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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밥상

975회 약이 되는 음식

멀리 가는 향기 2019. 11. 3. 19:30

 

8월 어느 날  엄니가 다슬기 잡으러 가자셨다.

판대리 현장에서 나와 간현 유원지 철교 밑으로 갔다.

 

 

 

윗물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슬기를 잡고 있었다.

 

엄니와 나도 모래 바닥에  보이는 다슬기를 줍는데 , 

근처에서 낚시하던 아주머니가  원주 다슬기는 맛이 없다고 했다.

자기가 낚시광이라  안가 본데 없이 다녔는데  물맛이 좋아야 다슬기도 맛이 있다고 햿다.

 

 

 어린시절 외할머니나 고모님이 끓여준 다슬기국을 자주 먹었던지라

한 여름 다슬기탕을 좋아하는 음식으로 손 꼽을 정도. 임실 고모님의 다슬기 자장은 별미였다.

 

다슬기

동의보감에서  간염, 지방간, 간경화 등의 간질환 치료와 숙취해소에 좋고,

본초강목에는 숙취와 갈증해소, 황달, 간기능 회복, 체내 독소 배출, 신장·담낭 결석 예방, 부종을 없애고 눈을 밝게하는 효과가 있다고 있다.

 

우리가 주어온 알이 잔데다 국물도 잘 우러나지 않아  탕 맛이 기대에 못 미쳤다.

 

 

 

얼마전  아무개가 옥천 다슬기를 한 박스 보내 왔는데 세상에나  다슬기 삶은 물이 에메랄드빛이다.

남동생이 국물 맛을 보더니 진국이란다.

 

다슬기탕

1 다슬기를 세시간 이상 물에 담가 해감을 하고 박박 문질러 씼는다.

2 팔팔 끓는 물에 2-3분 삶아 건져 이쑤시게로 다슬기 알멩이를  빼낸다.

3 삶은 물에 된장을 풀고  다슬기 알멩이를 넣고 부추( 다슬기는 찬 성질이라  더운 성질의 부추를 넣어 중화 시킨다)

 호박잎, 아욱, 근대 등을 넣고 한소큼 끓여 간을 맞춘다, 청양 고추를 넣어 칼칼한 멋을 더하기도.

 

 

 

 고들빼기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콜레스테롤 흡수를 낮추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고들빼기에 들어 있는 비타민E도 고혈압에 도움을 주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엄니가 여름 내 판대리 산에서 밤을 주으시더니  찬바람부니 날마다 고들빼기를 케오셨다.

어렸을 때 도시락 반찬으로 고들빼기 김치를 싸가면  아이들이 인삼 김치라며 반찬을 바꿔 먹자 했다.

 

고들빼기는 쓴맛이 나는 나물이라 물에 우려서 쓴맛을 빼야 한다.

4일 정도 우려서 씼는데  잔뿌리와 줄기 사이의 흙을 씼어 내려면 허리 아플 정도로 여러차례 헹궈야 한다.

 

 

고들빼기 김치는 양념이 많이 들어간다.

파와 갓을 한뼘 길이로 잘라 놓는다.

찹쌀풀을 쑤고, 마늘과 양파, 배를 같이 갈고, 밤을 까서 나박나박 썰어 놓고,

홍고추도 씨 빼지 말고 어슷 썰어 놓고, 고추 가루, 새우젓,멸치 액젖을 넣고 버무린다.

 

 

어머니는  간간해야 맛있다고 멸치 액젖을 들이 부으려 하셔서 실랑이를 해야 한다.

결국 김치통에 담으면서 웃소금을 질렀다.

 

 

" 맛있겄다."

엄니는 이제 치아가 부실해서 좋아하는 김치도 못 드신다.

 

고들빼기 캐러간 엄니 때문에 식겁한 이야기

 

 

지난 일요일  큰 아주버님 생신이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친척들은 시동생이 지은 집구경을 가고, 나는 심다만 수선화 심으러 집으로 내려갈 참이었다.

 

승환이가 애완견  면회 가야 한다해서 도곡동 레이 동물 의료센터로 갔다.

아들이 키우는 애완견은 슬개골 탈구로 양 다리를 수술 했었다. 그런데 또 탈이 나서 입원을 한 것이다.

두번 째 수술이라  전문 병원을 소개 받아 왔는데 슬개골 탈구 수술만 1500번 이상 했다고 한다.

 

 

병원에  애완견 환자들이 많았다. 

허호석 선생님이 보셨다면 " 개새끼를 즤 부모보다 더 상전으로 모신다"며 한마디 하셨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아들은 개집사, 딸은 고양이 집사, 나는 꽃집사로 산다.

 

 

 

양재 꽃시장에 내려 줘서 국화를 사들고  고속 터미널로 갔더니  매진이었다.

50분 대기줄 섰다가 차시간 놓친 사람 자리에 타고 욌다.

 

남동생더리 문막 정류장으로 데리러 오랬더니,

엄니가 고들빼기 캔다고 간현에 내려달래서 3시간 후에 모시러 올테니 근방에서 캐시라 했단다.

그런데 날이 어둑해졌는데 엄니가 안 보여 찾는 중이라고 했다.

택시를 타고 간현 유원지에 내렸더니  우리가 농사체험을 했던 회장님 댁 입구에 119 구급대 차가 보였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엄니가 강 언덕에서 고들빼기 캐다 굴러떨어진 건가 싶어  마구 달렸다.

동생하고 우근이가  2시간 넘게 찾다  112,119에  신고를 했단다.

노인회장님 댁에 우환이 있어 거긴 가보지 못 했다기에  가보려는 참에 동생이 집에 전화 하더니 엄니가 받으셨단다.

 

"입이 서울인데 집도 못 찾아가냐!  어떤 아저씨가 태워줘서 잘 왔다. 얼릉 와라"

 

아들하고 약속을 까맣게 잊으시고  

 지정 중학교 앞 노인정까지 가셔서 노인들한테 택시를 잡아달라셨단다.

"어디 가시오, 여긴 누구 아는 사람이 있어 오셨오?"

노인회장님을 잘 안다니까  곁에 있던 노인이  작가님 어머니 같다며 노인회장님께 전화를 햤단다.

그래서 회장님이 사무국장님 한테 모셔다 드리라 한 것.

 

그날 밤  동생과 우근이가 얼마나 속이 타서 엄니를 부르며 뛰어 다녔을 지 알턱이 없는 엄니는

"내가 어린애냐. 찾아다니게!" 큰소리 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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