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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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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414회 계몽문학회 제주 문학 기행

멀리 가는 향기 2013. 4. 21. 19:29

 

 

 

 

 

 

 2013.4월 18일 (목) 계몽문학회의 문학기행은 제주 애월에 있는 한담 공원에서 시작 되었다.

공항으로 환송나온 제주 여인 오지연이 일정마치고 공항에서 출발 할 때까지 딱풀처럼 붙어다녔다.

우리가 '오징어'라고 놀려도 아랑곳 없이.

 

 

곽지 해변 올레길을 걸으며 정담을 나누고

 

 

고내촌 둘레길에서 저녁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숲체험을 했다.

풀꽃지기 이영득을 선생으로 모시고 야생화 수업 듣느라 열심이었다.

 

 

 

나무와 풀잎들이 말갛게 세수한 얼굴로 우리를 반겼다.

 

애월의 개인 별장에 짐을 풀고 각지에서 모인 회원들.

제주 박재형 회원이  오랫만에 회원들과 회포를 풀었다.

 

박경태 총무는 회원들 온갖 잔 심부름에 노래 서비스까지..........

 

풀꽃지기가 햇나물 채취해서  덕어온 것을 안주로 만들어 먹었다.

고내촌 올레길에서 따온 으름덩굴 꽃과 유채꽃을 얹은 카나페에서 풍류가 느껴지고.

 

"우리 총무 욕봤네."

 

 

 

2010년 제주시 건축문화대상을 받은 건물로 이자경 남편 친구의 세컨드 하우스다.

 

 

 

ㄷ자 건물 구조가 독특하고 개성있다.

집 뒷편의 경사지를 이용하여 계단식 출입구을 만들었다.

출입문이 세 곳이라 각 방향에서 바라보는 건물의 모양새가  달라 멋지다.

손님이 왔다고 밤새 폭포수를 가동시켜준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도 감사하고

찜질방처럼 지지면서 자고났더니 피로가 풀렸다.

 

새벽에 근처 야산에 예덕나무순(위장에 좋은 나물)  뜯으러 갔다가

노루 구경하고 머위나물을 뜯어왔다.

 

 

 

 

아침 식사 후 당도 한 곳이 어리목-  윗새오름 코스.

처음엔 콧노래가 나왔다.

 

1600 미터고지를 오르느라 어르신들은 삭신이 쑤시고.....

중간중간 다리쉼하면서 보리빵으로 요기. 까마귀들이 관광객 주변을 어정거리며 식탐을 낸다.

 

조릿대로 뒤덮힌 오름을 오르며 내려다 보는 경치는 환상이다.

그동안 십여 차례 제주관광을 했어도 한라산 등반은 처음이다.

 

풀꽃지기는 야생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있다. 

그녀는 그동안  <산나물 들나물 대백과>를 비롯해서 풀꽃관련 그림책과 동화책을 십여권 출간했다.

 야생화 사진 찍는 풀꽃지기 곁에서 야생화 이름을 익히며 한라산을 넘어왔다.

언제 다시 1600고지를 넘겠는가. 덕분에 한라산의 속살을 보았다. (뒤에 백록담이 보인다)

 

5시간여 등산을 하고 산방산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용머리 해안 둘레길은 원성이 자자 해서 포기 하고  송악산 드라이브를 택했는데

 

기사 꼬임에 다들 송악산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나는 발바닥이 쑤셔서 신지은, 이하은씨랑 사계포구 근방  커피집에서 쉬었다.

어둑해져서 횟감 사들고 카멜리아힐 숙소로 고고씽.

한명순 시인이 숙소에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돌아가고  오메기떡과 천혜향으로 우리가 웃고 떠든 사이,

그 새벽에 그녀는 시모를  중환자실로  모셨고 우리가 제주를 떴을 때 운명하셨다는 전갈이 왔다.

사람의 운명은 풍전등화 같다더니 94세를 일기로 서운찮게 영면하셨다.

효부 한명순은 한동안 얼이 빠져있을 터이다.

 

 깜깜한 밤에 들어왔다가  새벽에 동백숲을 목격한 회원들의 환호성,

입장객들이 들이닥치기 전의  텅 빈 정원을 우리가 차지 했다. 

 

 

 낙화한 동백 꽃을 머리에 꽃으니 '너도춘희'

 

 '나도춘희'

 

 

 

제주문학기행을 진두지휘한 야전사령관.

 

이하은 씨가 동백나무 입양하고 싶다 해서 밖에서 일보시는 카멜리아 힐 회장님 불러들여 목적달성.

 

 

  걷고 또 걷느라 발바닥이 아파  올레 8코스였던가? 기억도 안 난다.

 

 

 

우리의 문회장님은 그저 허허실실. 무장다리꽃 같으시다. 

 

발바닥에 파스 붙이고  절뚝거리면서도 꽃을 보니 신난다.

 

 

 

 

 

 

 

이중섭이 접방살이하던 방을  둘러보고 (그의 생애는 전에 이바구했으니 생략)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것.......... 시를 읽는데 그의 고단한 생애가 떠올라 가슴 먹먹했다.

 

                                              이중섭 거리에서 꽃반지 선물도 받고

 

 

김영갑 갤러리.

루게릭병으로 고통중에도  제주 오름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그.

그의 삶은 참으로 곤고했지만  뭇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지연이 타준 따끈한 차로 제주 바람에 언 몸을 녹이며 생각했다.

"절대 허송세월 하지 말라.

책을 읽던지 쓰든지 기도를 하든지 또는 공익을 위해 노력을 하든지 항상 뭔가를 하라는 말을!

 

공항으로 오기 전에도 또 해변가 올레길을 걸었다. 이번 2박3일의 일정은 발병이 나도록 걷고 또 걷고......

제주는 올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언제 쯤 제주를 속속들이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