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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스타일

1218회 호박목걸이

멀리 가는 향기 2024. 4. 26. 17:36

 

앨버트(미국)는 광산개발자 아버지 사업을 도우며  무역업을 하던 중 외신기자 UPI통신사 특파원)로 활동했다.

( 아버지가 경복궁에 전기 개설을 하면서 광산 개발권을 따냈다고)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수탈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조선의 독립운동을 취재해서 서방에 알렸다.

 

배우 출신 메리(영국)가 행촌동  권율장군 집터 은행나무에 반해 그 옆에 터를 잡았고 , 

 'DILKUSHA 1923'을 초석에 새겼다고 한다.

 

   신문에 실린 메리의 결혼 기사 

 

앨버트가  광산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일본에 머무는 동안 , 메리는 일본에서 순회공연 중이었다.

남동생이 전사했다는 소식에  상심한 메리를 친구가  파티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앨버트를 만났다.

앨버트는  인도로 순회 공연을 떠나는 메리에게  호박목걸이를 선물하며 찾아가겠노라 약속했다.

인도에서 재회한 그들은 봄베이의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서전 제목을 <호박목걸이>로 할 만큼 호박목걸이는 어린 시절부터 메리에게  의미있는 물건이었고,

남편 앨버트와의 만남의 고리가 되는 물건이기도 했다.

앨버트가 선물한 호박 목걸이는  조선 선비의 갓끈 장식이었다.

(당시 메리 린리는 명성왕후의 서양복식 착용을 도울 만치 사교계에 영향력이 있었다.)

소설 속 메리는  인생의 고비 마다 호박 목걸이에  의미 부여를 했다.

 


사십대 중반 인사동 공방에서 특이한 앰버 목걸이를 발견 했다.

사진 속 원석 모양에, 와인색 앰버 색상이 매혹적인, 목걸이 줄을 동양 매듭으로  엮은 수공예품이었다.

큰 맘 먹고 내게 선물한 그 목걸이는 내게 없다.  목걸이  매듭이 헐거워 흘렸을 가능성이 크다.     

서운한 마음에 와인색 가락지, 벌꿀색 귀고리 반지를 작은 원석을 엮어 만든 빈티지 팔찌도 구입했다.

'호박 속에 영혼이 깃들어 무언가를 끌어당긴다'는 속설과 다양한 앰버의 빛깔에 끌린 것이다.

 

 

 

중국산 모조 호박 구슬이 생겼다.  

구슬을 꿰어 패션 악세사리 목걸이를 만들었다.

 

 

북유럽의 골드 앰버 (호박) 이야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앰버가 머리카락이나 먼지를 끌어당기는 현상을 보고

 정전기를 발견했기에 전기(엘렉트론)의 어원이 되었다.

정전기 현상을 알지 못했던 당시 호박 속에 영혼이 깃들어 물질을 끌어 당긴다 여겼다고.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엠버 향을 전통적인 축제나 의식에 사용.

현대에는  테파리(보석 치료법)로 사용

'불타는 돌' 어원에 맞게 호박을 태워 송진향 원료로 사용,

러시아 귀족들은 패치카에 테워 방향제로 썼다고.

 

조선시대에도  노리개, 비녀, 마고자 단추, 갓끈 등 장신구로 지니고

피가 맘추지 않는 응급상황에 장신구 호박을 갈아 지혈제로 썼다고.

 

호박의 마찰 전기성과 호박 오일에 따른 효능

앰버를 착용하면 피부 마찰 전기가 음이온으로 변환되어 건강에 도움 된다는 점

앰버 오일  석신산Succinic Acid 이 마찰에 의한 온도 변화에 고통을 줄여주거나 안정을 준다는 등

유럽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엠버 목걸이를 착용케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유아용 목걸이 팔찌 유행. 

 

매끄럽고 둥글게 마무리된 것은 바다산 , 거칠고 어두운색을 띠는 것은 육지산  구분

"

육지산 엠버 채굴 현장.(우크라이나)

우람한 나무를 쓰러트리고  굴삭기 등으로 굴을 파고  채굴.

육지산 원석

발트해에 거센 남서풍이 불어 바다가 뒤집힌 날  호박사냥꾼들은 그물과 양동이를 가지고  몰려든다.  

파도를 타고 뭍으로 밀려오는 호박을 주워담기 위해서다.

바다산이 모서리가 다듬어졌고 색이 투명해서 값이 더 나간다고.

칼리닌그라드는 모스크바에서  1200㎞ 떨어진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주(洲)다.

원래는 독일 영토였다.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가 태어난  대륙의 섬. 

발트해와 주변국에 둘러싸여 러시아 본토와  연결된 육로가 없다. 

 

방치됐던 이곳이 '발틱의 황금' '태양의 돌'이라 불리는 것은 호박 때문이다.

칼리닌그라드에 전 세계에 매장된 호박의 약 90%가 묻혀있다.

 호박이 로마·그리스·이집트와 아시아로 팔려나간 경로는 ‘앰버 로드(Amber Road)’가 됐다.
 중국인들이  호박을  칠보(七寶) 중 하나로 여겨 호박 수요가 급증 10년새 가격이 10배로 뛰었다.

 

불법 채굴꾼과 단속반이 쫓고 쫓기며 불법과 부정부패가 판치는 곳이 된 칼리닌그라드.

최근 러시아는 (KGB) 관리를 보내 정부 소유 광산에서 채굴 판매를 관리하고 있다.

생산량도 늘려 연간 약 400톤을 생산한다. 불법 채굴 단속도 강화했다.

생산·판매를 감독하면서 모든 원석을 중국에만 판매하는 방침을 정했다.

현지 중개상이나 세공업자의 원석 구입은 불법화했다

 

호박 밀수는 2012년에 비해 4배가 늘었다.

젊은이들도 “마약보다 팔기 쉽다”며 너나 없이 불법 채굴에 뛰어들었다고.

 

 

심지어 폴리에스터, 폴리스티렌 모조 호박을 정밀하게 재조한다.

진품과 구별이 어려운데 가열할 때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난다.

소금물에 뜨는 호박의 특징을 고려해  진한 소금물에 담가보면  진품 여부를 테스트 해볼 수 있다.

 

 

앰버 형성 과정에서 생물이 통째로 굳은 것도 발견 . 보존 상태에 따라 고 생물학 연구에 요긴하게 쓰인다. 

호박에 보존된 유기물질에서 DNA를 추출해보자는  미국의 고생물학자 앨런 웰슨의 논문을 보고 ,

호박  안에 갇힌 모기 에서  공룡 DNA 를 추출 공룡 복원하면서 생기는 일을

소설로 쓴  '쥬라기 공원'은 영화로도 성공을 거뒀다. 

 

 

전설속으로 사라진 호박방 25년만에 부활

2차세계 대전 직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궁전에는

벽면 전체와 천장을 7톤의 호박 조각으로 빈틈없이 채운'호박방'이 존재했다.

호박과 예술이 결합돼 빚어내는 화려함은 당대 최고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 되었다.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1701년에게 만든 방을 ,  표트르대제에게 선물하면서 러시아로 옮겨졌다.

 

 

14미터, 높이 5미터의 호박방은 2차세계 대전이후 자취를 감췄다.

나치에 의해 약탈당했다는 추측 뿐, 누가 어디로 가져갔는지,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다.

전세계 보물 사냥꾼들은 러시아와 독일 전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아낸 건 고작 사진 한장이었다.

어쩔 수 없이 러시아 정부는 30여 년 간의 호박방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800만달러를  들여 호박방 복원.

50여명의 복원사들의 25년 작업을 거쳐  200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300주년 기념으로 공개 .

현재 전세계의 시선과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사라진 호박방을 소재로  스티브 베리의 소설 <호박방>이 번역 출간되어,

호박방 방문 관광객은 더 늘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방, 8대 불가사의중 하나인  호박방을 보기 위해  3 시간은 기다려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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