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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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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327호 동경 첫째날 -신주쿠 - 치히로 미술관

멀리 가는 향기 2012. 8. 27. 13:38

 

                                                                                         -  8월 22일 김포공항 출국장에 선 한국 참가단.

 

교원 대학교 신헌재 교수님을 단장으로 모시고 19명이 출국을 했다. (유정아 박사는 현지에서 합류)

 

 

무료한 비행시간을 바느질로 떼우는 사이 일본 공항에 닿았다.

 

신주쿠 동경 도청사 옆의 워싱톤 호텔에 체크인하고  대회 참가 수속을 끝냈다. 

 

 

점심은  '간디' 라는 커리 전문점에서 신헌재 단장님께서 내셨다.

묽은 요크루트 음료 '리치'는 새콤달큰 . 두 가지 소스를 곁들인 커리는 적당히 칼칼하고 특히 난이 찰지고 구수했다.

나는 난의 감칠맛에 끌려 옆 사람 몫의 난을  얻어 먹기도 했다.

 

오후 자유 일정에 "치히로 미술관" 관람을 하자고 제안 했다.

폐관 시간이 5시라는데 일행들이 많아  우왕좌왕 시간 보내다가

권혁준 교수가 꼭 가고싶은 사람만 다녀오라고 양보를 했다.

 

 

유학생 박정민을 가이드로 앞세우고  택시를 잡아타고 신주쿠역으로 갔다. 

(동경의 교통비는 무척 비싸다. 택시 기본 요금이 7100엔. 지하철도 거리에 따라 560엔. 버스도 100엔)

 

 

 

 

                                        세이부 신주쿠역에서  카미구사역 까지 전철을 이용하고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는 택시를 잡아탔다.

 

주택가에 자리 잡은 미술관은 작은 정원을 사이에 두고  1-2관이 연결되었다.

관람 시간이 30분 밖에 되지 않아 서둘러야 했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즈미노 치히로 미술관>으로 가야한다.

아즈미노 미술관은 광활한 공원으로 둘러 싸여 있다고 한다.

 치히로 씨의 산장겸 아틀리에와 체코의 그림책 작가 크베타 파초브스키가 디자인한  연못과 돌 조각들이 있다.

                                                    전시 공간은 작품 전시실,세계의 그림책 작가 전시실,그림책의 역사 전시실로 구성.

                                                   이외에도 그림책의 방,어린이 방, 테라스 카페,뮤지엄 샵 등이 있다. 전시 내용은 2달 마다 교체 되고,

 

이와사키 치히로는 (1918-1974) 1950년대 후반부터 그림책과 그림 잡지,교과서, 책, 달력 등에 꽃과 어린이를 소재로한 그림을 그리면서 유명해졌다.

 

동경 치히로 미술관은 치히로 씨가 1952년 (내가 태어난 해라 격세지감을 느낀다 ) 세상을 뜨던 1974년까지 작업을 하던 자택이 있던 곳에,

언제라도 치히로의 그림을 만나고 싶은 장소를 원하는 팬들의 성원과 기부금, 그리고 작가의 인세를 모아 미술관을 개관 했다.

이로써 세계에서 처음으로  그림책 작가를 기념하는 미술관이 탄생 한 것이다.

 

                           치히로씨가 즐겨 앉던 소파에 앉아 그림을 감상 할 수있는 전시실.

 

그녀의 아틀리에.

 

14세에 유화와 스케치 18세에 서도를 배웠다.

1949년 31살 되던 해 그림연극 <엄마 이야기>로 화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 그녀는

서양의 수채화에 동양의 수묵화를 접목시켜 섬세하고 몽환적인  독자적 기법의 그림을 완성했다.

 

불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그랑프리(1973)

라이프치히 국제 도서전 동상(19740)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명성을 높였다.

 

1973년 가을 암세포가 발견 된 뒤 56세가 되던 74년 여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평생 어린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는데 모델없이도 10개월 아기와 1살 난 아이를 구별 해서 그릴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남긴 9300여 점의 원화에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탄탄한 데생 실력으로 그려낸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젊은 시절 전쟁의 포화 속에 지내야 했던 그녀는  평화를 기원하며 살았다.

                                                             그녀의 그림속에는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의 평화와 행복을 비는 마음이 담겨 있다.

 

 

 

                                                                       미술관 직원이 퇴근하기 전에 치히로 그림이 새겨진 작은 찻잔과 책을 샀다.

 

 

직원에게 사정해서 아틀리에를 돌아보고 히낙낙.......

 

치히로씨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이 만발하는 <치히로 정원>

 

나는 젊은시절부터 그녀의 그림을 스크랩을 했었다.

그토록 보고싶던 원화를 주마간산으로 훑어 보았으나 더 바랄 게 없다.

나중에 남동생과 둘이 <아즈미노 치히로 미술관>을 찾아가 여유롭게 즐길  생각이다.

 

 

                                                                                                                                     -  과자 가게.

     미술관을 나와 역까지 천천히 걸었다.  할머니가 바느질을 하시는 작은 가게 안을 기웃 들여다 보았더니

     반기며 문을 열어 주셨다.  인심 좋아 보이는 편안한 얼굴을 뵈니 그녀의 노년이 복되었으면 좋겠다.

 

 

드디어 카미이구사 역에 닿았다.

전철 차창에 기대 석양을 바라 보는 마음이 더없이 좋다.

 

낯선 세상, 미지의 영역을 찾아가는 일은  즐거움이다.

호기심으로 설레고 체험으로 짜릿하다.

 

 

세이부 신주쿠역 뒷골목를 어슬렁거리다가 식당으로 들어갔다.

메뉴가 적힌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온다.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음식을 주문했는데 모두 짜다.

물을 부어 먹으니 그럭저럭.

 

호텔로 가는 길에 요란한 마네킨(?)을 보았다.

트럭 위에 실린 이 아가씨들은 어떤 춤을 출까?

 

다음 날, 원유순 제자가 찾아와 동경 귀경을 시켜 준다기에

 토요일에 가려던 요코하마 일정을  소화 하기로 했다.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