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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563호 덴마크 -오덴세

멀리 가는 향기 2014. 7. 23. 20:57

 

 

7월 11일 오덴세

 

아파트를 나와  중앙역을 향해 걷다가  배유안이 물었다.

"스칸패스 갖고 계시죠?"

이 선생은 스칸 패스가 든  가방을 두고 온  바람에 아파트를 향해 달려갔다.

역사에서 번호표 뽑아들고 기다리는데 혜숙씨가  자꾸 걱정을 했다.

"열쇠가 안 열려서 못 오는 거 아닐까요? 제가 가 볼 게요."

북유럽 아파트들은 번호 키가 아니라 수동 키를 쓰는데

아파트 동 출입문부터 시작해서 서너번 문을 열고 잠그는 수고를 해야 한다.

열쇠로 열고 잠그는 일이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어서 그동안 혜숙씨가 열쇠 당번을 맡았다.

 

배유안이 혜숙씨 혼자 보내는 게 못 미더워 함께 가고 나는 번호표를 계속 뽑아들고 순서를 기다렸다.

이주영 선생이 헐레벌떡 역사에 당도 했는데 오고가고 길이 엇갈린 모양이다.

"열쇠가 안 잠겨서%$#@!."

기차 시간 때문에 마음이 급한데 열쇠가 속이 썩였으니 얼마나 성질이 났을까?

그러고 보니 이선생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

어제는 아내가 오늘은 남편이 실핏줄이 터져 부창부수다.

 

오덴세 역에 12시에 도착했다.

시청사 앞에 벼룩시장이 섰다.( 시공사 장슬기씨가 오덴서에서도 벼룩시장이 선다고 귀뜸을 해줘서 어제오늘 일정을 바꾼 것이다)

1880년대 아기 보넷, 니들 포인트 벽걸이, 레이스 손수건, 미니어쳐 가족 도자기 인형 등을 득템했다.

 

 

여기서도 로얄 코펜하겐 '블루 풀루티드'접시는 개당 3만원 이상이고 피겨린  인형들은 8만원부터 ...........

로얄 코펜하겐은 줄리안 마리 여왕의 지원으로 왕실에서 사용하는 식기와  외국 궁정의 답례품을 생산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그림들을 페인터들의 수작업으로 제작되었는데19세기 유럽 상류층에서 널리 애용했다.

 

안데르센 동상이 있는 <안데르센 공원>에서 점심을 먹으며 다리쉼을 하고

(세탁부였던 안데르센 어머니가 빨래하던 강은 , 훗날 '미운 오리새끼'의 배경이 되었다)

 

 

안데르센이 유년시절을 보낸 집을 찾아갔다.

안데르센이 구두수선공 아버지와 함께 14세 때까지 살았던 집도 1930년에 복원돼  박물관의 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앞 건물에 있는  방과 가재도구들은 당시 시대상황에 맞춰 재현한 것들이고


뒤뜰에 있는 이 작고 아담한  집에서 안데르센이 살았다.

'가난하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이 집에서 살았던 때가 행복했다'고 그는 술회 했다

생가와 박물관 앞 골목에 있던 건물 외벽의 벽화

 

 

박물관 앞 뜰에 공연 장을 만들어 놓고 안델센 동화의 주인공들이 단막극을 한다.

공연이 끝나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의 촬영에 응해준다

 

인어공주는 호수 위로 스르륵 미끄러져 나오고

 

 우리 일행은 출연자들과 사진을 찍느라 신바람을 냈다.

 

 

 

 

 

 

 

 

아버지는 구두 수선공 어머니는 10살 연상의 세탁부였다.

아버지는 구두를 만들다가도 틈만 나면 아들에게 장난감을 만들어주던 자상한 사람이었는데 11살 때 병으로 세상를 떴다.

 1908년 문을 연 안데르센 박물관은 안데르센이 출생한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박물관으로  육필 원고와 편지, 사용하던 가구 등 다양한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의 종이 오리기 작품으로 그가 사용했던 가위도 함께 전시되었다

 

 

                                  -  코펜하겐 시절 뉘하운에 있던 서재를 재현

 

오덴세의 가난한 구두공의 아들로서의 유년시절, 코펜하겐에서 꿈을 향해 전진하던 시절, 작가로서의 데뷔와 경력,

노년기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꼴라주와  일러스트는 그의 창의성을 짐작하게 한다

 

 

 

"내가 아이들과 노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학교에서도 그들의 놀이에 끼이지못했다.

집에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인형들이 많았다."

 

"나는 투시회 세트와 재미있는 노리게도 갖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인형 옷  만들기를 좋아했다"

 

 

 

박물관 옆 건물에는  체험관이 있다. 무대와 의상 및 소도구들이 있는  커다란 대기실도 꾸며 놓았다.

 

공짜 관람객으로 들어가서 실컷 놀다 나욌다

 

중앙역으로 오니 역무원은 이미 퇴근 하고 없다. (공무원은 4시 칼 퇴근, 상점들은 6시에 문을 닫고)

스톡홀름행  국제선 기차표를 예매 해야하는데  방법을 몰라 우왕좌왕.

승객이 세븐 일레븐 편의점에서 표를 판다고 우리을 데려다 주기까지 다람쥐 챗바퀴 돌듯 오락가락

우리 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 .

역사에서 헤매느라 안데르센 무덤도 찾아가지 못하고 10시 넘어 귀가

와인 한 잔 마시고  넉다운.( 이번 여행에서는 비행기, 페리에서도 수면제로 와인을 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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