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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향기 스타일

1155 회 리즈 시절

멀리 가는 향기 2023. 1. 23. 12:45

아무개가  앨범을 만들어 주겠다고 리즈 시절 사진을 모아 달라했다.

리즈시절은 '황금기' ' 전성기' 또는 '왕년'을 뜻하는 젊은 애들 유행어.

 

                                                                2006 세브란스 중환자실 면회

 

아이러니하게 나의 리즈시절은  사별후 56세부터다.

 

병원출입 모르던 동갑내기 남편의  죽음은 내 인생의 쓰나미 같은 충격이었다.

남에게 일어나는 불행이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사건이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 같아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던 삶이 나를 위한 충만한 삶으로 전환된 시기였다.

 

쉰 다섯의 나는 연극 대사처럼

'매일 눈 뜨면  어디가 아픈 건지 슬픈건지 내 몸은 젖은 모래로 꽉 찬 것 같았다.'

 

                                                 2007. 3 상해

 

 

이가을 선생님이  상해로 불러들여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다독거려 주었다. 

상해에서  돌아온 뒤 딸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필모어 스트릿   유명 재즈 싱어들의 이름이 새겨있는 아름이네 아파트 앞 거리는 .

재즈페스티벌 공연장이 되었다.

 

 

 

연두색 스카프를 두른 할머니가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었다.

그녀의 주름진 얼굴에 핀 웃음꽃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엄마도 저렇게 늙어갈거야."

아름이가 나를 보고 웃었다.  몸치인데  그게 가능해? 하는  비웃음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여행이 우울증을 치유해 준 셈이다.

 

 

 집에 오자마자  스포츠 센터에 등록했고  필라테스와 벨리댄스로 건강부터 챙겼다. 

 

                                        2007 베스트베이비 잡지  인터뷰

 

인터뷰도 하고 강연도 나가고 원고도 쓰고  바쁜 일상을 보냈다.

 

 속마음 터놓을 수 있는 지인과 시간을 보내며 웃음도 되찾았다.

 

 

 

"선생님은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지요?"   "당연하지."  " 나도 그럴거라 생각했어요."

부모에게 방임된  상처를 반어적으로 드러내는 아이를 보고  동화작가의 책임을 실감했다..

 

 

2009.9 인사동 남이섬  /   

 

책과 담쌓은 아이들  손에 책을 들려주기 위해 <인형으로 읽는 동화전> 전시도 시작했다. 

 

                                              2010 비룡소 송년파티

 

작가와 편집자들이 모인 송년파티에서   몸치 탈출을  실행했다. 

첫번 째  버킷리스트 실행.

 

 

2010.캄보디아 프레이벵 마을

 

레지나 수녀의 엔지오 활동을  후원하던 마중물 아이들과 해외 봉사 활동 참여.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2011 몽골 알탕블락 솜  나무심기 우물파주기 행사 

 

11년- 12년 시흥시 맹꽁이책방  아이들과 알탕블락 솜 봉사 활동   . 두번 째 버킷리스트 실행

 

2011   영국 그래스미어 윌리엄 워즈워스 도브하우스  /  

 

영화 <미스포터>를 보고 예술 문학기행을 꿈꿨다. 

일정표 짜놓고 아름이 귀국후 세 번째 버킷리스트 실행.

 

                                                  2011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2011 스위스 하이디마을

 

                                                   알프스 산자락에서 벨리를 추다

 

2013 남산 

                       영국산  양모는 보온과 방수 기능이 좋다.

망토Manteau 기장이 긴데도 가볍기까지 해서 아끼는 옷이다. 

입술 포켓에  장갑 모양 아플리케를 하고 손가락에 반지와 팔찌를 수 놓았다.

 

2014   파주  벽초지 수목원 

 

     검정 양단 원피스에 양귀비꽃을 수놓고  모자에 양귀비 조화 .코사지

 

 

2014  구파발 

                           연보라 니트 가디건에 꽃다발 부케 수놓기

 

 

 

 백두산 천지를 기어올라 굽어 본 뒤로 고소공포증을 없에리라 작정했었다.

노르웨이 피요르드 일정 짜면서 가장 무서운 절벽 선택

2015  노르웨이 뤼세 피요르드  프레이케스톨렌

 

 깍아지른 절벽에 서서 눈에 확 띄는 사진 찍으려고 진 노랑 쫄티를 입었는데, 

 울면서 기어가 일행들의 부축으로 엉거주춤 일어섰던 흑역사. 

  버킷 리스트  실행에 의미 두기로 

 

2015 스웨덴 삐삐월드

 

스즈끼 멜빵 청바지 입고 짝짝이 양말 신고  양갈레 머리 땋고  주근깨 그리고  삐삐 코스프레를 했다.

 

2016 영국 바스 제인오스틴 센터  

 

  영국 바스에서  매년 9월이면 제인 오스틴 축제가 열린다. 

관광객들이 18세기 의상을 입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착가를 추모하는 축제를  즐긴다.

18세기 전통의상을 입은  참가자 숫자로  세계 기네스 북에 오르기도 했다.

 

2016 남프랑스 에즈

 

지중해의 정원 에즈는 나선형 성벽이 겹겹이 둘러쳐진 요새 같은 마을이다 

사람들 발길에 반질반질 닳은  박석을 따라  걷다 보면  해안가 절벽 전망 좋은 곳에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이곳에  일년 중 11달, 실내를 온통 꽃으로 장식하는 특별한 레스토랑 Mas Provencal(프로방스 별장)이 있다.

 

 

 

2012년 요코하마. / 이름도 모르고 반했던  푸른꽃

2016 니스 /  

 

니스에서 다시 만나 이름을 알아냈다.

스카이 플라워로 불리는 플럼바고. 푸른 빛에 반해 애정하는 꽃나무가 되었다. 

 

         

2016  풍선

 양모 편직 망토, 스웨터에 달린 머플러를 잘라 만든 모자. 손뜨게 카네이션 꽃 코사지

 

2017 스위스마을

                                                       깅엄 체크 천으로 만든 플레어 스커트

 

2017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섬 빨간머리 앤의 집   

 

   영국 벼룩시장에서 산 빈티지 원피스 리폼하고  앤을 수놓은 앞치마 착용 

 관광객들이 사진 같이 찍자고 불러세우기도 

 

             2018 교토 

 

교토 관광객들은 기모노 코스프레를 한다.   

물빨래 가능한 실크 저고리 만들고  붉은색 유똥 천으로  통치마 만들고

아얌을 만들어 썼다.  오다가다 한국 관광객들 인사를 받았다 

 

 

2020 원주 간현

                                       리넨 보닛  리넨 원피스와 에이프런  작업복

 

 

2022  덕수궁 돌담길

 

         " 인형언니, 원주 가면 추울텐데......"  티아라가  선물한  밍크 하프코트. 

         그녀는 목석같은 남편 바라기 보다  예쁜 옷이나 원없이 입자고 옷가게를 한다.

         안팔리던 옷도 입고 있으면  손님들이 벗겨갈 정도로  멋부릴 줄 안다.

         그 덕에 장사가 잘 돼  두 아이 유학 밑천도 대줬다고. 

      

           하프코트   안감을  꽃무늬 실크로  천갈이 하고 머플러도 세트로. 만들었다.

 

2022 신안 퍼플섬

                                 신안 예술의 섬 일정 짜면서  퍼풀섬에서 입으려고 만든 리넨  원피스

 

2023 우도.  훈데르트 바서 파크

2023. 안돌오름 비밀의 숲

 

인생에서 전성기는 짧다,

애쓰고 정상에 올랐으니 

느긋하게 찬찬히 아름다운 것들을  즐기며 내려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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