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몬트리올출발 - 토론토. 경유, 오후 2시 20분 토론토 출발 9/7오후 5시 35분 인천 도착)
전날 밤 월마트에서 숙소까지 태워준 택시기사가 아침에 동료 기사를 보내 공항 픽업을 도와주었다.
인천공항에서는 작년 일본 노선부터 셀프 출입국 신고제를 도입했다.
이번에 캐나다, 미국 공항에서 거의 모든 구간이 셀프 신고를 했는데 한국어 서비스가 지원되는 곳도 있었다.
사람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하는 세상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노후가 보장 되려면 기계가 대신 할 수 없는 일자리를 가져야 한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여정을 돌아보았다.
가장 큰 실수는 유심 칩을 사지 않은 것, 자동차 네비게이션 미설치 등 준비가 미흡했던 것은 다음 여행 때 개선 할 일이다.
취향도 개성도 다른 사람들이 17박 18일 동안 공동 운명체가 되어 여행을 하는 동안
서로 이해 하고 배려 하면서 속사정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밀 해진 것은 여행의 미덕이다.
우리는 다음 스페인 여행 일정을 조율하며 또 일탈을 꿈꾸게 될 것이다.
앞자리 한국유학생이 고양이를 데리고 탔다. 화물칸에 실리는 줄 알았는데 뜻밖이었다.
군대문제로 귀국한 형이 보고 싶어하고 자기도 귀찮아서 집에 데려가는 거란다.
비행하는 동안 찍 소리도 안 내는 것이 신기 했다.
열 네 시간의 비행은 일탈을 위한 힐링의 댓가다. 즐긴 만큼 견뎌내야한다.
책을 읽다가 눈이 아프면 수를 놓고, 허리 아프면 쪼그리고 누워 영화를 보았다..
이어폰도 자막도 없이 스토리를 유추하면서 영화를 보고 집에 와서 되풀이 본 영화.
프랑스 영화 <파리는 기다려 줄거야> 는 로드 무비다.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행복을 찾는 사랑스런 여인을 만날 수 있었다.
영화 제작자 남편을 따라 칸에 온 앤은 컨디션이 나빠 남편의 동업자의 도움을 받아 파리로 돌아오기로 한다.
파리로 오는 길에 다정다감한 자크의 면모를 보게 된다.
자크는 바람둥이 프랑스 남자의 포스를 온 몸으로 풍긴다.
심지어 여심을 흔드는 방법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오픈 카 뒷좌석을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맛집 순례로 시간을 끌더니 피크닉 바구니를 준비해서 경치 좋은데 펼쳐 놓고 분위기를 잡는다.
팔십 넘은 여감독은 상황에 맞게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를 슬쩍 끼워 넣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앤이 "도대체 파리는 언제 갈거냐고?" 재촉을 하자
자크는 "파리는 기다려 줄거야" 라고 느물거리기만 한다.
그들의 여정을 따라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들이 펼쳐진다.
프로방스의 라벤더 로드, 리옹의 박물관 순례......... 연애고수 자크의 농간으로 7시간 여정이 이틀로 늘어졌다.
덕분에 나는 제작년에 다녀 온 남프랑스의 풍광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었다.
또 맛집으로 끌고가 분위기를 잡은 자크가 결혼생활이 행복하냐며
슬쩍 슬쩍 간을 보기도 한다.
르노아르의 <부지발의 무도회> 그림이 흔들리는 여자의 마음을 ........
앤이 선을 넘을 까봐 조마조마 해진다.
드디어 아름다운 파리로 진입했다.
앤의 집에 케리어를 옮겨주고는 천하의 바람둥이는 또 한번 공략을 한다.
앤은 자신이 놓지 말아야 할 것과 놓아 버려야 할 것을 구별할 줄 아는 현명한 여자 였다.
다음 날 자크는 쵸콜렛과 함께 편지를 보내 온다.
"스스로 행복해 지는 법을 당신에게 배웠어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프란체스카는 4일간의 밀애로 여성과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그를 따라나서지 못했다.
"사랑을 위해 평생을 바치고 싶지만 모든 것을 버릴 수없다"고 .
결국 일생에 한 번 찾아 온 사랑은 모성애를 이기지 못했다.
자신의 유골을 다리에 뿌려달라는 유언으로 죽어서 사랑을 선택한 그녀.
프란체스카는 짧은 사랑 때문에 목숨이 붙어있는 동안 긴 형벌을 받았다.
앤은 사랑꾼과 위태로운 동행중에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순간순간 아름다움을 포착하면서 스스로 행복을 다져갔다. 앤과 프란체스카의 다른 점이 그것이다.
내게 많은 영감을 준 여행에 감사하며 또다시 뚜벅 뚜벅 걸어갈랍니다.
여행은 앞만 보고 달려 온 생에 대한 쉼표, 만선의 기쁨으로 돌아오는 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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