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무리 바빠도 며칠 미뤄둔 펜레터 답장을 쓰기로 했다.
오늘 파주 법원리 골짜기 작은 학교에 다녀왔다.
강연 끝내고 다과를 준비한 교실에서 차를 마시는데
한 아이가 사인지를 들고와서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저기요. 선생님이 죽으면 이 싸인 백만원 쯤 받을 수 있나요?"
함께 있던 선생님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오냐. 비싼 거니 잘 간직해라."
교장실을 나서는데 그 아이가 쫒아와서 볼멘 소리를 했다.
"선생님 종이가 젖어 버렸어요. 다시 해주세요."
종이가 마르면 괜찮다고 달래놓고 돌아섰다.
교실에서 합동사진 찍을 때 내 허리를 껴안고 까치발을 들고 있던(키 작은 아이들은 앞에 앉으라 했기에)
1학년 여자 아이는 교문까지 졸졸 따라와서 배꼽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었다.
그 순진무구를 어찌 모르척 하겠는가.
펜레터를 모아두었다. 1180통의 편지묶음은 두 손으로 들 정도로 묵직하다.
이것이 동화작가로 살아가는 나의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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