다이애나 덴젤 여사가 78년에 만든 한국아이 인형을 떠올렸다
큰동생도 윤재를 보고 '꼬마 존'이라 이름 지어준 인형을 떠올렸다 한다.
엄니는 낮가림도 않고 칭얼대지도 않고 순한데다 이유식도 넙죽넙죽 받아 먹는 윤재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셨다.
민철이가 몸사리지 않고 잔디 뗏장을 떼어내고 민지는 큰 동생을 거들었다
이날 5시 복지회관 회의실에서 추진위원회 회의가 있었다.
농어촌공사 임병조차장이 파견나와 지역역량 강화와 하드웨어 추진 계획 진행 사항을 브리핑 했다.
동생들은 오크벨리 리조트에서 자고 오전에 판대리로 왔다.
34 살 청춘 민철이가 화목난로 게르에서 들어내고 힘을 썼다.
공작이 낮 동안 바깥에서 놀 수 있도록 그물망 치는 일도 거들어 줘서 대견했다
붙임성 좋은 민철이는 건축 자재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딸흘려 일한 뒤 배불리 점심을 먹었다.
윤재가 할아버지 할머니들 넋을 빼놓고 1박 2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간 뒤로
둘째 세째 남동생들은 큰 동생 일을 거들어 주고 올라갔다.
동생들은 쉴 나이에 고생스레 일 한다고 걱정하지만.
우리 남매는 일을 만들어서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즐거움인 걸 아니까.
30일
순이씨네 팬션에서 바베큐로 노동후 피로를 풀었다.
이런 게 시골 살이 소소한 재미 중 하나다
이번 달에도 공사를 시작하려던 계획이 어긋났지만
산림조합의 절차가 얼마나 늘어질지 기다릴 수밖에.
남들은 고생스러워 어쩌냐고 걱정하지만
정원일 하듯 때 되면 꽃 피고 열매 맺기를 기다리며 내 할 일 한다.
고생도 깨달음이 되기에 가치가 있다
고진감래를 이야기하며 함박 웃음 웃을 수있을 것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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