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대영박물관 -- 클락장난감 박물관 - 캔징턴 공원
뒤에 보이는 세인트판클라스역의 위용은 대단하다.
(내일 저 역사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가게 된다.)
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대영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표를 사려면 동전이 필요했다.
동전을 바꾸려고 가판대를 찾는데 갑자기 비까지 뿌린다
가판대서 20 파운드 내고 껌을 사려니까 큰 돈이라고 고개를 젖는다.
환전소를 찾아갔는데 포스트오피스 어쩌고 한다.
"우제국 가라지?
우산 짝 펼쳐드니 아름이가 웃는다.
" 엄마, 눈치 짱인데^^"
우체국에서도 안 봐꿔줘서 ( 동전 교환은 물건 구입해서 하라는 야그다.)
결국 슈퍼에서 샌드위치를 사고 바꿨다.
영국날씨는 아가씨 마음이다.
비왔다 갰다. 조변석개다.
브리티쉬들은 비가 오거나 말거나 상관 않는다. 후드 티 뒤집어 쓰고 유유자적 걷는다. 뛰는 법도 없다.
비 오는 날은 빨강색이 돋보인다.
무채색의 도시에서 빨강은 여러모로 빛난다.
구질구질한 거리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밝게 해준다.
나는 비오는 날이면 일부러 비비드 칼라의 옷을 입는다.
칙칙해진 거리 미관을 업시키고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기 위해서다.
대영박물관의 큐레이터들은 루브르에 견학을 다녀와야 한다.
수많은 유물들을 자랑하는데만 급급해서 전시 작품을 돋보이게 하거나 개성을 살려주는 전시기술이 미흡하다.
팔 물건을 내걸어 놓은 난전 같은 느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내 눈에는 인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각 나라 민족마다 필요에 의해 사람 형상을 만들었다.
주술벽사용이든 장난감이든 개성이 다양했다.
아이를 업거나 안거나 젖을 먹이는 어머니 인형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하다
민간 가정에서 아이 장난감으로 만들었을 법한 인형은 따스한 온기가 느껴져 사랑스럽다.
갈래머리의 계집아이는 아빠와 나들이 가는 걸까?
그 옛날에도 딸아아의 인형놀이를 위해 인형의 집을 만들어준 아버지의 손길이 있었으니.
으시시한 느낌의 주술벽사 목걸이도 있다.
아마도 샤먼들이 착용했을 듯
흉년이 들고 기근에 허덕이게 되면 부모 봉양을 이렇게도 하는 모양이다.
대영박물관 앞뜰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올리브'가 싸온 밑반찬들을 집어 넣고 김밥을 말았다.
민박집 여자는 수시로 들락거리며 초를 켜고 문을 열고 반찬 냄새에 신경을썼다
2층 외국인투숙객들이 싫어한다며 반찬 그릇을 비닐로 꽁꽁 싸서 테이프로 봉한 다음 냉장고에 따로 보관했다.
'개코 원숭이'는 눈치 보인다며 남은 반찬을 버려 버리자고 성화였다.
우리가 떠나기전 유럽에서 슈퍼박테리아 문제로 떠들썩 했기에,
민박 집에서 해주는 음식 먹고 점심은 싸가지고 다니기로 하고 올리브가 반찬을 준비해 온것이다.
손 큰 올리브가 글라스락 용기에 담아온 것을 (그래서 여행 가방이 쇳덩이였다)
내가 지퍼백에 조금씩만 옮겨 담아온 것이 계속 냄새 때문에 신경전이었다.
아름이 여행가방과 옷에 반찬 냄새가 벤 것이다.
대영박물관 인근의 <클락 장난감 박물관>에 가야 하는데 박물관 직원들도 지름길을 잘 몰랐다.
걸어가는 수밖에 없단다.
'올리브'는 계속 '아름아, 물어봐라 "소리를 입에 달고
골목 골목 물어 물어서
드디어, 찾았다!
런던 스칼라 스트리트에 있는 <클락 토이 뮤지엄>은
1956년에 문을 열었다
오래된 건물에 숨어있는 작은 박물관 명칭은
빅토리안 시대의 마지막 인형극장 인쇄사 벤자민 클락의 이름에서유래했다.
박물관 설립자인 마가리트 포드리는
아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다가 벤자민 폴락사를 인수하면서 이 박물관을 세웠단다.
영국식 가정집 건물 내부에 온갖 장난감을 수집해놨다.
년대별, 기능별, 종류별 구분도 없이 장난감이란 장난감은 죄다 전시해놨다.
진귀하고 오래된 장남감들이 진가를 발휘 못하는 것은 ,
큐레이터의 역할이 없기 때문이다.
그밖에 여러분은 솎아내고 개성있고 년대가 있는 것들만 골라서 설명 곁들여 전시를 해야 빛이 날 테이다.
물론 디자인이 들어가야 하는데,
개인 박물관이니 경영난이 문제 거나 마인드가 없거나......
다음 행선지는 빅토리아 엘버트 뮤지엄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런던의 지하철은 '언더그라운드'또는 '튜브'라 한다.
1호선 같은 경우는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천정도 낮고 비좁다.
물론 튜브 내부도 비좁아서 러시 아워에 타면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다.
사우스 캔싱턴 역에서 내리면 .......
19세기 르네상스식 건물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은
1852년에 빅토리아 여왕과 그녀의 남편 엘버트 공 이름을 따서 설립되었다. V&A로 불린다.
년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
유럽이나 동양의 장식미술품들이 5만여점 이상 전시 되어 미술이나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는 전공자들이 즐겨찾는
장식 예술과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공예품 박물관이다.
알라딘의 동굴 이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보물이 많은 곳이다.
금요일을 10시까지 개장한다는데 그 정보를 몰랐다.
알았더라도 '올리브' 때문에 오랜 시간 관람은 무리였을 터.
애석하게도 내년에 있을 올림픽 때문에 대대적인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내가 보고싶은 패션관은 문을 닫고 수리중. 아흐흑.
프랑스 혁명시기 로코코 양식 드레스가 쇠퇴하고 장식이 절제된 엠파이어 드레스 유행
.
영국은 인도에 견직물 공장을 세우고 직물들을 짜도록 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크리놀린 드레스
정교한 아이보리 장식 가구들도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미니어처 돌하우스를 보고 싶었는데....
윈저성에 가면 앤 여왕의 5층 짜리 돌하우스 가 있다.
나는 일반 관광객들이 몰리는 대영 박물관 , 웨스터민스터 사원, 버킹엄 대신
런던 교외의 <원저성>에 가고 싶었다. 시간을 아껴서 <찰스 디킨슨의 집>도 방문하고.
하지만 우리의 로드 메니저도 저질 체력이라 감행을 못했다.
내가 그토록 운동을 하라 노래 불렀건만.
다음 행선지는 <피터팬>동상이 있는 캔징턴 공원. 가는 길을 또 탐색 중인 아름.
런던 시내 투어중에는 지도들여다 보고 길을 물어보느라 바빴다.
멀리 '앨버트공' 메모리얼이 보이는 캔싱턴 공원
런던에는 공원녹지와 장원이 여기저기 있어 도심의 허파 노릇을 하고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다.
『피터 팬』을 탄생시키기 전, 배리는 이곳
켄싱턴 공원에 산책을 나왔다가 우연히 만난 데이비스 부부의 다섯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작품 구상을 했다.
공원 구석에서 찾아낸 피터팬 동상.
스코틀랜드 태생 제임스 매튜 배리(1860~1937)는 『피터 팬』을 쓴 공을 인정 받아 기사 작위를 얻고,
영국 국민에게 주는 최고의 명예인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
. 배리는 유년 시절 형의 죽음으로 심한 충격을 받은 데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위해 죽은 형의 옷을 입고 형을 흉내내며 살았다.
배리는 이런 비극적인 기억을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열두 살에 죽어 영원한 소년으로 남은 형과, 성장을 멈춘 자신의 모습을 ‘영원히 아이로 남아 있는 피터 팬’에 투영시킨 것이다.
퇴근시간 혼잡을 피해 서둘러 돌아왔더니 민박 집 주인이 놀란다.
"여긴 해가 길어 밤 늦도록 관광 할 수 있어요. 남들은 새벽 1시에 돌아 오는데. ...
이따 열시 넘어서 야경 구경하고 오세요."
아이고 야경이고 뭐고 그녀 이야기를 듣다가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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