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방학 독서교실 특강이후 3년만에 찾아온 학교
그사이 소나무들이 우쭐우쭐 자라고 녹음이 더 짙어졌다.
변화된 학교 분위기는 현관에서부터 감지 되었다.
중강당으로 오르는 벽면의 사학이념도 새롭게 바뀌고
어린이 헌장을 통해 교육에 대한 신념을 되새기고 , 화장실 문턱에도 화분들이 놓이고...
새로 부임하신 이창건 교장 선생님의 애쓴 공력이 눈에 뜨였다.
썸머스쿨은 생활 과학, 역사문화, 음악 캠프, 독서토론 으로 나뉘어 진행 되었다.
독서토론수업을 듣는 아이들을 강당에서 만났다.
아이들은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를 읽고 워크북을 통해 토론도 하고 책속의 감동적인 장면을 조별 공작으로 완성했다.
책에 싸인 받고 조별로 촬영도 마쳤다.
도서관으로 옮겨 진행되는 2부 수업 전 잠시 학교를 둘러 보았다.
마당에선 역사문화 교실 아이들이 도리깨질 체험이 한탕이었다.
도리께를 내리쳐 곡식의 낟알을 털어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제 밥알 한톨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으리.
뒷마당에선
키를 까불러 알곡과 쭉쩡이를 골라내는 작업 중이었다.
그 곳에서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아이를 만났다.
이 아이는 우리 선조들의 농경문화를 아떻게 받아들였을까? 한낱 체험 행사로 끝나지는 않았을 거다.
도서관에서 진행된 2부 수업.............
어느날 느닷없이 찾아온 고모가 지아에게 말했다.
"아빠가 널 데려가고 싶대. 엄마 말만 듣지 말고 네 미래를 생각해서 결정해라. 아빠한테 가는 게 네 엄마를 도와주는거야."
아빠가 살아있다고? 아빠가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은 거짓말이었어?
미나에게 이끌려 맹꽁이 책방에 간 지아.
황사로 눈병이 난 쌍둥이들이 황사 원인을 밝혀내자고...
"티브이에서 몽골에 황사예방 식복행사를 한 걸 보았는데 우리도 몽골에 가보면 어때?"
맹꽁이 책방 아이들은 <지구살림 원정대>를 만들고 몽골 봉사활동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벼룩시장을 열고 구호물품을 마련하고.....
"너도 갈 거지"
지아는 관심 없었다. 아빠의 죽음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모등 일이 심드렁해진 것이다
"지아야, 요놈 끌고가라 네 엄마 신혼 여행 때 한 번 쓰고 쌤삥이다."
지아는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구닥다리 엄마 신혼여행가방을 끌고가라니.
할머니가 시퍼런 배추라 부르는 만원짜리 석장을 꼭꼭 접어서 손에 쥐어 주었다.
"이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민간외교관 신분이 된다. 알겠나!"
지구살림원정대원들이 출국장에 모였다.
이모 선생님들과 대장님이 구호물품 박스를 소화물로 부치는 동안 ,
'지금부터 개인행동 금지다. 조장은 자기 조원들 잘 챙겨라."
준범이가 아래 학년들을 단속했다.
"오늘은 봉사활동 마치고 알탕불락학생들과 친교시간을 가질 거고요
내일은 유목민 겔을 방문해서 유목생활 체험을 하게 됩니다."
하늘과 맞닿아있는 초원은 달리고 달려도 끝없이 펼쳐졌다
"양 좀 봐, 엄청 많아. 초록 천에 하양 땡땡이 무늬 같아."
자갈포대를 '희망의 샘' 공사 현장에 부려 놓고 모자이크 하듯 하나 하나 쌓았다.
두 팀으로 나뉘어 우물만들기 작업과 포플러 나무 심기 봉사를 했다.
"몽골에선 나무 한 그루 심기가 자식 키우는 것 처럼 어려우니 잘 심어야한다."
장기자랑을 할 아이들이 무대 뒤 대기실로 내려가며 말했다
"저렇게 사람이 많은데 틀리면 무슨 망신이야."
"괜찮아, 한국말 모르니까 틀려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해 알겠지?"
씨름대회에 우승한 선수에게 시상을 하고 곧이어 말달리기 경주가 시작 되었다.
멀리 점처럼 보이던 말들이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려왔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밤하늘을 장식했다.
깜빡 깜박 별빛 조명을 받으며 바베큐 파티
"와 ,쌍무지개다!"
빨주노초파남보 하늘에서 내려온 무지개 다리가 건너편 산자락에 걸쳐있었다.
여자 아이들은 화관을 만들어 쓰고 놀고 남자 아이들은 씨름을 하고 공차기를 했다. 천지사방에 꽃향기가 가득했다.
몽골 소년 일등바트가 버스에서 내려 인사를 했다.
"바야르타 솔롱고스!"
"잘있어 일등바트!"
아이들이 모두 손 흔들어 주었다. 만날 때보다 헤어지기가 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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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끝내고 다시 중강당에 모인 아이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애국가 연주로 시작된 폐회식.
이번에 새로 창단되었다는데 제법이네 소리가 절로 나왔다.
.
분야별 참가 학생 중에 뛰어난 활동을 한 아이들을 시상했는데,
단상에 올려 세우고 시상을 하는 교장 선생님의 마음을 나는 알겠다.
이 순간의 작은 성취감이 훗날 더 큰 성공을 불러올 것이기에.
아이들의 큰 꿈이 자랄 수 있도록 학교는 늘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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