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여행의 추억

432회 동유럽 여행기2 오스트리아

멀리 가는 향기 2013. 6. 14. 20:39

 6월 7일 금 -  세째날  비엔나-멜크수도원-쇤부른궁전-슈테판성당

오늘  일정은 멜크 수도원과 쉔부룬궁입니다. 옷차림에 신경 써야겠지요?

 

 

자, 이렇게 차려입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라면 다소 부담스러운 차림새지만 ,

 

이태리 볼로냐 벼룩시장에서 사온 식탁보가 구멍이 나서  이번 여행을 위해 특별한 의상으로  만들었지요.

 

 

 

저는 지금 중세 수도원으로 입장합니다.

관광객들의 눈길이  쏠리고 신사분의 윙크도 받지만 황녀처럼 당당하고 우아하게 걸어갑니다.

 

 

여기저기 눈길 닿는곳 마다 포토존입니다.

우리 일행 말고도 관광객들의 셔터소리도 덩달아 요란합니다.

"보세요. 별거 아니예요, 낡은 테이블보입니다 ㅎㅎ"

 

 

                                               길다란 회랑을 사뿐사뿐 지나고

 

 

황금 5킬로그램으로 치장 했다는 본당을 향해  계단을 오릅니다.

 

 

 

                                      와우!   연회를 즐기던 대리석 홀이 나타나났네요.

 

역시 중세의 프레스코 방식 천정화가 호사스럽군요.

 

 

 

바덴베르크성의 유물들을 구경하고, 바로크시대의 황금빛 성물들을 만납니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아들 요제프 2세는 백성을 위해 농노폐지, 세금개혁, 종교개혁 등을 단행한 인물이었는데,

파놓은 무덤에 시신만 빠지게 한 절약관과 화려한 비단 제의 대신 오랫동안 쓸 수 있도록 만든 가죽제의 등은 그의 철학이 담긴  유물입니다.

 

 

 

1비엔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의 십자가로 1799년 멜크수도원에 기증되었다고 하네요.

 

거울의 방엔 황금으로 만든 조각상들이 휘황찬란합니다.

 

 

 

 

인구 5천의 마을, 멜크의 아름다운 정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도나우강 줄기는 며칠 전 폭우로 흙탕물이 되었지만

 

중세 건축물의 위용을 유감없이 드러냅니다.

 

 

다시 달팽이 계단을 내려가면 또 무엇이 설래게 할까요?

 

중세 수도사들의 삶을 볼 수 있으며 수도원 도서관

멜크수도원의 최대 자랑거리는 도서관이래요. 고서가 9만권. 옛모습의 지구본과 천체 망원경그리고 메비우스 띠가 보여요.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왔던 비밀의 서고가 바로 이곳 이지요.. 금서에 독을 발라놓아 수도사들이 죽었던 곳 말이에요.

 

 

 

서가의 장서들은 대부분 필사본이라니 기가 딱 막힙니다.

아쉽지만 또 발걸음을 재촉해야 해요.

 

아름다운 달팽이 계단을 지나면,

 

 

이리 호사스런  성당을 만나게 됩니다.

 

평생 반려를 찾아 혼례날을 받은  승환이와 민정이를 위해 잠시 두손을 모았습니다.

 

 

 제 발걸음이 정원으로 향합니다. 어서 따라 오셔요.

 

 아!

숨이 멎을 듯 아름답네요.

발걸음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를 수 밖에요.

 잔디밭에 다문다문 피어난 꽃들은 마치 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 것 같아요

 

 그 별 꽃밭에 치마를 가즈런히 펴고 앉아 봅니다.

 

수도원의 정원은 이제 몽땅 내 차지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이 또 ................오겠지요?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되다니 정말 눈물나게 행복합니다.

 

 

 

1560년경에 시작하여 1700년에 완공된 쉔부른궁전을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보수했답니다.

이때 건물 외관을 그녀가 좋아하는 엘로우로 칠했는데 '마리아 테레지아 엘로우'로 불리게 되었다고.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총 1441개의 방 중 수십 개의 방만 관광객에게

공개하고 있대요.

 

합스부르크 왕가의 계보는 복잡합니다. 황실의 피를 더럽히지 않는 다고 정략결혼과 근친결혼까지 마다 않은 덕에 그들만의 유전병도 생겼습니다. 심한 주걱턱으로 평생 죽만 먹어얗 했던 왕도 있었다네요.

그러나 테레지아는 비엔나로 유학 온 프랑스 공작 프란츠  스테판을 사랑하게 되고 아버지를 설득하여 연애결혼을 하게 됩니다.

 합스브르그왕가의 유일한 상속녀인 테레지아는 남편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내세우지만 실질적은 권한은 그녀가 쥐고 좌지우지.

 

 

정치에 관심이 없는 황제는 정원가꾸기와 자연과학연구에 몰구했다네요. 남편을 지극히 사랑한 그녀는 황제로서의 권위를 지켜주고 하늘처럼 떠받들었답니다. 금슬이 너무 좋아서 16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6명을 놓치고 유럽 제후국과 정력 결혼시켜 유럽황실의 장모님 시어머니가 되었답니다.

 뛰어난 외교적 수완으로 주변국과 동맹을 맺어 전쟁을 피하고 강력한 통치자로서 자신의 영토를 지켰던 여인.

프랑스 루이 16세와 정략 결혼한  막내딸 마리 앙뚜와 네트가 어머니를 닮았더라면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지 않았을 텐데....

                                                                                          -궁에서 내려다본 정원

 

궁전에 오르면  연회장의 천장화가 눈에 들어오는데,  마리아 테레지아 부부가 천상 구름 위에 좌정하고 1700년 당시 합스부르크 왕가에 속한 나라들의특산품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 건축물에 화려한 로코코 양식으로 장식된 내부는 베르사이유궁과 버금가게 호화롭습니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금실로 짠 베드스커트가 650킬로그램............. 황실 내부는 촬영이 금지 되어 눈에 담아왔습니다.

 

 

정원에서 올려다 보이는 글로리에테. 정원설계는 모두 스테판 황제의 작품이지요.

쉔부른과 베르사이유 규모를 두고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하는데 내 생각엔

궁전 정원의 설계에도 통치권자의 의식이 스며들었다고 봅니다.

쉔부른의 정원은 위로 올려보는 구조라면 베르사이유는 아래로 내려다 보는 구조거든요.

베르시이유 황실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눈을 내리 깔았고,

쉔부른 황실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경외심을 가졌다는거지요.

 

 

글로리에테(요즘의 전망대 구실)에서 내려다 본 정원 (40여분을  걸어올라가야 비엔나시내 전경까지 조망할 수있다)

프랑스나 오스트리아의 정원은 인공적인 시멘틀리 양식, 영국은 자연주의. 이태리는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독일은 더욱 자연스런 친자연주의.

 

                                                        궁에서 바라본 정문 입구

 

후원엔 장미가 한창이었고요.                                       정문을 나서기 전 아쉬워서 한 컷.

비엔나의 상징 성 스테판 성당은 300여년에 걸쳐 완공 되었지만 2차대전중에 내부가 소실되어 국민성금으로 복원했습니다.

아름다운 슈테판 성당에서 모차르트가 결혼했고, 그의 장례도 이곳에서 치러졌고. 성당 외벽에는 재건축 당시 있었던 공동묘지의 묘비들이 마치 부조처럼 붙어 있어요.

비엔나 사람들은 매년 성당광장에 모여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한다. 와인을 마시고 잔은 바닥에 깨고 자정이 되면 옆 사람과 키스를 하는 전통이 있다네요.

 

 

성당 내부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영롱한 빛으로 황홀경에 들게 합니다.

 

소년의 기도는 무엇일까요?

 

 

저녁은 '호이리게 정식' 1년산 햇 와인과 어울리는 삼겹살 훈제, 비엔나 소시지, 감자

이 집에 다녀간 유명인사 사진이 걸려있어요.

 

노인 악사들이 연주를 해주고  테이블마다 팁을 받아가요.

 

아침은 호텔에서 치즈와 유제품 과알 야채로 가볍게 골라 먹지만  점심 저녁은 고기 감자 빵.... 

편식이 심한 이는 짜증을 낸다. 고추장,김, 컵라면을 도시락처럼  들고다니며 난리법석.

 

 

 

 버스를 타고 호텔로 이동하는 중에 쓰레기 소각장 <슈피텔라루> 굴뚝을 보았어요.

훈데르트바서 전시회를 본 뒤 오스트리아에 가면 꼭 둘러보고싶었던 명소였는데.

이번 일정에 제외되었으니 ..............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화가이자 건축치료사인 훈데르트바서를  스페인의 가우디와  비견하기도 해요

"자연에는 자로 그은 듯한 직선은 없다'는 그는 직선으로 된 건물 기둥을 세우지 않았어요.

1987년 쓰레기 소각장이 과열로 인해 대형 화제가 나자 시장은 훈데르트바서에게 외관개조 작업을 맡겼대요.

2년반만에 개조작업을 마친 소각장은 최신식 배기가스 정화 시설이 설치된 친환경 소각장으로 탄생 되었습니다.

 

쓰레기수거차량 운전자들을 위한 외부 화장실도 이렇게 예쁘게 꾸며 놓은 훈데르트바서 진짜 사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