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에 감자를 캐야하는데 장마 시작 되고 캤다.
남들이 워낙 가물어서 감자가 알이 잘다고 해서
물 맛을 보면 조금 굵어지지 않을까해서 놔 둔 것이다.
그런데 땅 속에서 골은 놈이 많았다. 농사일에도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심은 수미 감자는 손바닥 크기로 커야 하는데 가물어서 잔챙이만 나왔다.
그 중 굵은 놈 만 골라서 향기통신에 답장 보내준 분들께 인사 선물로 보내기로 했다.
장마에 미운 풀들만 콩나물 자라듯 했다. 꽃밭이 온통 풀밭이 되었다. 꽃들이 풀에 묻혀 자취없이 사라지기도 했다.
동생이 예초기로 풀을 베어 냈다.
꽃들 사이의 풀은 건들지도 못했다.
풀은 뽑고돌아서면 자라서 징글징글하다.
긴꼬리닭과 버프실키 알을 사다 부화기에서 부화 시켰다.
긴꼬리닭이 5마리 부화가 되었다.
자라면 이렇게 멋진 장닭이 될 것이다.
병아리 한 마리가 다리에 힘이 없어 서지를 못하고 자꾸 미끄러졌다.
고무줄로 다리를 묶어주고 칼숨제 약을 먹었다.
겨우 숨돌릴만 했는데 들고양이가 노리고 있다 3마리를 잡아 먹었다.
컨테이너 박스 밑에 사는 들고양이가 새끼를 4마리나 낳았는데 그 놈들이 호시탐탐 병아리를 노리고 있다.
보드라운 솜털이 부풀부풀 자라는 놈이다.
엄니는 잡아 먹을 닭은 안키우고 관상용 닭을 키운다고 못 마땅 하셨다.
남동생은 들고양이와 쥐로부터 안전한 닭장 짓느라 몇 날 며칠 구슬땀을 흘린다.
비오는 동안 밭에 가지 않았는데 풀이 숨 넘어가게 자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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