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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806 엄마 친구 딸

멀리 가는 향기 2017. 2. 21. 17:22


806회 향기통신 <엄친딸 이야기>

 


오늘은 '엄 친 딸'  이야기



조카 보경이가 다니던 직장에서 예식을 치른다기에

경찰 공무원인 제부가 호화예식이라고 구설수에 오를까 내심 걱정 되었다.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얼마나 아름답고 흐뭇한 예식이었는지 .....

 



양가 어머니들의 이색 등장


고이 키운 자식이 성례를 치를 때 만큼 부모마음이 행복할 때가 있을까?


제부는 딸과 사위를 위해 섹스폰 연주를 했다.

동호인들과 봉사다니며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생은 밤새워 폐백을 준비했다.

어여쁜 딸 사랑으로 품어 달라고 사돈께 정성으로 예를 갖추었다. 

나도 아름이 폐백을 해봐서 안다.

하나 하나 장만하는 수작업이 보통이 아니다.


자식은 짝 지워 제금을 내고도 노심초사 근심덩이다.

아무 탈 없이 시집살이 잘 하라는 엄마의 염원을 담은 것이다.



법 없이 살 사람들이라 자식농사도 잘 지었다.


미스코리아 빰치게 고운 아이가 공부도 잘하더니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알뜰하게 결혼자금도 모았다.

칠천만원 중에 사천만 혼수비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엄마 주고 가겠다 하더란다.

야물딱진 데다 효심까지 깊다.

신랑 집에서 받은 게 많아 엄마에게 남겨줄 돈이 없었다지만

부모에게 손 내밀지 않고 제 힘으로 치뤘으니 얼마나 대견한지.

 


성취욕이 있는 아이들은 다르다.

남들 다 하기 싫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무엇을 하든 적극적이다.

 

공부 안하는 애들은 몸이라도 써야 하는데 일도 안한다.

차라리 잘 놀면 예능인으로 밥벌이는 하련만 그도 저도 아니게 논다.

부모 속 썩이는 애들은 잘난 형제하고 편애한다지만 제 사랑 제게서 나온다는 말도 모른다.


출발이 좋았으니 남은 인생도 열심히 아름답게 살아낼 것이다.

오늘 아름다운 한 쌍의 예식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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