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도서전은 전쟁터 같았다. 함께 간 편집자들이 우르르 몰려간 곳은 영미 문화권 부스.
그곳엔 각국에서 온 저작권 담당 편집자들이 미팅을 하느라 정신 없었다.
팽귄,밀란, 랜덤 하우스.나땅... 메이저급 출판사들은 발디딜 틈없이 복작.
반면에 아시아관에 있는 우리 책 부스는 한가했다.
언어가 안되는지라 슬렁슬렁 돌아다니며 외국 출판사의 판촉물을 챙겼다..
연필, 지우개. 사탕, 책갈피, 가방....
그들은 자기 책의 캐릭터를 인형이나 장난감 ,옷 등에 활용하고
부스 안에 아이 방을 예쁘게 꾸며 놓고 소님을 끌어들였다.
오후엔 일러스트 전시장에 갔는데 한쪽 벽면에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자신을 알리려고
광고지나 명함 작품집을 덕지덕지 붙여 놓았는데 기발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하루 돌아다니고 책멀미가 나서 다음날 피렌체로 갔다.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세계 10대 비경에 들어간다는 미켈란젤로 언덕은 환상이었다.
예쁜 것 보면 제 정신이 아닌지라 감탄사가 연발.
다음날은 볼로냐 시내를 돌아다녔다.. 세계 최초의 볼로냐 대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교문도 없이 시내 중심에 있어서 아무나 들락거릴 수있는 학교.
파리의 소르본느대학은 겉에서 구경만 했고,
파리 일정은 자유 여행이라 아침에 호텔에서 나오면 지도 들고 지하철 갈아타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찾아다녔다
시공사 저작권 담당 앞세우고 돌아다녔는데 길을 잃고 헤매다 잘못 나온 곳이 오페라 하우스 앞!
그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위용에 압도 당해서 고개 아프게 올려다 보았다.
그날부터 추위와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얇은 봄 점퍼로 그 변덕스런 날씨와 맛서자니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어다.
파리 사람들은 모피코트를 입고 다니고.
지하철이 지옥철. 지린내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비좁고...
고용력창출을 위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린다는 이상한 사고방식.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조상 잘 둔 그네들을 엄청 부러워 했는데
변덕스러운 날씨와 물맛 때문에 그래도 우리나라가 좋다는 생각.
우리들은 당쟁만 일삼은 조상 덕에 지금까지도 당쟁으로 시달리며 사는 구나 싶어 화도 났고.
약탈해온 수많은 예술품들을 자랑스레 내보이는 뻔뻔스러운 르부르에서는
(대영박물관은 입장료 안 받아서 양심적인 면이 있는데 르부르는 8.5유로로 이번에 입장료를 올렸다)
공원의 꽃과 나무들은 어찌나 예쁘던지, 인부들이 아무렇게나 꽃을 심어 놓은 우리 공원과 비교.
우리 공무원들은 국비로 출장와서 뭘 보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책상 앞에 앉아 죽자사자 공부만 한 사람들이 자리 차지 하고 앉았으니 문화 예술이 마음에 들어 올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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