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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일기

1097회 개돌이

멀리 가는 향기 2022. 2. 12. 10:31

작년 7월 개돌이를 판대리로 데려와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목줄에서 풀려난 개돌이는 종횡무진 뛰놀기 바빴다.

 

산에서 뛰어놀다 내려온 개돌이 몸에 진드기가 달라 붙어  엄니가 일 삼아 떼어 주었다.

 

들깨 보다  작은 진드기가 피를 빨아 먹으면 검정 콩보다 커졌다.

 

개돌이는 저도 사람인줄 알고 게르 바닥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히면서 사람곁을 맴돌았다.

 

침대에 척 드러눕기도 해서  개르 밖으로 쫒겨났다.

 

아침이면 우리가 출근하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다 격한 환영을 해주곤 했다.

 

우리가 없는 동안 심심한 녀석이 말썽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웃 팬션으로 내려가서 손님들을 위협하고 쓰레기 봉투를 물어 뜯기도 했다.

 

다시 목 줄을 매어놓았는데 귀신같이 빼고 돌아 다녔다.

목 줄 , 가슴 줄 여러 개를 바꿔 보았으나 무용지물을 만들어 놓았다.

 

개돌이는 진돗개와 시베리안 허스키 믹스견이다.

추위도 안 타고 민첩하고 영리 하다.

 

개비온과 소나무에 길다란 쇠줄을 매어 놓고

공중에 매어 놓은 쇠줄에  기다란 목둘을 연결, 

개돌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있게 해주었다.

 

얼마전  풀어 놓은 청계닭들이 나무 위로 올라가 꼬꼬댁 거리고,

개돌이가 낑낑대며 안절부절 못하기에  동생이 풀어주었다고 한다.

 

비호같이 달려 내려가 닭장 근처에서 너구리를 사냥했다고.

 

동생이 닭장 근처를 어슬렁 거리는 너구리를  세번 보았는데 그 놈인 것 같다고.

 

동생이 너구리를 빼앗아서  우리에 가둬두고 상태를 살폈다고 한다.

 

개돌이가 우리에  갇힌 너구리에게 달려들어 주둥이를 문 것을  떼어 놓았다고 

 

다음 날 너구리를 처음 본 나는 상처를 치료해서 살려주고 싶었는데

이틀을 버티다 결국 죽고 말아 동생이 묻어 주었다.

 

전에는 맷돼지가 고구마순 심어 놓은 밭을 파 해치고 , 고라니가 말로우꽃 순을 죄다 따먹고

군데군데 흙목욕탕을 만들기도 했다.

개돌이가 온 뒤로 산짐승 피해는 없지만  약육강식 먹이사슬의 현장을 목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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