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고성<동시동화나무숲>에서 제 5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2014년 계간 열린 아동문학에 실린 작품 중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작으로 결정된 작품은,
▪동시 부문: 조기호 (‘반쪽’이라는 말: 2014 겨울호)
▪동화 부문: 최은영 (절대 딱지: 2014 여름호)
<동시동화나무 숲>에 당도하자 예원선생이 동시를 공들여 쓴 부채들이 손뼉치듯 손님을 반겨 맞이했다.
부산의 소산 일행이 향그러운 황차로 손님을 맞이하며 접대하는 동안 ,
나는 숲길을 따라 구석구석 둘러보며 지난 1년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 보았다.
백화등이라 불리는 마삭줄들이 바람개비 같은 꽃을 피워 올렸고
꽃눈이 내린듯 향그러운 길을 지나
글샘에 다다랐다. 두 분 원로께서는 '글 잘 쓰는 의식 '으로 샘물을 들이키셨다.
원로건 신인이건 글 잘 쓰고픈 욕망은 숨길수가 없다.
매실을 한보따리 따가지고 내려오던 이경혜, 신이림, 정현정 동시인을 만났다.
행사 때나 얼굴 마주하는 처지지만 그래서 더 반갑다.
원두막가의 선녀탕은 여전히 서늘하다.
예원 선생이 그림도 그리고 차를 마시는 자정향실 둘레로 꽃잔디가 피었다.
방안에선 편집위원들이 모여 회의 중이고
선배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정담을 나누고
패셔니스타 이규희 선생이 등장하자 여류들은 악세서리 구경에 난리났다.
신예 동시인 서지희는 엄마 아빠 같은 선배들 속에서 낯가림을 했는데,
그날 밤 한 방을 쓰게 된 우리는 남들 잠 깰까 조심하면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윤석중 선생님의 동시를 좋아하는 까닭을 얘기했고
나는 열 살 때 윤석중 선생의 동시 넉 점 반에 반한 이야기를 했다.
배익천 선생님이 손님들을 행사장으로 불러 모으고 시상식을 진행했다.
부산 어머니 오케스트라의 축하 연주로 팡파레를 울렸다.
감로 선생은 바깥일을 거들면서 시상식 진행을 지켜 보았다.
배익천 선생과 감로 선생의 도원결의를 예원 선생이 거들지 않았다면 어림없는 일이다.
그녀는 그 모든 수고를 마다않고 전폭 지지했음에도 그저 조용히 지켜 보았다.
박선미 동시인이 그동안의 경과 보고를 했고
이동렬 위원장의 말씀이 이어지고
송재찬 선생님의 심사소감이 있었다.
조기호 동시인, 최은영 작가가 시상대에 섰다.
화동에게 꽃다발을 받고 자신들의 작품집을 선물하는 훈훈한 시간
줄줄이 사탕처럼 어어지는 부상. 지켜보는 이들은 상금보다 부상이 더 욕심난다고 한다.
이웃 주민들이 농사지은 농산물은 시골 인심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최영희 선생의 무남독녀 혜정 양이 허브 비누를 만들어 왔다.
최영희 선생과는 행사 때 몇 번 인사가 오고갔기에 그녀가 오랜 투병 생활을 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동갑내기가 별이 되었다는 사실로도 마음이 아팠는데 어머니를 대신해서 선물을 만들어 온 그녀가 너무도 대견했다.
양친 부모 모두 잃고 천둥벌거숭이가 된 서른 살 꽃다운 아가씨가 어찌 그리도 의연한지!
최 선생이 딸 하나는 잘 가르쳐 놓았다 싶은게 왈칵 눈물이 났다.
그 바람에 애꿎은 길지연 선생이 내 손을 따고 체기를 내리느라 고생을 했다.
우유 마시고 체한 이규희 선생 살려 놓으니 내가 또 그녀 신세를 지는 바람에 '길장금'이 되었다.
강정규 선생님의 축사에
김병규 회장님의 축사 까지 덧붙여 수상자들은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고승하 선생님이 이끄는 70대 <철부지와 여고생들>동요메들리는 그야말로 호응의 도가니.
진행을 도와주던 자원봉사자 부산외대생들도 댄스 공연으로 잔치 분위기를 ....
최은영의 어버님께서 작품낭송을 하셨는데 어찌나 잘 읽으시던지 성우 출신 아니냐며 장내가 술렁술렁
소중애 선생이 만든 꽃관을 쓴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
<동화세상> 동문들의 축하도 받고
<계몽 문학회> 회원들의 축하도 받으며 시상식은 끝났다.
예원 선생이 정성껏 마련한 음식으로 풍성한 잔치가 펼쳐졌다.
자정 넘어 뒷풀이 술자리가 이어지는 동안 비주류들은 밤하늘의 별도 보고 뽕도 (?) 따고.
이른 아침부터 식사 준비에 바쁜 예원 선생. 어느새 말끔히 쓰레기를 치운 감로 선생.
배익천 선생님은 버스터미널로 사천 비행장으로 차량 봉사로 바쁘고.
저 안반에 앉아 동시 동화 나무 숲의 아침을 맞이하는 상쾌함은 ...........
서울팀들은 메르스로 텅빈 고속도로 를 쌩쌩 달리다가 금산 휴게소에서
예원 선생이 싸준 음식으로 뷔페식 점심을 먹었다.
나는 못 본새 체중이 는 김관식 선생을 아침부터 닥달해서 운동을 시킨 탓에 그의 아내로 부터
'김관식 잡는 김향이' 소리를 들었다.
과체중은 소리없는 살인마라고 한다. 나는 그가 식사조절과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기를 바란다.
얼마전 금연 글짓기 심사 때 6학년 아이가 폐암으로 아빠를 잃은 이야기를 읽다가 눈물을 쏱고 말았다.
부모되는 이는 자식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면 안될 뿐더러, 병수발로 자식들 맘고생을 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맛난 음식을 이빠이 먹은 탓에 가위바위보로 작은 수박을 골라 먹으며 히 낙낙.
올해도 성대한 잔치가 끝났다. 기쁘고 즐겁고 신나고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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