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새벽에 '올리브' 발에 얼굴을 차였다. 코고는 소리를 피해 반대로 자다 코를 한 방 맞은 것이다.
그 바람에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아침에 '올리브'가 산책을 나가자 했다.그녀는 꽃그림을 그렸고 나는 사진을 찍었다.
런던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라 기차 시간 까지 여유 시간이 있었다.
로드메니저 더러 코스프레 놀이를 하자 했더니
"우리 엄마가 정상인이었으면 좋겠어."아름이 말에 또 웃음이 팡 터졌다.
"준 삼촌이 있으면 이쁘게 찍어 줬겠지만 기대는 마요."
선보넷이 쓰고 싶어 조끼랑 원피스를 세트로 만들었는데 한국에선 시선집중이라 못 쓴다.
영국 고택 배경으로 화보촬영하려 했더니 .......
내 모자를 본 프란체스카 할머니 당장 빌려 달란다.
내실에가서 직원들 보여주고 사진 찍고 오셨단다.
아침 식사 때도 손님들 테이블마다 들고 다니며 이 모자 좀 보라고 얼마나 이쁘냐고 막 자랑을 하고 다니셨다.
게스트 하우스를 나올 때 할머니에게 한국 홍삼 캔디랑 차를 맛보시라 두고왔다.
윈더미어 역에서 우리 모녀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을 건넨 할아버지가 계셨다. 할아버지 목걸이에 반지가 매달렸기에 물었다.
"누구 반지예요?"
" 먼저 간 아내의 웨딩링이오."
올해 90인 할아버지는 맨체스터에서 온 공군출신. 아내와 62년 해로 하셨단다 . 아내가 몸을 못가누게 되자 자신이 몸을 씼기며 간병했는데 오래 살지 못했단다. 아내를 화장해서 자신의 집 마당에 뿌렸다는 분.
아내와 즐겨 찾던 윈더미어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나는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라 말했고 아름이는 눈물을 글썽였다.
윈더미어에서 기력을 찾은 '올리브'가 드디어 웃었다. 만사 오케이
런던행 기차를 기다리다 풀렛홈의 사람들을 관찰했다.
지방 강연을 위해 풀렛홈을 이용하던 나는 늘 종종걸음 하곤 했었다.오늘 나는 느긋하다.
기차를 기다리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테지.
옷차림을 보면 일때문에 떠나는 건지 놀러가는 건지 가늠이 된다.
출장을 떠나는 듯한 남자들
밀월여행을 가는 커풀,내 카메라를 발견한 남자가 여자를 향해 "스마일!"하자여자는 "바보같은짓 좀 하지마 "하고 웃었다.
우리는 유스턴 역에 닿아 킹크로스역으로 가는 전철을 갈아탔다.
한인민박집 아주머니는 우리보다 2살 연상이라는데 '차도녀' 스타일이다.
지난달에 오픈했다는 민박은 그녀처럼 모던하고 깔끔하다.
나는 가리는 음식이없어 여행중에는 로컬음식을 즐기는 편이지만,토종 입맛인 '올리브'는 한국에서 가져온 밑반찬을 눈치 안보고 마음껏 먹었다.
홈스테이 하는 집 조이 엄마가 만들어준 맛깔스런 한국 음식 이후 오랜만이니. 당연하다
윈더미어 게스트하우스에서 속이 니글니글하다며, 햇반에 밑반찬 곁들여 먹고싶다는 걸 아름이가 말렸다.
"이모, 룸에서 음식 먹지 말라고 써있어요.외국사람들 한국 음식냄새 아주 싫어해요.
아름이는 냄새에 민감하다. 나는 아름이 때문에 집에서 청국장도 못 끓였다.
'올리브'는 '개코 원숭이' 때문에 밑반찬을 싸가지고 다니면서도 꺼내 먹지 못했다.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9호 영국 7일차 (0) | 2011.07.03 |
---|---|
168호 영국6일차 (0) | 2011.07.03 |
166호 영국4일차 (0) | 2011.06.30 |
165호 영국3일차 (0) | 2011.06.30 |
164 회 유럽문학기행 -2일차 (0) | 2011.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