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슬픔을 위로하다
물리치료실 칸막이 사이로 환자들이 나란히 누웠다.
공차다 발목을 삐끗한 아이부터
무릎 아프고 허리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온 몸 여기저기 아픈 환자들이 들고나는 동안
환자들의 속사정도 엿듣게 된다.
"내가 웃고 떠드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래.
교통사고로 남편 잃고 미쳐서 살았거든.
열 명이 놀러갔는데 왜 그 사람만 죽냐고.
잘나고 착한 사람이라 더 아까웠어.
그때 내 나이 마흔 아홉이었다니까. "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만났으니 오죽했을까?
그것에 비하면 내 슬픔은 아무것도 아니다.
때로는 남의 슬픔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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