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촌집 마당에는 사철 꽃이 피고졌다.
꽃은 아름답다.
꽃의 아름다움은 크나큰 위안이고 치유다.
눈뜨면 꽃마당에 나와 꽃 자식들을 돌보시던 어머니
어머니는 꽃을 보며 시름을 잊으셨다
꽃은 아주 힘이 쎄다
꽃의 아름다움으로 슬픔과 괴로움도 물리칠 수있으니까.
꽃이 한창 이쁠때면 마당에서 잔치도 벌렸다
마당에 핀 꽃들은 음식까지 맛나게 한다.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하는 날도
꽃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꽃꽂이를 배우고 요리학원에 다닌적은 없지만
음식만드는거 즐기고 꽃을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눈썰미가 생긴다.
마당의 꽃 몇 가지 슬쩍 잘라다가 약탕기에 꽃아도 그림이 된다
꽃은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
꽃에 어울리는 화기를 고르고 색상의 조화를 맞추고
꽃이 놓일 장소를 선택하는 일
그 과정이 번거롭기 보다 기쁨이다.
해바라기를 꽃으며 지바고의 라라를 떠올리고
길섶에 핀 여뀌도 그냥 마음 가는대로 꽃으면 애잔한 분위기가 있다
사별의 아픔을 치유해준 것도 꽃이었다.
우울증을 이겨내려고 온 집안 눈길 가는데마다 꽃을 두었다
화장실 귀퉁이에도 꽃을 두어 마음을 밝히려 애썼다.
가족들의 기념일에도
코사지에 초를 꽃아도 멋진 센터피스가 된다
강연장에서 종종 꽃선물을 받는다.
내 작품을 즐겨읽는 독자들은 <작가의 말>을 읽고도
내가 얼마나 꽃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선물로 받은 꽃을 좀더 오래 보기 위해 화기에 옮겨 꽂는다.
이때 아스피린을 화병에 넣거나, 락스를 한 방울 넣으면 꽃 줄기가 상하는
속도를 늦추어 꽃을 좀더 오래 볼 수있다.
꽃줄기가 상하면 꽃송이만 따서 수반에 띄워 놓고 향초를 켜놓기도 한다.
이럴 때 나는 '꽃배놀이'한다고 한다.
늦은밤 차 한잔 생각날 때도 늘 꽃을 가까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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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엄마를 닮는다더니 아름이는 학교에서 글짓기 상을 곧잘 타왔다.
'엄마가 써준거라고' 친구들이 비죽거려서 스트레스가 되었단다.
엄마와 담임선생님에게 등 떠밀려 문예창작을 전공했지만 그냥 놀았다.
꽃 좋아하는 엄마를 닮아 미국가서 풀로리스트 과정을 공부했다.
(이건 엄마가 도와줬단 소리 안 듣겠지)
대학때 작품 한편 안 쓴 날나리가 올 A 성적표도 엄마 선물로 바치고
즐겁게 공부했다.
2010년 1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장 꽃장식 맡은
케빈리 교수 밑에서 인턴쉽도 마치고 돌아왔다.
000000호텔에 취직해서 꽃을 만지다가 아기를 가지라는 압력에 직장을 그만 뒀다.
일손을 놓고 좀이 쑤신 서아름씨가 명함을 만들었단다.
라 풀로레스. 010-9575-3911
축하할 일이 많은 5월 꽃선물을 하고싶으시면 아름씨를 찾아주세요.
Areum Seo | areums@yah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