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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회 멜크의 추억

멀리 가는 향기 2024. 10. 11. 12:29

오스트리아 빈 인근 바하우계곡의 멜크 수도원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트 에코의 세계적인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의 배경이 된 곳.

그는 멜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것이 소설의 바탕이 되었다고 밝혔다.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수도사 윌리엄의 이야기는 20세기 최대의 문제작으로 불린다.

 

소설과 영화를 보고 멜크 수도원을 방문하면, 소설 속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화려하고 웅장한 수도원에 놀란다.

반원형 발코니를 지나 유리문을 통해 들어선 도서관은 벽 전체를 가득 채운 책장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으며,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은  멜크 수도원 1000년의 세월을 말해준다.

12개의 도서실에 10만 권의 고서와 9세기에서 18세기의  필사본 1,800여 점이 보관되어 있다.

 

첫 번째 도서실 옆으로 난 문을 통하여 두 번째 도서실로 이어지고,

나선형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황금빛 조각으로 치장 된  바로크 성당으로 들어서게 된다.

화려한 천장화와 벽돌색 기둥과 금빛 조각 장식은 아름답다는 말로 부족하다.

수도원에서 내려다 본 마을 정경에  넉을 잃은 나는 아쉽게도 마을 골목길을 걸어보지 못했다.

페키지로 동유럽 국가들을 둘러 보았기에  아쉬움이  컸다.

그 뒤로 가보고싶은 곳 여행 일정을 짜서  자유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마음 속에 아쉬움으로 남은 멜크 마을을  수 놓아 액자에 담아두기로  했다.

 

2015년 1월에 스케치 하고  손도 못대다가,

 

자투리 천으로 마을 배경 꿰매 잇고,  마을의 집들은 아플리케 하고  나무와 꽃들은 수를 놓았다.

 저녁에  티비 보면서 짬짬이 수를 놓았는데.

눈이 침침해져서  거칠게 바느질된 곳은  뜯어서 고치기를 여러 차례.

우뚝 우뚝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와 포도밭을 구비 도는 마을 길을 떠올리면 미소가 피어올랐다.

 

24년 10월 11일  그만 됐다 하고 바늘을 놓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우리 문학의 쾌거였다.

 

가로 32 X  세로 27 cm  빈티지 액자 프레임을 구하면  내 방에 걸어두고  꿈길에서라도 걸어 볼 생각.

정원 입구 파빌리언  앞까지 갔어도  들어갈 시간이 없었다.  

아름다운 정원을 눈앞에 두고 분수대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안타까움도 컸다.

나처럼 혼자 온 룸메이트 취미가 사진이라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어주었다.

 

구멍 뚫린 식탁보로 만든 스커트 덕에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레도  받았다.

모헤어 울사로 손뜨게한 스웨터에 깔맞춤한 딸기꽃 뜨게 목걸이도  유럽 여성들의 감탄을 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