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따온 나뭇 잎을 천 위에 올려 놓고 본을 뜬 다음,
두 겹으로 꿰매 만든 헝겊 나뭇잎을 이어 붙인 도일리는 내 손끝에서 3년 여만에 완성 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내 마음의 고요와 무심함이 무념 무상의 편안함으로 홀로 즐긴 '휘게'였다.
산책길에 따온 나뭇잎을 늘어 놓다가 도일리 (작은 장식용 덮개) 를 만들기로 했다.
나뭇잎을 천에 대고 오려서
짬나는 대로 꿰매기.
아무개가 보내준 실크 조각 천으로 만든 요요.
연두색 레이온 천으로 만든 나뭇잎들을 이어 붙이고
요요 조각들을 색 맞춰 꿰맸다.
요요 사이에 색유리, 진주 구슬, 유리구슬을 짬짬이 틈틈이 꿰맸다.
엔틱 테이블에 얹어 놓고 가운데 촛대를 놓을 생각,
'휘게'한 시간을 빛나게 해줄 촛대와 나뭇잎 도일리.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게하면 떠오르는게 뭐냐고 물으면 85% 사람들이 양초라고 답한다고.
덴마크 사람들이 연간 베이컨을 약 3킬로 그램 섭취한다는데
연간 6킬로 그램의 양초를 태운다면 덴마크의 양초 소비량은 유럽에서 단연 최고.
유럽인들은 2차 대전 당시 적의 전투기를 피해 등화 관제를 했었다.
1945년 5월 4일 저녁 BBC는 독일군이 철수한다고 알렸다.
지금도 덴마크 사람들은 불을 환하게 켤 수 있는 5월 4일을 기념하기 위해 창가에 촛불을 켜둔다.
나는 양초가 없으면 휘게도 없다는 덴마크 사람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지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면 양초를 밝혀 휘겔리한 시간을 빛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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