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13 이틀 동안 고창 신림.성내, 무장 세학교에서 강연을 했다.
전교생 19명의 신림초등학교,
강당에서 전교생이 모여 학예회 준비로 춤 연습이 한창이었다.
도서실에서 오붓하게 강연을 들었다 .
학교에서 선물한 책 두 권씩 읽고 작가를 만났기에 질문이 술술 쏟아졌다.
이 아이는 <내 이름은 나답게>를 읽고 발표자료를 만들었는데 아이디어도 솜씨도 훌륭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늘어 나는데
내가 다녀 본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이런 수업의 결과를 보지 못했다. 교실 뒤 게시판에서 창의적인 아이들 솜씨도 발견 못했다.
외부 체험 활동과 놀이 중심 수업이라 아이들은 늘 들떠 있었다. )
이 학교 선생님들은 일년에 70권을 목표로 하루 20분씩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신다고 한다. 그야말로 명품 교육의 현장이다.
그런데도 엄마들은 아이들을 고창 읍내의 콩나물 교실로 보내지 못해 안달이란다.
강연 후에 아이들의 독후활동 발표회가 있다 해서 참관을 했다.
1학년 경문이는 자폐성 장애가 있어 담임 선샘님과 특수반 선생님이 돌봐준다.
아버지도 지신지체 인데다 나이 어린 베트남 엄마를 부모로 두었다.
경문이엄마는 경문이 외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잠깐 베트남 친정에 가 있다고 했다.
경문이는 신학기초 분리불안 장애로 등교 조차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다행히 선생님들의 노력과 상급생들의 돌봄으로 글자를 읽게 되었단다.
발음도 부정확한 경문이의 발표를 숨죽여 들어주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사실 놀랐다.
도회지 학교에선 어림도 없는 풍경이다.
내려가기 전 아토피로 왕따를 당하고 시골 학교로 전학 가는 아이 이야기를 단편으로 썼는데
이날 아이들의 발표회 풍경을 보고 뒷부분을 수정했다.
책을 읽었으니 자신의 경험과 맞물려 자연스런 발표가 되었다.
발표 작품 마다 개성이 있다.
같은 책을 읽고도 느낌은 제각각.. ...
내가 다녀간 뒤 아이들의 일기에 적힌 속마음을 전해 주셨다.
어떤 아이는 다리부터 머리끝까지 떨렸다고 했다.
책을 먼저 읽고 작가를 만나면 결과가 이렇게 좋다.
강연을 끝내고 폐교를 활용한 미당 서정주 문학관에 들렀다.
월요일이라 문학관은 휴관이었다.
미당은 1915년 음력 5월 18일 이 집에서 태어나셨다. 1970년경부터 방치 되었다가 2001년 복원되었다고 한다.
<아니 온듯 둘러 보소서>라는 팻말이 무색하게 낙서질을 해놨다.
관리도 안되고 관람객의 행태도 저급이고...........
미당의 <국화 옆에서> 시를 떠올리는 국화 마을이 보였는데 <너도나도 벽화>에 식상해서 발길을 돌렸다.
그동안 고창군에서는 모양성 주변을 대대적으로 재정비 했는데 광장과 무대를 만들고 한옥마을 팬션을 만들었다.
밤의 모양성을 홀로 돌아 보고 한옥에서 단잠을..........
모양성 앞 <동리 신채호의 집> (동리 선생 4대손이 산다는 집>
오래 전 계몽문학기행 때 이 집을 둘러 보고 단편 <소리하는 참새>를 썼다.
오전 10시에 성내 면에 있는 성내 초등학교에서 강연이 있었다.
전교생 43명이 시청각실에 모였다.
메모를 해가며 열심히 경청을 했다.
<우리 동백꽃> 을 쓰게 된 이야기에 다시 한번 책을 펼쳐든 아이
1학년 아이가 물었다. "책은 왜 쓰세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없던 기운도 난다.
간밤에 얇은 이불을 덮고자는 바람에 목소리도 제대로 안나왔지만 아이들의 태도가 좋아서 견딜만 했다.
"이 다음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면 선생님을 꼭 찾아갈거예요."
이 맛에 아이들을 만나러 전국으로 다닌다.
전교생 94명의 무장초등학교는 원형으로 지어진 신식 교정이 근사하다.
"누구세요? 이거 섬서구 메뚜기인데 드릴까요?"
담임 선생님은 생선가시를 일일이 발라주었다.
들깨 닭고기탕, 생선 조림 죽순 무침.... 급식은 전라도 음식의 풍미를 십분 발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더러 눈에 띄였다.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를 읽었다는 1학년이 자기 집에도 형만 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형을 불러내서 형제를 화해 시켰다.
이 남매도 화해를 ...
체험학습이 많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는 아이들은 1시간이 지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되자 몸을 빼빼 꼬고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교생 19명 학교와 93명이 있는 학교 아이들의 태도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산만한 아이들을 집중 시키느라 목이 아프고 진이 다 빠져 버렸다.
한옥마을에서 만난 공주대 백원철교수님이 폐교를 이용해서 책마을을 만든 곳이 있다기에 <책마을 해리>를 찾아나섰는데
길을 잘못 들어 동호 해수욕장 드라이브만 하고 돌아왔다.
지방도 군소재지와 읍면 소재지 학교 분위기가 다르다.
군소재지 학교는 아이들로 넘쳐나고 면소재지 학교는 폐교 위기로 교장선생님은 묘책을 강구해야 하는 처지.
외부 체험 활동만 많이 한다고 좋은 학교는 아니다.
차분히 책을 읽혀 아이들의 사고 영역을 넓혀 준 다음 체험 학습으로 확장 시켜야 한다.
혁신학교 아이들이 차분하지 못하고 산만한 것은 다 이유가 잇다.
학교에 초청 강사로 드나들면서 교육의 질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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