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동화, 강연

594호 동화세상 가을 세미나

멀리 가는 향기 2014. 11. 23. 16:29

 

11월 15일 토요일  오후2시 서울 유스호스텔 세미나 실에서 <동화세상 가을 세미나>가 열렸다.(이번에도 미지센터 백상현 소장님  신세를 지고..)

 

김지은 회장이  1부 토론 주제로 <동화에서 엄마와 아빠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진행 하기에 앞서

우리가 함께 읽어야 할 그림책들 <힘든 때> <이사벨의 방><나 때문에>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 속에서 성장하는데 부모라는 우주를 통해서 겪는다.

* 아이에게 엄마는 거울 같은 존재 아버지는 닮고 싶은 존재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는 불안과 경핍감을 느낀다.

* 우리 사회의 아버지는 아이와 관계 맺는 법을 모른다. 자신의 아버지로 부터 관계맺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

*부모가 부족해 보이면 성숙, 부모가 불쌍해 보이면 성장의 과정이다.

*부족한 부모를 향한 아이의 노력 유형에는 모범 애착, 반항애착, 회피 애착이 있다.

*부모와의 사이에 생겨나는 균열과 유기의 불안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중간대상이 필요하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성장하는 엄마가 가장 바람직하다.자기 자신을 위해서 독립된 부모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때문.

좋은 엄마를 그려내는 게 아니라 엄마도 하나의 독립된 인간으로 보여지는 게 걸작이다. 

 

 

딸내미 논술시험 때문에 정신없는 최은영이 올해 출간된 저학년 문고 중심으로 출판시장의 흐름을 

 정리해서  이야기 했다.

각 출판사마다 출간 종수도 줄고 판매량도 줄었다. 어른이나 아이나 스마트폰에 홀려있으니

 점차 그 폐햬는 커질 것이 자명하다.

 

올해 내실있는 성과를 거둔 후배들은 공부도 열심히........

 

 

구미에 사느라 발길이 뜸했던 홍계숙도 오랫만에 얼굴 뵈주고.

올해 27기 다크호스도 등장했다.

 

이들이 초집중 한 이유는  아나바다 경매 시장이 열렸기 때문

 

김병규 사부님께서 청채봉 선생님 사인이든 <스무살 엄마>를 들고 나오셨다.

당신이 김수환 추기경님 일화를 집필 중이신데  추기경님  모시고 고향을 찾았을 때 만난 할아버지  성함이 생각나지 않아 어떻게 수소문할지 고민 중이었다고.

그런데 이 책 속에서 그 분 성함을 찾아냈다며 일화를 소개 하셨다.

 

 

운 좋게 낙찰 받은 윤성옥에게  사부님의 사인까지 덧붙여 주셨다.

 

물건을 내놓은 이들이 그 물건에 얽힌 일화를 소개 하는데  모두들 집중해서 들었고 

낙찰 받으려는 의지도 가열 되었다.

 

 

박명숙 부회장이 내놓은 르노아르 그림의 양산은 이수애 전 회장이 득템.

 

최은순이 내놓은 빨강 손뜨게 발토시는  21기 장은정이 득템.

 

 

최은영은  읽고 싶었던 <세월호 이야기> 득템하고 희낙낙.

 

공지를 못 본 탓에  경매 물품을 준비 못한 나는 어깨에 두르고 있던 삼각 숄을  내놓았고 

 26기 한경희가 낙찰 받았다.

작년에도 끼고 있던 반지를 내놓았는데 애석하게 낙찰 못 받은 장은정은 이번에 기필코 낙찰 받겠다고

 7 만원을 준비 해 왔단다.

딸내미 선물로 낙찰 받으려던 임수정까지 가세해서  올해 경매가 중 가장 높은 낙찰가 10만원이 되었다.

 

"김향이 선생님의 기를 받고 싶었는데 저한테 행운이......"

기를 받고 싶다는 말은 핑계고 부족한 재정에 후원금으로 보탬을 준것이리.

 

 

 

경매가 진행 될 수록 최정희 부회장의 입이 귀에 걸리고 총 후원금은 48만원이 모였다.

재정이 열악해지다 보니 회장이 후원금 제도를 자기 임기 내에 만들겠다 이야기 하고

오죽하면 "김향이 선생님이  오나시스 같은 선박회사 회장님을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했을까.

 

김장과 입시라는 걸림돌 때문에 올해 참석 회원은 서른 댓명.

불참의 핑계거리는 수없이 많다. 한 해 두 해 발걸음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다. 

회원들의 열정이 가장 큰 후원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먼저 간 회원도 있고, 열 일 제쳐 두고 뒤늦게 합류한 길지연. 이수애 ,박은혜,김용옥도 반갑고.

 

올해 세미나는 시간을 앞당겨 공부 시간을 늘인 것이 유익했다.

배워서  나도 갖고 남도 주자는  김지은 회장의 배력 덕분이다.

 

저녁 식사 후에 방으로 자리를 옮겨 회원들이 돌아가며  근황을 이야기 했다.

 

27기 대표로 온 김미옥이 막간을 이용해 마술쇼를 했는데

그녀의 손놀림과 입담에 폭소 만발

삼원색 밧줄을 각각 매듭을 지었는데

                

 

이렇게 이어졌다.

 

17기 박은혜 선수 등장. 유연한 몸놀림으로 훌라춤을 추었다.

목사 사모님인 그녀는 유치원 원장 겸임인데 좌중을 유쾌하게 웃기는 재주가 있다.

비주류인 나는  자정무렵 잠자리에 들었고  주류들은 새벽에 귀가 해버렸다고.

 

열 댓 명 남아 아침 식사후에 작품이야기가 이어졌는데

 

한 편집자에게 헤리스버딕이란 사내가 14장의 낱장 그림을 가지고 찾아와서는 나머지 그림도 마저 가져오겠다고 영영 나타나지 않았다고.

작가를 찾기 위해 사상초유의 낱장 그림책이 출간되었단다.

이십여년이 지나 14장의 그림을 소재로  유명 작가들이 단편을 썼고 <헤리스버딕과 열 네가지 미스터리>가 출간 되었다고.

 

회장이 읽어주는 <헤리스 버딕의 미스터리> 발문을  들으며 미스터리를  상상....

 

 

 

오전 10시에  일정을 마쳤는데  나는 광주에서 올라온 김희숙과 안동에서 올라온 한경희를 데리고

남산으로 올라갔다.

김희숙은 <엄마는 파업 중> 출간이후  남편 간병과 교직생활로 동화는 잊고 살았다 한다.

나는 그녀에게 프로필 사진을 선물하겠다 제의하고 그것을 계기로 용기 백배하라고 일렀다.

 

맨 얼굴로 출근했었다는 그녀를 꽃단장 시키고

더 나이들어 카메라가 무서워지기 전에 포즈를 잡아주었다.

 

우리가 초겨울 숲길에서 사진 놀이 한 시간도  어느 날 문득 그리움이 될 터이다.

 

 

지난 일년 동안 안동에서 동화 창작 수업을 들으러 왔다는 26기 한경희

그 먼길을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다녔다는 말에 포상을 해주고 싶었다.

"내 니트 숄까지 낙찰 받았으니 그대에게 좋은 일이 있으리다."

 

"나는 거짓말을 잘해요. " 그 말인즉슨 어려서 부터 상놀이를 즐겼다는 말이다.

그녀가 근사한 거짓말로 어린독자들을 깜박 속여 넘기기를 기대 한다.

 

 

우리 세 여인은 낙엽 밟는 소리를 즐기며 카메라 밧데리가 아웃 되도록 사진놀이를 했다.

 

 

우리는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기에 살아있는 날들을 즐겨야 한다.

 

그리고 나는  탈렌트 김자옥씨가 꽃같은 얼굴로 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녀가 <꽃보다 누나> 예능 프로로 떠난 여행지에서 춤을 추던 모습을 잊을수가 없다.

상점에서 본 빨간구두에 혹해서 구두를 찾아 상점가를 30여분이나 해메고

길거리 벤치에 웅크리고 누워있던 모습. 이승기가 아들 같다며 해맑게 웃던 모습들을 떠올렸다.

삶의 고통도  암투병도 연기 투혼으로 견뎌냈던 그녀.

나는 천사 같이 착하고 감성적인 여배우를 잃은 아픔으로 한동안 먹먹했었다.

 

그러니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즐겁게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