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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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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연

905회 거제 - 창원- 밀양

멀리 가는 향기 2018. 7. 24. 11:29

7월 17일 , 거제 국산 초등학교 강당에 4-5학년이 모였다.

강당에 들어서던  나는아이들의 환호에 레드카펫 위를  걷는 연예인이 되었다.

 

강당 안은 바깥의 폭염 만큼이나  후끈 달아 올랐다.

 

 뜨거운 관심과 설레임을 온 몸으로 드러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 날 강연이 특별해질 것을  예감했다.

 

청중의 태도에 따라 강연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책 읽는 재미를 모르는 아이에게  '도서관 자원 봉사 10시간 ' 약속을 받아내고,

 

내성적이고 부끄럼이 많은 아이 말에 귀기울여주었다.

 

 

사인을 받는 아이들의 줄이 이어지고.

 

 

한 아이가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을 읽었다며  그 책을 어떤 의도로 썼냐고 물었다.

 

아이들에게 특히 다문화 아이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려주고 싶어 썼다는 내 말에 ,

아이는 자기가 다문화라며 어머니가 베트남 사람이라 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아픔을 을 다독여 주었다.

 

 

 

추옥련 교장 선생님과 박소라 선생님.

 

행사 담당 박소라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께 필독서를 권했고,

교장 선생님은 내처 3권의 책을 읽고 내 블로그 까지 탐독하셨다.

교장선생님이 책을 읽고 감동을 하면  담당 선생님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맘고생을 많이 한 박선생은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한 성취감을 느꼈을 테다.

 

강의 끝나고  박선생 차로  근방의 지브로 게스트하우스에 가방을 두고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 공원으로 이동했다.

 

 

 

우리 아이들 큰 아버지는 ,625 전쟁  피난길에서 부모형제를 잃고 포로수용소로  왔다가,

이마의 점 때문에 아버지 친구 눈에 띄게 되어 가족을 찾았다 했다.

 

공원에 전쟁의 참상과 시대적 아픔을  재현 해 놓았다. 

 

나는 갖난 아기로 전쟁을 겪었으니 기억나는 일이 없지만 어머니 고생담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랐다.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

 

산 너머 또 산. ..........  장관이었다.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지브로> 게스트 하우스로  왔다.

사진작가가 모텔을 리모델링한 탓에 숙소가 분위기 있고 깔끔했다.

 

 

1층엔 스튜디오도 있었다.  준비된 의상과 소품은 무료 대여.  실내촬영도 사장님이 해준다.

 

관광지를  드라이브하며  인생샷을 찍어주는데 가격도 착하다. 

 손님들과 수국 사진 찍으러 야외 출사 나간다 해서  무조건 신청.

 

 

 

18일  오전, 지브로 사장님이 송정 초등 학교까지 테워다 주었다.

교장 선생님이 등교지도를 하는 작은 학교는 분위기가 사뭇 따뜻했다.

전교생 76명의 작은 학교.

 

 

책으로 운명을 바꿀 수있는 방법을 이야기 했다.

 

자기가 읽은 책의 작가를 만난 설레임으로 들뜬 아이들.

 

 

 

선생님들이 이모 삼촌 같은 가족적인 분위기여서 보기에 좋았다.

5년 전 방문했던 외간 초등학교에 신희영 선생님 남편이 근무했다는데

 그 분의 추천으로 송정 -국산 초등학교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 후, 지브로 게스트 하우스 스텝들과 저구항으로 향했다.

 6-7월 거제는  수국 천지


음지의 끝물 수국이 아직 볼만 했다.

 

 

 

 

수국(水菊; hydrangea)은 반그늘 물기있고 거름기 많은 땅에서 자란다.

뿌리가 깊지 않아 추위와 가믐에 약하다.

 

 

토양의 성질에 따라 산성이면 푸른색,중성이면 흰색, 알칼리성이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땅에 백반을 묻어주면 푸른색이 되었다가 석회나 달걀껍데기를 묻어주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수국과 불두화는  암술·수술이 없거나 퇴화해 수정을 하지 못한다.

 

벌이나 나비가 관심을 갖지도 않아 연애하긴 글러먹은 꽃.

 

 

지브로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 딸과 동갑쟁이 사장님이 친절하고 편안한 사람이라

황혼녁 내 인생 샷을 부탁했다.

 

지브로에서 스텝들과 이른 저녁을 먹고 사장님 차로 터미널로 이동.

 

6시 5분 차로 창원으로 왔다.

창원에서 객실이 제일 많은 신축 호텔  엠 스테이를 찾아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19일 오전  9시 호텔 로비에서  이원수 문학관 장진화 시인을 만났다.

"선생님이 계시니까 호텔 로비가 환 했어요."

마음이 비단이니 말도 예쁘게 한다.

 

장 시인 차로 밀양으로 이동

밀주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강당에 모였다.

 

 

 

그림책 <사랑나무>를 읽어 주었다.

긴 세월을 어우렁더우렁 살아낸 소나무와 등나무가

더불어 참고 견디며 이룬 사랑이 연리지로 자라 사랑 나무가 된 이야기를 아이들과 주고 받았다.

 

 

 

독서력이 없어 이해력, 발표력, 표현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사회자가 재담으로 집중 시키고

 

고승하 작곡가는 이 학교 학생의 동시로 만든  노래를 아이들과 함께 불렀다.

 

학교와 학원에 메인 시간에도  게임에 몰두하는 요즘 아이들.

그 아이들의 매마른 감성을 살리고자 마련한 시간이었다.

 

 경상남도 아이들과 보낸 2박 3일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