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국의 초등학교에 초청 강연을 다니터라
교장 선생님과 몇마디 나눠 보면 분위기 파악이 된다.
얼마전 다녀온 학교는 엄하고 권위적인 교장선생님 때문에 학교분위기가 아주 무거웠다.
발끝으로 복도를 걸어다니던 아이들, 교장실에 결재 받으로 들어와 말을 더듬던 선생님,
내가 강당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도 교장 선생님은 회전의자를 지키셨고,
강의 끝나고 점심식사 자리에서도 선생님들의 입을 막았다.
선생님들도 어려워 하는 교장 선생님을 아이들이 가까이 하기는 더욱 어렵다.
지난 6월에 다녀온 서울 우면 초등학교와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우면초등학교는 올 해 6월 12일에 개교를 한 신생학교다.
이 학교 초대 교장으로 정년을 앞둔 조남기 선생님이 부임을 하셨다.
부임하자마자 도서도우미 어머니 50여명을 모집하고
일주일만에 어머니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신 것이다.
교장 선생님이 가장 먼저 마음 쓴 일이 아이들의 등하교길을 즐겁게 만드는 일이었다.
학교 담장을 허물어 생태공원 오솔길로 학교를 오갈 수있게 만든 것이다.
등하굣길에 자연을 느낄 수있는 데다 교통사고의 위험도 덜었다.
거기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등학교길을 안전지도를 맡고 있다.
전교생이 화분 하나씩 가꾸도록 했다.
가지가 상추가 무럭무럭 거라는 것을 보며 아이들이 얼마나 신기해 할지 짐작이 간다.
방학 때 가족들과 운동장 야영을 하고 삼겹살에 쌈을 먹는다니 얼마나 기대가 될 건가.
화장실 바닥 청소용 솔로 만든 신발 흙털개. 작은 것 까지 세심하게 마음을 쓰고계셨다.
아이들과 급식을 드시면서도 격의없이 손자들을 대하듯 하셨다.
교장실에는 원진초등 계실 때 선물 받은 곰돌이가 있다.
곰돌이처럼 친근한 교장선생님은 교장실 문을 아예 활짝 열어 놓고 계신다.
원진 초등에 계실 때도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교장실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았다.
문턱 낮은 교장실에서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뚝심을 보여주실 것이다.
도우미 엄마들이 미처 책 정리가 되지 않은 도서실에서 분주하게 일한다.
도서실은 때로 편안한 잠을 잘 수있는 방이 되기도 한다.
학부모들과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교장선생님을 대한다.
어떤 마인드를 가진 교장 선생님을 만나는가에 따라 학교 운영이 달라지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이미 원진 초등학교에서 그분의 면모를 지켜 보았었다.
그후 동작교육구청장 임무를 마치고 다시 교육현장으로 오신 것이다.
퇴임을 하실 때까지 우면초등 아이들 모두의 친근한 할아버지가 되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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