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에 있는 국연대학 대회장.
한국 아동문학의 밤 행사를 제안한 장성유 작가가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개최국인 일본의 실무 책임자 오타케상과 통역 업무를 맡아 수고한 김광식씨
신헌재 단장님과 장성유 작가는 대회 준비로 바쁘고.
우리는 사진 찍기 바빴다.
중국,대만, 홍콩의 참가자는 60여명. 연로하신 분들도 많다. 이분들은 2년에 한 번씩 여는 대회에 계속 참석하셨다고.
각 국의 단장님들께서 단상에 올라 인사를 나누고 대회 시작을 알렸다.
원유순 작가의 제자 정화실씨가 친구를 대동하고 대회장으로 왔다.
그녀들의 계획은 도쿄타워를 관람하고 맛난 음식을 먹는 것이었는데,
내 여행일정대로 요코하마 박물관 투어로 행선지를 바꿨다.
시부야 역에서 출발 요코하마 역에서 환승. 이시카와초역에 내렸다.
요코하마는 일본이 미국과 통상조약을 체결하면서 서양문물이 가장 먼저 유입된 곳이다.
이시카와초 역 근방 야마테 지역은
1867년 외국인 거주지로 지정되었으나 관동대지진으로 유실된 집이 많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개항기 역사가 담긴 외교관과 선교사 주택들, 외국인 묘지가 있는 공원이 있다.
남쪽 출구로 나와 역 앞 좁은 도로를 지나 길건너 모토마치 최신유행의 거리로 가야하는데
주택가 언덕으로 접어들고 말았다.
그것이 대수인가. 풍광 좋은 언덕길엔 대저택들이 즐비하고 눈요깃거리도 많다.
34도를 웃도는 한낮의 땡볕아래 언덕길을 올라오느라 비지땀 흘리던 화실씨가 말했다.
"선생님은 얼굴에서 빛이 나네요."
내 여행 스타일을 모르는 그녀는 속으로 이게 웬 고생인가 황당했을 터였다.
우리 남편도 걷는 걸 싫어해서 한 여름에 삼청동 함께 걷다가 부부싸움날 뻔 했다.
아름다움을 탐닉하는 나는 눈호강을 할수 있는 여행코스를 미리 검색하고 발이 부르트도록 찾아다닌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희열과 행복감을 알기 때문이다. 숨바꼭질하는 재미도 있다.
일정이 어긋나도 걱정 하지 않는다. 사건사고가 많을 수록 추억담이 풍부해지니.
드디어 야마테 세이요칸에 도착했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풍경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 집은 프랑스관 야마테 블러프 18번관. (이틀 동안 야마테 서양관들을 둘러보았는데 이 집이 가장 아름다웠다)
문과 창호의 민트 그린 색상이 오크나 로우즈 가구의 묵직한 분위기를 화사하게 꾸며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집안에 자연 채광을 끌어들인 창이 많은 것도 좋다.
복도 끝에 2인용 테이블을 놓은 것이나 이층 으로 오르는 층계참에 앙증 맞은 화병을 놓은 것도 프렌치 다운 발상이다.
일본 아가씨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혼기념 앨범 촬영장소 .
한쪽 방에 소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러블리한 소품을 들고 신났다. 사진 찍어주던 원유순도 마음이 동해서 포즈를 잡고.
이탈리아 정원을 지나 야마테 외교관의 집(아일랜드풍).
이집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해서 이시카와초역 남쪽 출구에서도 보인다.
거실에 외교관 안주인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이층 서재와 발코니 휴식공간
일본인 외교관의 사진을 통해 그당시 풍물을 엿볼 수 있다.
사진기는 얼마나 멋진 발명품인가 . 타임머신을 타듯 과거로의 여행을 도와주니.
다음으로 간 곳이 베릭홀(에스토니아식 건축) 영국인 무역상 B R 베릭의 대 저택은
태평양 전쟁 이전의 서양관으로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이란다.
모기에 집중 공격당한 화실씨가 괴로워하기에 대충 건너뛰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레스토랑 찻던 내 눈에 포착된 브리키 장난감 박물관.
사진의 남성분이 오너인데 수집가이자 감정사인 '기타하라 대루이사'이다.
올해 64세.1986년에 오픈했다.
근대 일본에서 만든 블릭(양철)인형,자동차, 비행기 등 엔티크 아이템 2만점을 관람 할 수있다.
대학시절부터 엔티크 시계와 광고 포스터 블릭 장난감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이 방면의 세계적인 개인 소장가로 알려졌다.
오너가 남성분이라 내부 공간의 동선이나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장난감 나라에 온 듯 환상적이고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면 좋았을 텐데.
파리의 <클락 장난감 박물관>을 찾아갔을 때도 그런 점이 안타까웠었다.
이 녀석은 관람객이 들락거려도 신경도 안 쓴다. 만지건 말건 이젠 사람 구경도 실증난 눈치.
차고 뒷편으로 기념품샵이있다.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 용품을 판다.
외국인 묘지 앞에 서양관이 두 채있는데 모두 레스토랑으로 개조했다.
이 집 보다는 다음날 점심을 먹은 집 음식 간이 맞았다.
동경의 음식은 맵지 않은대신 간이 짜다. 나는 대부분 물을 부어 간을 맞추고 건더기만 건져 먹었다.
- 외국인묘지를 보면서 무덤사진만 전문으로 찍는 최영숙작가를 떠올렸다.
(최영숙작가 , 시간에 쫒겨 사진 한장 제대로 찍지 못했슈. 꼭 가보시우, 아름다운 비석과 조각상이 보이더이다. )
입구에서 휘둘러보고 나왔지만 외벽을 따라 내려오면서 어머어마한 크기라는 걸 가늠했다.
로즈가든을 지나 모토마치역으로 내려가 인형의집으로 고고씽. 포스팅은 2부에......................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1호 동경 셋째날 요코하마 (0) | 2012.08.28 |
---|---|
330호 동경 둘째날(2부) -요코하마 인형의집 (0) | 2012.08.28 |
327호 동경 첫째날 -신주쿠 - 치히로 미술관 (0) | 2012.08.27 |
326호 동경 갑니다 (0) | 2012.08.19 |
319호 독도- 울릉도 (0) | 2012.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