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부끄럼이 많아 춤추고 노래 부르며 재롱을 떨어보지 못했다.
초등학교에서 유희를 하고 달리기를 하는 것도 창피했다.
중학교 때 체육시간이 싫어서 꾀병으로 양호실에 누워있곤 했는데,
체육선생님한테 걸려서 출석부로 머리를 호되게 맞은 적도 있다.
고등학교때 운동장에서 뜀틀 넘기 시험을 보던 날이었다.
도움닫기로 달려와서 뜀틀에 머리를 대고 앞구르기릏 해야 하는데 뜀틀 앞에서 몸이 굳어 버리곤 했다.
보다 못한 체육 선생님이 옆에서 붙잡아 줄테니 무서워 말라고 했다.
뜀틀에 머리를 대고 몸을 굴린다는 것이 운동화 발로 선생님 얼굴을 냅다 걷어차 버렸다.
그바람에 선생님과 함께 나뒹굴게 되었다.
교실 창문에서 내다 보던 상급생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를 했다.
체육선생님이 두발검사로 원성이 자자한 주번 선생님이었기 때문이었다.
"너 같은 몸치는 생전 처음 보겠다!"
그 뒤로 나는 체육시간에 열외생이 되었다.
무용시간은 더 끔찍했다.
무용 선생님은 이름난 무용가셨는데 창작무용으로 시험 점수를 매기셨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고독" "가을" 낙엽'을 제목으로 대고 춤을 추었다.
"애국자'라는 제목을 댄 아이가 교실 네 귀퉁이로 숨어 다니는 시늉을 했다.
고양이에게 쫒기는 쥐처럼 책상 밑으로 기어다니다가 총 맞은 시늉을 하고 쓰러져서는
가슴에서 태국기를 꺼내 펼쳐 놓았다.
교실 창문에 붙어서 구경하던 다른 반 아이들까지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다른 반에서 무용실기 시험 본다고 알려지면 과목 선생님께 수업을 일찍 끝내달라고
사정을 해서 우르르 몰려가 구경할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우리 반에 책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사내처럼 걸어다녀 오빠로 불리는 아이가 있었다.
그애가 어떻게 창작 무용 시험을 통과할지 큰 관심사여서 다른 반 아이들도 지켜 보고 있었다.
다음 타자로 나온 경숙이가 선생님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경숙의 일거수 일투족에 수많은 눈길이 꽂혔다.
" 목욕'"
호기롭게 춤 제목을 말한 경숙이는 묵묵히 목욕하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책상을 두드리며 박장대소 하는 바람에 선생님들까지 구경오셨다.
여고시절 가장 잊지못할 추억이 창작무용시험 보던 광경이다.
나는 결혼을 한 뒤로도 늘 여기저기 아파서 병원 순례를 했었다.
허리가 아프다고 했을 때 국선도를 하라며 운동을 권한 지인이 있었는데 귓등으로 흘려 들었다.
그때 운동을 시작했더라면 몸에 칼 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45세에 척추 수술을 하고 의사 선생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다.
물에 빠져 죽을 까봐 벌벌 떠는 나를 남편이 끌고 다녀서 아줌마들한테 눈총도 많이 받았다.
물에 뜨지 못해서 초급반에서 발차기만 3개월 했는데 상급반에 올라가서는 '시범 조교'가 되었다.
일요일 빼고 날마다 수영을 했다.
오리발 끼고 핀 수영을 배울 때 겁이나서 뒤로 빠지곤 했는데 그날 마침 남편이 관중석에 와서 수업 참관을 했다.
수영 잘 한다고 큰소리 친 터라 남편 보는데서 꽁무니 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덕분에 핀수영 관문도 통과 하게 되었다.
수영 경력 3년차 됐을 때는 50미터 레인을 10번 왕복할 실력이 되어서 '원더우먼' 소리를 들었다.
"몸 좋아진 거 아세요? 처음 왔을 때 사고칠 까봐 우리가 지켜 보곤 했는데."
선수반 고참 들이 말했다.
알다마다. '악성 비염'도 감쪽 같이 나은데다 운동의 놀라운 결과를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는데.
나는 디스크 수술 후에도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고역이었다.
원고를 쓸 때면 허리에 온열 복대를 차고 40분 버티기도 힘들었다.
지방으로 세미나를 갈 때면 차안은 물론이고 어디서든 드러누웠다.
지금도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요통이 있지만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단련 시킨 까닭에
견디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2004년 10월 ,사계절 출판사가 파주 사옥으로 이전을 했다.
야외 마당에서 방송국 관현악단 연주를 곁들여 파티가 벌어졌는데 사람들이 춤을 추자고 잡아끌었다.
그런 날 하객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즐겨준다면 얼마나 근사 한가.
그런데 몸치인 나는 경기를 하듯 놀래서 도망나오고 말았다.
그날 함께 도망치던 이들이 춤을 배우자고 의기투합했었고 다음 날 나는 구민 체육센터 스포츠댄스 강좌에 등록했다.
스포츠와 댄스가 접목되었으니 금상 첨화라고 생각한 것이다.
스포츠 댄스는 남성 파트너가 있어서 재즈 댄스 강좌로 바꿨지만 그건 스텝이 빨라 흉내내기도 어려웠다.
'몸치 주제에 무슨 춤을 배운다고...'
스스로 포기를 하고 내려오다 벨리 댄스 교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홀리게 되었다.
그렇게 벨리댄스 강좌에 발을 들여 놓고 일주일에 두번 씩 운동삼아 다녔다.
일본 영화 '쉘 위 댄스 '의 주인공처럼 밤중에 강습 끝내고 집으로 가는 골목 길에서 스텝 연습을 했다.
코인이 부딪치며 내는 경쾌한 소리와 음악에 홀려 동작을 배우다 보면 한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비즈와 스팽클 장식이 달린 화려한 의상도 마음에 들었다.
색색깔로 의상을 만들어 놓고 기분에 따라 골라 입는 재미도 컸다.
연애할 때도 디스코장 한 번 간적 없는 내가 춤을 배우러 다닌다니까 남편이 궁금해 했다.
남편 생일 선물로 집에서 춤을 추었다. 아들도 놀라서 사진을 찍어대고 남편은 더 놀라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실 나도 떨려서 안무 순서를 잊어 버렸는데 남편이 어떻게 알겠는가.
몸치가 그 정도 용기를 내어 추었으면 잘 춘 것이지.
그 뒤로 팔불출 남편은 집사람이 벨리댄스를 잘 춘다고 자랑을 늘어지게 하고.
2005년 파주 출판단지 푸른숲 사옥에서 첫번째 <동화와 인형그 행복한 만남전> 전시회를 했었다.
전시 끝나는 날 사장님 방에서 깜짝 공연을 했다. 전시기간 동안 수고한 편집자들에 대한 보답이었다.
2007년 7 센프란시스코. <필모아 스트릿 재즈 패스티벌>
남편과 사별 후 센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아름이네 아파트 앞 필모아 거리에서 재즈 페스티벌이 열렸다.
필모아 거리는 재즈 발생지라 해마다 기념 축제가 열린다 했다.
연두색 스카프를 두른 할머니가 하이힐을 신은 채 흥겹게 춤을 추었다.
'저 할머니 정말 멋지다. 나도 춤 출줄 알면 저렇게 즐기고 싶어."
아름이가 길거리서 춤추는 엄마 모습을 상상 하고 히히 웃었다.
그때부터 내 마음이, 내 행동이 달라졌다.
행복이 별건가?
순간 순간 즐거우면 행복이지.
나도 남들 앞에서 부끄럼 무릅쓰고 춤을 추게 되었다.
하루 하루 죽어가는 인생 , 여한 없이 행복하고 싶어서.
" 선생님이 벨리를 출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벨리댄스의 기원은 고대 토템 신앙의 제사의식과 연관된다.
어머니신을 숭배하는 종교적 의식에서 다산을 기원하기 위해 그들의 여신을 찬양하는 춤을 춘것이 벨리댄스의 시작이다.
여성들에 의해 신성시되었던 밸리 댄스는 모성, 생명의 신비스런 고통과 기쁨을 의미한다.
사원에서 시작된 제사의식의 춤이 세속적인 에로틱 형태로 변화되었으며,
중동지역의 집시들이 터키, 이집트 등 세계 각국으로 벨리댄스를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청소년 해외 봉사활동으로 간 몽골의 알탕블락 군의 학교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벨리댄스 공연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제는 벨리댄스가 세계각국의 민속 춤과 결합되어 더 이상 아랍권의 전유물이 아닌 여러 형태로 변형 되면서 전 세계 여성들의 공유물이 된 것이다.
천하의 몸치도 연습을 거듭하니 흉내는 내게 되더라는 말씀.
나는 운동으로 노후 보험을 들고 있다.
몸이 건강해야 꿈도 이룰 수 있기에 하루 일과 중에 운동을 우선시 하게 되었다.
수영 6년, 단학 2년, 벨리댄스 10년, 피규어 5년 ... 올해로 운동경력 18년차.
나는 피규어로 슬로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피규어는 40대 몸짱 정다연이 널리 전파한 한 운동으로 현재 일본에서 열풍이 불었다.
고교 과학교과서에 정다연의 살빼기전 사진과 살뺀 후 사진이 실리면서 운동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일본의 아보도오루 박사는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이 올라간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체온이 저하되면 림프구 수가 줄어들어 면역력이 떨어지고
저체온이 계속 유지될 경우 당뇨병, 암, 각종 병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체온이 0.5도만 낮아져도 혈관이 수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3-4도만 떨어져도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
감기에 걸리면 열이 나는것은 체온을 높여 면역력을 끌어올리려는 우리 몸의 방어!
만병의 시작은 스트레스로 인한 혈류장애인 '저체온'
체온이 높아야 신진대사량이 올라가고 소비칼로리가 높아져 비만도 예방된다.
어떻게 체온을 1도 올리나? 근육을 단련하는 것!
사이토마시시 박사가 말하는 근육 단련운동 세가지
1 슬로 트레이닝
2 드로인 (복식호흡)
3 체온을 올리는 식습관
*인스탄트 식품과 냉음료, 자극적인 음식 안 먹기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로 음식 만들어 먹기
( 게피, 대추, 카레, 마늘 ,생강,부추, 닭고기, 냉이, 검정콩, 검정 깨, 들깨, 인삼....)
월수금 오전에 피규어로 근력운동을 하고, 화 목 오후에 밸리 댄스로 복근 강화 운동을 한다.
그중 허리 근육 강화에 벨리 댄스 효과가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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