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에 핀 꽃들> 후속작,
젊은 작가, 중견작가들의 문학 속에 등장한 꽃 소개와 작품 줄거리, 작가 소개 에세이.
"작품에 흔한 꽃이 많다 보니 환상적인 우리 야생화를 많이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점에서 현기영의 『순이삼촌>에서 청미래덩굴, 이혜경의 『피아간』에서 조팝나무,
김향이의 『달님은 알지요』에서 배초향 등을 발견하고 정말 기뻤다."
사회정책부 차장으로 일하는 김민철 기자는 산야를 누비며 야생화 사진을 찍고 공부 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꽃에 대한 설명, 작품 줄거리, 작가 소개는 작품을 읽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꽃을 통해 문학에 접근한 첫 시도인 셈.
저자는 " 꽃은 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문학은 꽃의 빛깔과 향기를 더욱 진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디 꽃 뿐인가. 문학은 비, 바람, 추위 등 날씨도 적극 활용한다.
자연 환경은 글, 그림, 필름에 담겨 수 많은 예술작품이 되었다.
세계 명작을 쓴 작가들의 작업실은 한적 하고 인적 드문 시골에 있었다. 시골집 정원과 주변 숲의 자연은 그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자연에 심취된 작가들은 가드닝에 관련된 저서를 쓰기도 했다.
'초록 지붕 집의 10월은 아름다웠다.
골짜기의 자작나무는 황금빛으로 빛났고 과수원 뒤의 단풍나무는 환상적인 진홍색을 뽐냈다.
오솔길을 따라 핀 벚나무는 세상에서 제일 고운 검붉은 색과 구리빛 초록색 옷으로 갈아 입은 듯 했다.'
<빨강머리 앤>의 작가 몽고메리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으고 캐번 디시에 사는 외조부모 집에서 자랐다.
'앤' 작품 속 시골 마을의 서정적인 묘사와 표현들은 이때의 경험에 서 우러나온 것이다.
일일이 들먹이지 않아도 정원의 꽃과 나무들은 여러 작품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자아내는데 일조를 했다.
나 역시도 고향의 자연을 작품의 배경으로 즐겨 묘사했다.
-임실 향교와 담장을 잇댄 생가터
(중략)
이러한 작품 배경은 작가 자신의 삶이다.
‘달님은 알지요’나 ‘쌀뱅이를 아시나요’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임실 향교와 담장을 잇댄 집에서 태어난 김향이는 임실초등학교를 2학년까지 다니다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왔다.
어려서 아버지가 직장 때문에 서울로 간 뒤로 아버지가 오기를 날마다 손꼽아 기다렸고,
학교를 오가는 길에 성가 마을 뒷산에 가득한 백로들을 보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어린 눈에도 깔끔한 양복쟁이 신사인 아버지가 백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혼자 둑길을 걸으며 서울 쪽으로 날아가는 새를 보고, 풀꽃 냄새를 맡으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이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달님은 알지요’에서 송화가 선생님 자전거를 얻어 타는 장면으로도 살아났다.
선생님한테서는 풀꽃 냄새가 났다. 칡꽃 냄새랑 방아꽃 냄새를 버무려 놓은 것 같은 냄새였다.
송화는 선생님 등에 사알짝 얼굴을 대 보았다.
‘아빠 냄새도 이럴까?’
송화 뺨에 발그레 꽃물이 들었다. 아빠랑 함께 타는 자전거라면 얼마나 신이 날까?
송화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중략 )
이주영 /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여성신문1257호)
어린 시절 고향의 자연 환경은 나이들어 호미와 삽을 들고 꽃을 심고 가꾸도록 이끌었다.
내가 꽃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 독자들은 강연 때 꽃 선물을 하는데,
김향이 찐 펜 문진숙사서는 강연장을 꽃과 인형으로 꾸며 잊지못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하기도.
꽃마이크를 만들고
무대에 인형의 집을 설치하고
테이블보 덮은 책상 모서리를 꽃으로 장식했다.
강연 끝나고 교장실에서 들은 교장선생님의 통키타 연주도 ............
오늘은 문학 속에 핀 꽃의 향기에 취해 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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