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열차를 타고 김제역으로 픽업 나온 김선겸 선생 차로 초처 초등학교에 당도했다.
가을 아침 햇살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학교. 키큰 나무 터널을 지나는데 탄성이 절로 나온다.
초처초등학교 도서실에서 남양, 봉남 ,초처 세학교 아이들 74명의 독서캠프가 있었다.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울보 떼쟁이 못난이>를 필독서로 읽은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책이 꿈을 키웠다>,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 <바람은 불어도>를 필독서로 읽은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맹꽁이 책방아이들 몽골 봉사활동기 행복은 스스로 찾는 것>을 들려주었다.
남양초등학교로 가서 급식 먹고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을 찾아나섰다.
벽골제에 <지평선 축제> 체험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차안에서 쓰윽 훑고 김 선생의 설명을 들었다.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 도착했다.
조정래는 순천 승주군의 사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조종현은 승려이자 시조 시인으로서 한용운이 조직한 만당(卍黨)의 재무위원을 맡기도 했다.
- 조정래 선생이 물려 받은 아버지의 유산.
1959년 국어교사가 된 아버지를 따라 상경하여 서울 보성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1962년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며, 1967년 같은 과 김초혜 시인과 결혼했다.
<태백산맥> 집필은 마흔에 시작하여 쉰 한 살에 마치고 또 <아리랑>을 준비한 기간까지 15년 동안 먹고 자고 쓰고 글 감옥에서 살았다고 술회한다.
전업작가로서 이세상의 모든 노동자들이 기본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의 노동은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스스로 감옥살이를 했다고.
전시품목을 살펴 보면 손가락 운동을 위한 호두 알, ,발 지압판, 허리돌리기 원판, 팔 굽혀 펴기를 위한 봉 등 운동기구들이 많았는데,
조 정래 선생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있었다.
나는 예술가연하면서 술 담배로 몸을 망가트리는 소설가 시인들을 보았다. 작품은 썰로 쓰는 것 아니다. 체력이 뒷받침해야 쓸 수 있는 것이지.
대하소설을 쓰면서 스스로 글 감옥살이를 한 점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작가의 책무를 다한점도 존경스럽다.
당시 민초들은 이주 노동자로 팔려가 일본,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멕시코에서 연명했다.
일제의 핍박을 피해 만주를 거쳐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로 살길을 찾아 떠나기도 했다.
당시 민초들의 삶을 취재하고 꼼꼼히 기록한 그의 노력은 대단하다.
<아리랑> 속의 인물들을 따라 그는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취재노트를 만들었다.
일제와 서구 열강들이 조선이라는 먹잇감을 두고 싸우던 1904년부터 해방후 대한민국의 혼란스런 역사 <아리랑>의 스토리는
김제 평야에서 시작되었다.
<아리랑>의 무대가 왜 하필 김제인가?
1902년부터 식민지 착취가 최초로 시작된 땅이 김제였다.
청일 전쟁에 이긴 일본이 러시아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군량미 준비 작업을 시작 했기 때문이다.
발틱함대를 몰아쳐 전쟁에 이긴 일본은 바로 한반도 땅을 삼키고 일본 상인들이 김제 만경 땅을 합병 되기 전에 수중에 넣어 버렸다.
아리랑 문학마을에는 소설속 배경과 인물들의 집이 있다.
하얼빈 역사
안중근의 이또오 히로부미 저격 사건 재현.
팔려가는 사람들과 위안부
간도로 이주한 민초들이 살던 열악한 가옥
주재소, 우편국, 정미소 등 근현대 가옥들
일본 경찰이 독립군과 민초들을 고문하던 현장도 아이들의 체험 코스가 되었다.
대하소설의 배경지에 작품 속 인물들이 살던 현장이 재현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유럽에선 유명 작가의 생가는 박물관이 되고 무덤까지 관광지가 된지 오래다.
특히 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사람들은 산업사회의 폐해를 일찌기 경험 했기에 자연과 전통의 가치를 고집스레 보존하고 고수한다.
19세기 까지 크리스마스를 모르던 서양 인들은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고 크리스마스를 불우 이웃을 돕는 최대 명절로 여기게 되었다.
<피터레빗>을 쓴 베아트릭스 포터가 살던 레이크디스트릭트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관광지가 되었고 .
워즈워드의 생가는 18세기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헤리포터 시리즈> 덕분에 옥스포드대 크라이스트 처치와 런던 킹쿠로스 역은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그 뿐인가. 영국사람들은 가상의 주소인 셜록홈즈의 사무실 까지 박물관으로 만들었는데 그들은 셜록 홈즈를 실제 인물로 믿을 정도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그들이 고건축물과 옛 물건을 애호하는 걸 보았다. 그들은 옛것을 지키기 위해 불편을 감내하면서 살고있다.
우리는 어떤가. 일제의 잔재가 남았다는 구실로 근현대 건물을 마구잡이로 허물어버리고 한 때 친일을 했다며 작가를 매도한다.
참 이상한 기질이다. 한국사람들은 남 헐뜯고 깍아내려야 자기가 잘난 줄 아는 사람 천지다. 유행과 변화에 빨리 빨리 달아 오르고 쉬 꺼진다.
<p><img src="http://www.kimhyange.com/galleryimg/whwjdfo1.JPG"><P>
설마 하늘까지 잘라내고 구획짓진 못하겠지.
그대 거기 있나요?
날 보고 있지요?
눈시리게 올려다 봐도 눈맞춤 한 번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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