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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연

[스크랩] 명품교육 꿈의 교실

멀리 가는 향기 2010. 12. 23. 21:24

 

 

순창군 복흥면에 위치한 동산 초등학교는 내장산 단풍고개를 구비 돌아야 만날 수 있다.

전교생 35명의 초미니 학교.

그래서 더 오순도순 정다운 학교.

 

 

학교는 온 몸으로 이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지 자랑하고 있었다.

 

 

전국의 학교를 찾아갈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교장선생님이 어떤 마인드를 가졌느냐에 따라 학교 운영이 달라진다.

 

교장실을 들어서는 순간,

신문지 위에 널어 놓은 국화향이 먼저 반긴다.

김수자 교장선생님은 지는 꽃도 아까워 이렇게 포푸리를 만들어 즐긴단다.

                그녀의 따뜻한 성품이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결손가정의 아이들을 어루다독여 보듬어  안았다.

 

 

 

1:1 맞춤교육의 전형은 각 학년 별 교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울의 콩나물교실에 비하면 그야말로 명품교육의 현장이다.

사교육이 필요없는 꿈의 교실인 것이다.

 

대도시와 농촌의 학교가 지매결연을 맺고 교환학생 제도도 운용하고

방학을 이용해 도시 농촌 간 민박체험을 하면  바랄것이 없으련만.

 

 

5학년 담임 안소현 선생님이 담당한 도서실 운용은 괄목할 만하다.

독후활동의 결과물들이 인절미처럼 쫀득쫀득 찰지고 맛나다.

 

 

 

 

                            이 학교 아이들은 등교하자마자 도서실에 모여 40분동안 '사제동행 아침독서' 시간을 갖는다.

                                 얼마나 감동적인 책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는지를 독서신문을 통해 자랑도 한다.

 

 

......본교 학생들이 좋아하는 책을 쓰신 분이시며, 전북을 고향으로 두신 김향이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얻고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을 얻길 바라며,

학부모님들 또한 자녀들의 독서교육과 글쓰기 지도 방법 등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

독서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11월 1일 안소현 선생의 메일을 대하는 순간 마음이 움직였다.

평소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

한달에 8번 이상의 강연은 무리였다.

 

 

                                   이미 10월부터 아이들은 독후활동으로 저자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다.

 

                        

                                안 선생의 메일을 보는 순간 벽지학교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이 떠올랐다.

 

 

                           스케줄을 쪼개고 쪼개서 18일로 날을 잡았는데 하필 수능일이었다.

                                   서울에서 6시간 달려 내려가 만난 아이들.. 

 

 

                              아이들은 자신들이 재미나게 읽은 책의 저자를 만날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다.

 

 

 

 

해맑다는 표현이 부족하다.

머루알 같은 아이들의 눈망울이 시종일관 내게서 떠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께  선물 받는 책과 내게 상으로 받은 책에 사인을 받는아이들은 생일날처럼 즐거워 했다.

 

                   장래 희망이 작가인 아이는 내  손을 잡고 팔짝팔짝 뛰었다.

 

                                         2시간이 짧았다.

                                         묻고 답하며 웃고 소통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이들은 우리가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을 문득문득 떠올릴 것이다.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자신의 롤모델을 찾고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몸으로 보여주시는 선생님들.

나는 이 분들이 교직을 천직으로 삼아 페스탈로치 정신을 온 몸으로 보여주실 것을 믿는다.

 

 

                                        "선생님, 우리 야구하는 거 보고 가세요!."

                              교감 선생님과 뛰어 노는 이 시간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선생님 또 오세요. 기다릴게요오."

 

 

                                시골 학교 아이들 대부분은  결손가정의 그늘로 표정이 없고 숫기없는 행동을 했는데,

                                    이 아이들은 달랐다.

                                     조손 가정, 결손 가정, 다문화 가정의 어두운 그늘은 찾아 보기 힘들다.

                                    천진무구. 학교 생활이 마냥 신난다.

                                    아이들과 뛰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이번 강연은 어머니와 동행을 했다.

 강연 끝내고 복흥면과 근접한 고향, 임실 이모님댁에 들를 생각으로.

 

                              내장산 단풍은 이미 끝물이라는데 아직도 황홀경이었다.

                               내장사 백련암은 기암괴석을 병품처럼 둘렀다.

 

묵언 수행중인 스님들의 처소를 지나

 

                                        사찰 경내를 조용조용 눈맞춤했다.

 

 

 

단풍은

지아비로

아버지로

고단한 세월을 보낸

오십대 남정네의

시린 어깨에 달아주는

훈장이다.

 

그래서 더욱 붉고 처연하다

 

 

 

 

 

 

                 

                                                     서둘러 얼굴 내민 초저녁 달이 우리를 엿보는 사이

 

 

가만가만 숲길을 내려왔다.

 

 

 

 

 

 

 

 

 

 

 

이모님댁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서리 맞은 배추들이 내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배추파동으로 금치 대접을 받는 배추들을 이모님은 자식 키우듯 애지중지 보살피신 것이다.

출처 : 계몽아동문학회
글쓴이 : 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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