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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연

899회 익산 황등초등학교

멀리 가는 향기 2018. 6. 26. 14:21

6월 20일  익산 황등초등학교에서 <작가와의 만남 > 강연이 있었다.



시청각실에  1학년이 입장했을 때 나는  책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책 속의 단어를 되뇌며 까불자, 다른 아이가 점잖게 "조용히 책 읽어라!"  했다.

어쭈 제법인데 싶어  아이들을 관찰하게 되었다.

2학년 김경유선생님은  나직한 목소리로  자리에 앉혔다.

3학년..4학년, 5학년 ,6학년이 차례로 입장하는데 선생님마다 작은 목소리로 아이들을 통솔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과  즐겁게 소통 할 수 있다는 걸 직감했다.


맨 앞 자리에 앉은 유치원 꼬맹이들이 2시간을 꼬박 귀기울였다.  그야말로 신통방통이다.



엄마가 유아기 때에 무릎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는 데,

아이들 태도를 볼 때 그 지역  가정환경이 안정적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미리 책을 읽고  독서퀴즈 까지 마친 아이들이라

작가를 만난 셀레임이 컸다.


아이들의 질문에서 책에서 느낌  감동이  전달 되었다.


특수 학급 아이도  손을 번쩍 들었다.

"몸이 아픈데도 우리에게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 마음씨가 예뻐서

" 네가  뽀뽀 해주면 10살이 젊어져서 동화를 더 쓸 수있다"고 했더니,


남자 아이가 자기가 해주겠다고 달려 나왔다.

두 아이가 양 볼에 뽀뽀를 해줬으니  이십 살이 젊어졌다는  내 말에 신나하던 아이들.


아이들의 돌발 질문에 웃음이 터지고

엄마 없이 자라는 답게에 대한 속깊은 질문도 나왔다.





 얼굴에 붉은 점이 있는 아이를 발산동 마을 버스에서  보고  그 아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려고 

 <너무 너무 사랑 하니까>를 썼었다.



"하느님은 먼 데 하늘에서홍점이를 금방 알아보시려고 이마에 붉은 점을 칠해 놓으셨단다. "

"왜요?"

"홍점이를 너무 너무 사랑하니까"

"........"

"하느님이 사라의 표시를 해준 사람은  세상을 함부로 또 멋대로 살 수없는 거야.

 왜냐 하면 남의 눈에 금방 띄고  오래 기억 죄니까 찯하게 살 수 밖에 없거든."

나는 아저씨랑 헤어져서 깽깽이 발로 뛰어 왔어요.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아저씨야 말로 하느님이 사랑의 표시를 해주셨다고요.

아저씨도 자기 몸에 사랑의 표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요?



내가  버스 타고 기차 타고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하는 것도

아이들의 다친 마음을 보듬어 주려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티없이 맑고 순수한 아이들 때문에 내가 얻는 게 많다.


나는 이 학교 아이들이 통솔이 잘 되는건  선생님들의 제자 사랑 때문이라는 걸 알지만

그 보다도 학교의 교육 환경 , 전통 때문이란 걸 짐작했다.



학교 마당에 개교 할 땅시 심었을 '백 살을 바라 보는  히말리아 시타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처럼  모든 환경들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던가


교장 선생님 안내로 학교 역사관을 둘러 보았다.

타임 캡슐과  책보자기 고무신을 보자  내가 다녔던 임실 초등학교 생각이 났다.


이날  강연은 작년 영등초등학교 강연에 참여했던 아이가  황등초 교사인 엄마에게 소개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올라 오는 길에 김경유 선생님으로 부터 아이들이 도서관 앞에 줄 섰다가 책을 빌려갔다는 문자를 받았다.

강연마다 이리 즐거우면 오죽 좋을까.  부모 사랑 못 받는 아이들이 안타까워서 마음 상해 돌아오는 적도 태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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