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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나들이

[스크랩] 덕수궁미술관--- 권진규전

멀리 가는 향기 2010. 12. 23. 21:09

 한상순씨 수상식이 끝나고 동시문학회 총회를 하는데

그 자리에 앉았기도 뻘쭘했다.

뒷풀이자리에 끼려면 총회가 끝날 때까지 어디 까페에 가서 기다려야 할판인데.

미부정은 모씨랑 까페에 있다는데 거기 찾아가기도 그렇고

혼자 덕수궁으로 발길을 돌렸다.

 

 

석조전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서울에 친척들이 오시면 모시고 가서 이 건물 앞에서 사진 찍어드리곤 했었다

 

미술관에서 조각가 권진규 전을  한다. 우리 남편 홍대 다닐 때 문턱이 닿도록 드나들던 데이트 장소다.

권진규하면 지원의 얼굴 흉상이 떠오른다.

그의 여인상은 하나같이 윤곽이 또렸하고 계란형 미인들이다.

이날 전시장을 둘러 보면서 느낀 건데 스승 시미즈 다카시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었다.

다카시는 1920년대 프랑스로 건너가 부르델의 아틀리에에서 조각을 배운 일본 근대조각의 거장이다.

 

 

..............................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건칠을 되풀이 하면서 오늘도 봄을 기다린다.

까막까치가 꿈의 청조를 닮아 하늘로 날아보내겠다는 것이다.

1972년 <노실의 천사를 작업하며 읊는 봄,봄>의 말미.

 

<건칠=점토나 석고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옻칠로 모시나 삼베를 겹쳐 바르고 건조시키는 전통방법.>

그는 그 다음해 전시중인 작품 앞에서 자결을 했다 한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헤밍웨이처럼 더 나은 작품을 쓰지 못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서?

 

 

 

 

 

 

 

 

 

석조전 후원.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동물원이 있던 자리다.

월산대군의 사저였던 덕수궁의 나무 힌그루  돌멩이 하나라도 함부로 해선 안된다.

우리 조선의 역사를 눈 부릅뜨고 지켜본 역사의 산 증인들인데.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문화재도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면서 몸살을 앓는다.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

 

나는 이 길을 참 많이 걸었다.

아버지 사무실이 이 길 끝자락에 있었고

남편 따라 그림그리러 많이 왔고,

아이들 데리고 소풍다닌 곳이다.

 

 

시립미술관에서 웬디 워홀전을 하고 있다. 이건 4월까지 한다니까 아껴두었다가 보기로 한다.

 

정동길 카나다 대사관 앞의 느티나무.

나는 나목이 좋다. 가진것 다 내려놓고도 씩 씩하고 당당하게 눈보라 비바람을 맨몸으로 견뎌내는 나무.

저 속에 어느새 봄을 준비하고 있다.

 

 

 

  역사 박물관 앞의 전차

 

버스를 기다리다 건너편 흥국생명 빌딩의 조각상과 조우하다.

미국 조각가 가 만든 <망치질하는 사람>은 1분 17초에 한번씩 망치질을 한다고.

 

버스에 올라탔는데 정류장을 향해 길을 건너오는 이가 있었다.

고운 개량한복 차림 때문에 눈에 뜨인 것이다.

"정선혜!"

그녀가 내 목소리에 깜짝 반긴다.

그녀 얼굴빛이 환하다. 그러면 됐다.

 

출처 : 계몽아동문학회
글쓴이 : 향기 원글보기
메모 :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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