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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화 <공작부인> 속 패션에 홀리다-로코코 패션 길라잡이

멀리 가는 향기 2009. 3. 8. 21:50

 

 

영화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을 봤습니다.

저는 시대극을 좋아합니다. 사실 스토리보다, 영화 속 재현된 의상의 정확도와

복식을 살펴보기 위해서죠. 키아라 나이틀리는 영화 <어톤먼트>에서도

황홀한 초록색 드레스를 입더니 이번에는 조갯살 차우더처럼

따스하고 희뿌연 햇살이 비칠것 같은 로코코 시대의

패션을 소화 했더군요. 영화 속 패셔니스타로

항상 선정되는 그녀가 부럽습니다.

 

 

이 의상은 흔히 로코코 후기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의상입니다.

나이틀리가 쓰고 있는 모자도 흔히 목동 모자라고 불리는 것이죠. 마리 앙트와네트도

집정 후기로 가면서 이런 의상들을 즐겨 입었습니다. 그만큼 로코코 시대는 화려함과 여성적 우아함

의 극치를 향해 달렸던 시대고, 이런 장식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정신적 반성을 불러일으키고,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전풍 패션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이런 패션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죠.

 

 

바로 공작부인의 헤어스타일이 당시 유행하던 퐁탕주란 것입니다.

45센티미터 높이였다니 놀랍지요. 이 퐁탕주가 영화 후로 가면서 머리카락을 부풀리지 않고

뒤로 빗어넘긴 우아한 스타일의 헤어스타일로 변합니다. 흔히 퐁파두르형 헤어 스타일이라고 하지요.

머리장식을 보면 화려한 꽃장식들이 눈에 띠지요. 이때 당시 머리 장식은

패셔니스타가 되기 위한 필수요소여서, 인형 태양 모양, 실물의 과일까지 올려서

장식을 한후 '아름다운 화원'같은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는 군요.

물론 풍자만화가들은 당시 헤어스타일을 비꼬는

작품들을 자주 그렸지요.

 

여기에 입술 위에 붙인 애교점도 눈에 보입니다.

이 당시 애교점은 일종의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사용되었다고 하지요.

어떤 부위에 붙이는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졌으니까요. 영화 속 이미지처럼

입술 바로 위에 붙이면 '지금 내 몸이 뜨겁다'란 뜻이었다니 제대로 의사소통을 전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남자들은 어디에 애교점을 여자들이 붙였는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후기로 들어서면 지나치게 신체를 옥죄었던 코르셋도 많이 느슨하게

됩니다. 여인들의 모자 위에 달려 있는 장식이 뭐냐고 물으시던데, 이 당시는 타조털을

모자 장식으로 자주 사용했다고 해요.

 

 

이번에는 남자들의 의상을 좀 살펴볼까요.

이때 남자들의 복식은 프락이라 불리는 코트와 그 속에 베스트(조끼의 원형)을 입고

바지는 흔히 뀔로뜨라고 해서 무릎 밑까지 오는 통 좁은 바지를 입었습니다.

여기에 트라이코트라 불리는 삼각모를 썼습니다. 이 모자는 후에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모서리가 두개인 형태로 변화하게 되지요.

이 프락은 앞의 단추를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 열어 놓아

속의 베스트를 보이도록 입는게 방식이었고요.

 

이 당시엔 옷보다 더 비싼 것이 바로

부자재의 종류인 단추였습니다. 단추의 디자인도 다양해서

칠보나 금, 소설 속 장면을 유리에 세공해서 세련미를 더한 것도 있었다고 하죠.

이외에도 진주, 도기, 상아로도 단추를 만들었지요.

 

요즘 흔히 남성복 라인이 몸에 딱 맞게 슬림하게 나오는 경향들의

시작이라고 봐야죠. 이 당시 남성복들은 여성복 못지않게 우아하고 슬림했답니다.

넙적다리의 곡선까지 드러날 정도로 타이트하게 입었다고 하네요.

여기에 무릎길이까지 오는 양말을 신었고요.

이 양말은 주로 프랑스제 실크 양말들이 귀족들에게 인기였다네요.

 

 

여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바로 ?르린이란 것이죠.

이건 후드가 달린 망토 스타일의 의상인데, 보통 힙을 덥는 정도까지

내려 왔다고 해요. 앞 목에서 리본 처리를 해서 우아함을 더했고

보통 팔을 뺄 수 있는 슬릿이 양쪽에 있는 것도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영화 <마리 앙트와네트>에 비해서 의상은

그리 새롭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모자들이 다양하게 선보여서

여성들이 쓴 당시의 보넷을 자주 보게 되더군요.

 

흔히 이 영화를 소개할 때, 공작부인이 당시의 패셔니스타로서

패션 아이콘으로 역할을 했다고 쓰고 있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당시는 바로

패션 저널리즘이 막 발흥하기 시작한 시기거든요. 이 당시 <레이디스 머큐리>와 같은

패션 잡지들이 등장하면서 여성들의 최신 패션을 소개했고.

프랑스에서 수입된 패션 인형들이 실물로 의상을 보여주었던 시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로코코 시대의 의상을 참 좋아합니다.

여성성이 극치를 다달았던 시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은밀하게 자신의 세계를 지키며 살아야 했던 귀족들의

시대적인 우울함이 배어나오기 때문이죠.

 

실제 영화 이야기보다는 의상 이야기로 채워버렸네요.

스포일러성 이야기는 이제 좀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시대극을 보는 재미란게, 이런 작은 소품들, 패션들을 조금씩 알아가며

보면 더욱 흥미롭게 볼수 있답니다.

 

                                           

 

                                                                                  

출처 :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
글쓴이 : 김홍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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