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니 덕치댁
당신이 나고 자란 땅이 세상의 전부인줄 안다.
늘 먹던 음식만 먹고
늘 입던 옷만 입고
서울물 먹었어도 여전히 촌사람이다.
남편이 제일 잘난 줄 알고 살다
시앗에게 빼앗겨 피눈물로 살았다.
의지가지없이 자식 다섯 먹여 살리느라
멍에를 걸머 진 황소처럼 살아냈다.
세상에 믿을 것은 오직 자신의 몸둥이 뿐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모아 쥔 손 오그려 쥐고 그렇게 한 세월 살아냈다.
아직도 가슴에 시새움 남아
“나 죽으면 지팡이 꼭 묻어주라이.
그년 만나면 후두러 패주게“
세상살이 어려움 다 지나갔어도
그 설움 떨쳐내지 못하는 가여운 덕치댁.
방금 했던 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묻고 또 묻는 어머니
여덟살 아이가 된 어머니가 바다를 보고 함박 웃음을 웃었다.
어머니는 자동차를 타자마자 바다를 본 기억도 잊고 자꾸 어딜 가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